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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일, '최고'로 시작해 '최악'으로 끝난 2015년

강수일, '최고'로 시작해 '최악'으로 끝난 2015년

발행 :

전상준 기자
강수일. /사진=뉴스1
강수일. /사진=뉴스1


강수일(28, 제주 유나이티드)의 2015년 출발은 좋았다. 계속된 활약으로 생애 첫 대표팀 A매치 소집 명단에도 포함됐다. 다문화 가정의 희망이라는 보도가 쏟아졌다. 하지만 6월 이후 악재가 겹쳤다. 강수일의 축구선수로서 2015년은 끝났다.


제주는 25일 "어제 새벽 발생한 강수일의 음주운전 및 그에 따른 사고에 대해 한국프로축구연맹과 구단 규정 그리고 계약사항에 의거, 오늘 오후 연맹에 임의탈퇴 공시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다사다난한 2015년이다. 출발은 화려했다. 강수일은 지난 1월 포항에서의 임대 생활을 마치고 친정팀 제주로 복귀했다. 이후 전지훈련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몸만들기에 열중했다.


강수일은 최상의 컨디션으로 새 시즌에 돌입했다. 시즌 첫 선발 출전 경기였던 3월 21일 대전전서 1골 1도움을 기록했고 6월 7일 울산전까지 총 5골 5도움으로 맹활약하며 제주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최전방과 측면을 오가는 멀티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마음까지 훔쳤다. 지난 6월 강수일은 최초로 A매치 출전을 위한 대표팀 명단에 소집됐다. 지난해 12월 슈틸리케호에 한 차례 합류한 바 있지만 당시는 전지훈련만을 위한 명단이었다. 꿈에 그리던 대표팀 첫 발탁. 축구 인생 정점에 오르는 순간이었다. 컨디션도 좋아 A매치 데뷔가 유력했다.


강수일은 부푼 꿈을 안고 아랍에미리트(UAE)와의 평가전이 열리는 말레이시아로 출국했다. 하지만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강수일이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에 의뢰해 실시한 올 시즌 도핑테스트에서 양상 판정을 받았다는 것. 결국 강수일은 그라운드를 밟지도 못하고 즉각 귀국했다.


당시 강수일은 "발모제를 발랐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한국프로축구연맹은 단호히 강수일에게 리그 15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내렸다. 사실상 시즌 아웃이었다. 지난 8월에는 대한축구협회(KFA)도 강수일에게 6개월 출장 정지를 명령했다.


비록 징계는 받았지만 강수일에 대한 시선은 그렇게 부정적이지 않았다. 고의성이 없었기 때문이다. 물론 비판의 시선도 있었지만 많은 축구 팬들이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 일어서라'고 강수일을 격려했다.


하지만 강수일은 자숙 기간에 음주운전을 하며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거짓진술까지 겹쳐 팬들의 실망감은 더욱 컸다. 도핑 적발 이후 강수일을 보호했던 제주도 이번만큼은 그냥 넘어갈 수 없었다. 끝내 임의탈퇴 공시를 요청했다.


비단 올해뿐만 아니라 축구 선수로서 위기다. 강수일은 임의탈퇴 기간 중 제주와의 계약기간이 종료되더라도 제주가 임의탈퇴를 철회하지 않을 경우 국내 어떤 클럽과도 계약할 수 없다.


물론 제주가 끝까지 임의탈퇴를 철회하지 않을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강수일은 자유의 몸이 되더라도 오랫동안 실전 경기에 나서지 못했고 또 부정적 이미지까지 더해져 이적이 힘들어 보인다. 이 경우 강수일은 한국에서 다문화 가정의 희망이 되고 싶다던 꿈을 놓고 해외로 눈을 돌려야 한다.


최악의 상황이다. 이보다 더 짧은 기간에 천당에서 지옥으로 떨어진 선수도 없을 듯하다. 축구 인생 전성기를 달리고 있던 상황이었기에 더욱 아쉬움이 남는 행보다. 현재로서는 재기가 쉽지 않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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