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국 부상 방지가 최선이었다. 메이저리그가 2루 충돌을 방지하는 새로운 '주자의 슬라이딩 규칙', 이른바 '강정호 룰'을 만드는 데 합의했다.
미국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26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새로운 슬라이딩 규칙 및 경기 시간 단축을 위한 규칙을 개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 규칙은 올 시즌부터 적용된다.
MLB.com은 "더블 플레이를 방지하기 위해 매우 심각한 부상을 초래하는 2루 슬라이딩에 관한 규정을 개정했다. 이에 대해 메이저리그 선수노조와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합의했다"고 전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Rule 6.01(j)항을 신설, 주자가 지켜야 할 4가지 사항을 밝혔다.
1. 베이스에 닿기에 앞서 슬라이딩을 시작할 것(begins his slide before reaching the base).
2. 베이스에 손이나 발이 닿는 것이 가능할 때 슬라이딩을 할 것(is able and attempts to reach the base with his hand or foot).
3. 슬라이딩을 마친 뒤 베이스에 머무르는 게 가능할 때 슬라이딩을 할 것(is able and attempts to remain on the base (except home plate) after completion of the slide).
4. 야수와의 접촉을 목적으로 베이스 도착과 관계없이 주로를 바꿔 슬라이딩을 해서는 안 된다(slides within reach of the base without changing his pathway for the purpose of initiating contact with a fielder).
이는 모두 비디오 판독 대상이며, 규칙을 위반할 경우에는 심판진은 타자와 주자 모두에게 아웃을 선언할 수 있다. 아울러 종전까지는 비디오 판독 대상이 아니었던 '네이버후드 플레이'가 비디오 판독 요청 대상에 포함된다. 이는 더블 플레이를 시도하는 내야수가 베이스를 밟는 게 필요하다는 것을 뜻한다.
그동안 메이저리그에서는 더블플레이를 저지하기 위해 내야수를 겨냥한 슬라이딩이 대체적으로 용인돼 왔다. 그러나 지난해 강정호와 테헤다의 부상 이후 주자의 슬라이딩 규칙을 개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강정호는 지난해 9월 미국 피츠버그 PNC 파크서 열린 시카고 컵스전에서 상대 주자 코글란의 거친 슬라이딩에 왼쪽 무릎을 다친 바 있다. 당시 코글란은 강정호의 송구 방해를 위해 2루가 아닌 무릎을 겨냥해 슬라이딩을 했다. 뉴욕 메츠 유격수 테헤다 역시 송구 도중 체이스 어틀리의 슬라이딩에 오른쪽 종아리뼈가 골절됐다. 결국 메이저리그 노사는 이번에 부상 방지를 최우선 가치로 두고 규칙을 바꾸는 데 합의했다.

더불어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스피드업 규정도 손질했다. 개정된 규정에 따르면 올 시즌부터 감독이나 투수 코치가 마운드에 방문하는 시간이 30초로 제한된다. 더그아웃에서 코치나 감독이 나오는 순간부터 시간이 계산된다. 공수 교대 시간 역시 2분 5초(종전 2분 25초)로 줄어들었다. 단, 전국 중계방송의 경우에는 2분 25초다.
최근 메이저리그는 경기 시간 단축을 위해 여러 가지 규정들을 손질하고 있다. MLB사무국은 지난 시즌부터 '경기 시간 촉진 규정(스피드업 규정)'을 강력하게 적용, 평균 6분이 단축(3:02:21 → 2:56:14.)되는 효과를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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