"립싱크 비판의도? 전혀 없다"

'고음불가'의 인기가 천정부지다.
지난 1월말 KBS2 '개그콘서트'가 설특집을 맞아 첫선을 보인 '고음불가'는 개그맨 이수근, 변기수, 류담이 노래를 부르다가 고음 처리해야할 부분을 저음으로 불러 웃음을 야기하는 코너다.
채 3개월도 안됐는데 하늘을 찌를 듯한 인기에 KTF CF도 촬영하고 벨소리 서비스도 하게 됐다. 전국적인 '고음불가' 열풍에 TV에서나 노래방에서나 이들을 흉내내는 이들 투성이다.
'고음불가'에서 '저음처리 담당'으로 인기의 중심에 있는 이수근과 11일 '긴급 인터뷰'를 가지고, '고음불가'에 대해 궁금한 모든 것을 물었다.
- '고음불가'라는 코너는 어떻게 탄생하게 됐나.
▶따로 생각했던 게 아니라, 행사 같은데 다니면서 MC 보기 전에 노래를 부르기도 하는데 한번은 목이 워낙 쉬어서 높은 음이 안올라가서 그냥 그대로 불렀더니 반응이 좋아서 한번 해봐야겠다 싶었다.
방송에 공개하기 전 서울 대학로 갈갈이콘서트홀에서 1년 여간 무대에 올리고 지방공연에서도 선보였는데 느낌이 좋았다. 설특집을 계기로 '개콘'에 올렸는데 이렇게 큰 인기는 예상하지 못했다.
-로커 스타일의 헤어스타일과 복장을 선보이고 있는데, 어디서 아이디어를 얻었나.
▶로커 스타일도 아니고, 어떤 스타일을 추구한 것도 아니다. 긴머리 가발은 '꽃보다 남자'에서 '옥동자' 정종철씨가 썼던 것이고, 검은 코트는 박준형씨가 극장에서 공연할 때 입었던 것을 그냥 입었던 것이다. 얼굴도 밋밋하고, 저음 처리하는데 밋밋하게 나가기가 그래서 이것저것 주워 입어봤던 거다.
이 코너가 인기를 끌자, KBS 의상팀에서 100만원을 들여 금줄로 장식된 흰색 의상을 제작해줬다.

-립싱크 비판의도가 있지 않느냐는 일부 보도도 있었는데…
▶그런 의도가 전혀 없었고, 그런 기사도 못봤다.
-강변가요제(1996년) 본선에 진출할 정도로 노래실력이 뛰어난 걸로 안다.
▶대학(서일대학 레크레이션학과) 다닐 때 기악시간에 기타를 치며 노래를 하는 실기시험이 있었는데, 점수를 많이 받으려고 직접 작사작곡을 한 곡을 선보였다. 그때 반응이 너무 좋았고 '강변가요제'에 한번 나가봐라고들 해서 출전했는데 뜻밖에 본선까지 올랐다.
'동대문 남대문'이라는 제목에 댄스와 랩이 섞여있는 곡이었다. 옛날 추억을 떠올리는 가사로 진지하게 불렀는데, 제목만 듣고 사람들이 웃더라.
원래 가수도 개그맨도 하고 싶었다. 당시 개그맨 시험을 많이 보러다녔는데 보는 족족 떨어졌다. 결국 KBS 특채로 활동하다 2000년 18기로 편입됐다.
-가수 못지 않은 노래 실력이라 본래 고음 처리도 잘할 것 같다.
▶원래는 잘했다. 그런데 지금은 저음을 계속 내다 보니 목소리 자체가 저음으로 변했다. 하지만 더 잘됐으니 괜찮다. 목소리에 대한 미련은 없고, 옛날로 다시 돌아가고 싶은 생각은 없다. 요즘 덕분에 방송도 많이 하고 많이 바빠졌다. 길 가다보면 알아보시는 분들도 많아지고….
-'고음불가' 코너에서 부르는 노래의 선곡은 어떻게 하나. 혹시 해당 노래를 부른 가수들에게 항의를 받은 적이 없나.
▶한 세대를 겨냥하지 않고 다양한 연령대가 즐길 수 있는 대중성 있는 노래를 주로 선택한다. 가수분들은 다 좋아한다. 노래를 비하하는 것이 아니라, 그만큼 고음처리가 어렵다는 것을 보여주는 거니 오히려 띄워주는 거 아닌가.
김장훈씨 콘서트에도 게스트 출연했는데 김장훈씨도 너무 좋아하시고, '윤도현의 러브레터'에서 윤도현씨 노래를 불렀는데 윤도현씨가 직접 '고음불가' 복장을 하고 부르기도 했다. 지금까지 한 30곡 정도 불렀는데, 누구라고는 말못하지만 우리 노래도 좀 불러달라고 청탁 비슷하게 하는 가수도 있었다.
장윤정 플라이투더스카이, MC더 맥스 등도 다 '고음불가'의 팬이다. 특히 이수영씨는 우리의 광팬이다.
-'고음불가'가 사랑받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듣는 재미와 웃을 수 있는 재미, 두 가지가 있으니까 다들 좋아하시는 것 같다. 앞으로도 많이 사랑해주셨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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