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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을 피하려다 홈런을 맞는다 [김경기의 스카이박스 PO1]

홈런을 피하려다 홈런을 맞는다 [김경기의 스카이박스 PO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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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전 승부는 홈런이 좌우했다. 하지만 송성문의 홈런을 제외하면 투수가 위기를 자초한 면이 크다. 투수가 도망가기 시작하면 결국 갈 곳은 없다.


큰 경기 희비를 가르는 짜릿한 홈런이란 무엇인가. 월드시리즈 3차전 보스턴 레드삭스 내이선 이발디의 실투는 단 1개였다. 맥스 먼시와의 승부서 풀카운트 끝에 던진 컷 패스트볼이 예리하게 꺾이지 못하고 높은 코스로 밀려 들어갔다. 연장 18회 끝내기 홈런으로 연결됐다.


날이 바짝 선 승부다. 투수가 저지르는 한 순간의 실수를 타자가 놓치지 않는다. 어렵게 다투다가 손에서 공이 빠져나가며 '아차' 싶은 그 틈을 타자가 공략했을 때만큼 멋진 홈런이 없다. 그리고 그 홈런이 대개 '가을야구'의 주인공이다.


플레이오프 1차전에 쏟아진 홈런은 그렇지 않았다. 양 팀은 7홈런을 몰아쳤다. SK는 박정권의 9회말 굿바이 홈런을 포함해 최정, 김강민, 김성현의 홈런까지 4방, 넥센은 송성문의 연타석 홈런과 샌즈의 동점 3점 홈런 등 3방을 때렸다. 이 중 송성문의 홈런만이 타자를 칭찬할 만했다.


1회 최정은 1볼에서 2구째를 타격했다. 김성현은 2볼에서 3구째를 노렸다. 7회 샌즈도 2볼에서 3구째를 마음껏 휘둘렀다. 9회말 박정권 또한 2볼에서 3구째를 때려 경기를 끝냈다.


투수가 홈런을 의식한 나머지 초구부터 피해 다녔기 때문이다. 1구, 2구에 카운트를 잡지 못하고 2볼에 몰리니 3구째에는 선택의 여지가 사라진다. 타자 입장에서는 너무나도 편안한 순간이다. 존을 좁히고 정확한 노림수를 가진 채 풀스윙이 가능하다.


투수가 복판에 밀어 넣어야만 하는 순간, 어쩔 수 없이 던진 공들이 전부 담장 밖으로 날아갔다. 즉, 투수가 타자와 제대로 겨루다가 실투를 잡힌 것이 아니다.


초구에 가장 자신 있는 공을 던진다든지, 몸 쪽으로 바짝 붙여 파울을 유도한다든지, 완급 조절을 통해 카운트를 잡는다든지 여러 방법이 있다. 이렇게 밑그림을 그려놓고 승부에 들어가야 하는데 1차전에는 투수들이 너무 소극적이었다. 맞지 않으려 도망가다가 결국 갈 곳이 없어졌고 밀어 넣다가 고개를 숙였다. 마운드에서는 결과를 떠나서 자기 공은 던져 보고 내려와야 한다.


[김경기의 스카이박스]는 '미스터 인천' 김경기 SPOTV 해설위원이 스타뉴스를 통해 2018 KBO리그 관전평을 연재하는 코너입니다. 김 위원은 1990년 태평양 돌핀스에서 데뷔, 현대 유니콘스를 거쳐 2001년 SK 와이번스에서 은퇴한 인천 야구의 상징입니다. 2003년부터 2016년까지 14년 동안 SK에서 지도자의 길도 걸었습니다. 김 위원의 날카로운 전문가의 시각을 [김경기의 스카이박스]를 통해 야구팬들께 전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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