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트윈스 외국인투수 헨리 소사는 불안한 2016년을 보냈다. 피안타율과 평균자책점이 예년보다 크게 올랐다. 하지만 포스트시즌 맹활약을 발판 삼아 재계약에 성공했다. LG가 믿는 구석은 무엇일까.
소사는 KBO리그 5번째 시즌이었던 지난해 33경기서 199이닝을 던지며 10승 9패, 평균자책점 5.16을 기록했다. 2012년 한국 무대를 밟은 후 최다 이닝을 소화했으나 최다 피안타와 최다 실점도 동시에 경신했다. 포스트시즌에서는 3경기 14이닝 무실점으로 반전 투구를 뽐내기도 했다.
냉정히 2016년 수준의 성적이라면 3선발급에도 모자란다.
소사는 강한 체력을 바탕으로 한 뛰어난 이닝 소화 능력과 빠른 공이 장점이다. 정교한 제구력보다는 힘으로 제압하는 스타일로, 점수를 좀 주더라도 6~7이닝은 버텨주는 투수다. KIA에서 퇴출됐던 2013년을 제외하면 4시즌 동안 108경기서 665⅔이닝, 경기당 평균 6이닝 이상 책임졌다.
하지만 평균자책점은 2012년 3.54, 2014년 4.61, 2015년 4.03에 비해 2016년 5.16으로 크게 올랐다. 피안타율도 무려 0.319나 됐다. 이는 KBO 역대 한 시즌 피안타율 9위에 해당할 정도로 높은 수치다. 피안타는 258개로 KBO 역대 한 시즌 최다 피안타 5위다. 이 탓에 대량 실점하는 경기가 많았다.
그럼에도 지난해와 같은 액수인 총액 90만 달러에 재계약했다. LG는 포스트시즌에서의 모습이 진짜라고 봤다. 소사는 준플레이오프 1경기, 플레이오프 2경기서 14이닝, 피안타율 0.232, 12탈삼진 무실점으로 압도적인 구위를 뽐냈다.
양상문 LG 감독은 "소사가 이닝 욕심이 있다. 시즌 때는 맞혀 잡으면서 최대한 길게 던지는 데에 집중했다. 그러다 보니 쉽게 얻어맞는 경우가 있었다. 포스트시즌에는 무조건 전력투구 아닌가. 이게 소사의 본 모습"이라 설명했다.
LG는 이번 겨울 FA로 차우찬을 영입, 선발투수를 보강했다. 허프와 류제국까지 로테이션을 정상적으로 소화할 수 있는 투수를 최소 4명 확보했다. 임찬규, 이준형 등 5선발 자원도 비교적 풍부하다. 때문에 양 감독은 2017년 선발진을 5인 로테이션으로 빡빡하게 돌릴 생각이 없다. "선발 전부를 풀타임으로 투입하기 보다는 중간 중간 체력 안배를 시키면서 운용할 계획"이라 밝힌 바 있다.
소사가 '이닝 책임감'을 한결 덜어낼 수 있다는 이야기다. 소사는 2016년 리그에서 가장 많은 33차례 선발 등판했다. 한 차례도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았다. 아무리 강철 체력이라도 스스로 완급 조절을 터득해야 했다. 하지만 올해에는 등판 간격이 늘어난다. 좀 더 쌩쌩한 공을 많이 던질 환경이 갖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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