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 와이번스는 이번 시즌 초반 지독한 타격 부진에 시달렸다. 지난 4월 타격코치를 바꾸는 '극약처방'까지 내렸지만,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5월까지만 해도 타격 지표들이 하위권에서 맴돌았다.
하지만 6월부터 반등하기 시작했다. 5월 SK의 월간 팀 타율은 0.269였지만, 6월엔 0.299로 급상승했다. 무려 3푼이 오르는 극적인 반전을 보인 것이다. 시즌 팀 타율도 10위에서 5위(0.267)가 됐다.
단순하게 타순을 조정하거나, 타격 자세를 바꾸는 것도 분명 한계가 있었다. 다른 팀들도 모두 하는 조치였지만 타격이 어떻게 부진한지, 무엇이 문제인지에 대한 명확한 근거가 필요했다. 현장을 도와줘야 하는 스태프를 비롯한 SK 프런트는 분주해졌다.
SK는 지난 6월 21일 두산과 홈 경기부터 타격 랩소도 장비를 본격적으로 도입했다. 지난해 11월 일본 가고시마 마무리캠프부터 사용하기 시작한 투구 분석 랩소도 장비에 대한 만족도가 커 타격에서도 활용하기로 했다.

랩소도 장비에는 타구 속도를 비롯해 발사각도, 회전수, 궤적들이 모두 표기된다. 쉽게 말해 먹히는 타구인지, 제대로 맞은 타구인지 확인할 수 있다. 또 타격 자세들도 모두 촬영 가능해 사후 분석이 가능하다. 선수별로 자료가 저장되고, 랩소도 본사에서 주기적으로 보고서까지 들어왔다. '저렇게 하니 저런 타구가 나온다'는 근거들이 쌓이기 시작했다.
명확하게 판단할 자료가 생기다 보니 랩소도를 활용한 타격 분석에 관심을 보이는 선수들도 많아졌다. 최정을 비롯해 이재원, 로맥, 정의윤, 노수광, 김강민, 김성현 등 대부분의 선수들이 여기에 포함된다.
박재상 타격코치 역시 이런 자료들을 참고해 타자들과 소통했다. 받아들이는 선수들도 공감했다. 정진형 매니저를 중심으로 한 전력분석팀의 자료도 함께 활용하며 최적의 타격 플랜을 짜고 경기에 임했다. 프런트가 제공하는 자료들을 현장에서는 허투루 넘기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팀이 1위를 달리고 있어 지원하는 이들의 마음은 뿌듯하다. 류선규 SK 데이터분석그룹장은 "선수들에게 도움될 수 있는 자료들을 주는 것이 우리의 임무"라고 강조했다. 1군 데이터를 직접 모으고 있는 박윤성 매니저도 "더운 날씨에 선수들이 더 고생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주장 이재원 역시 "많은 자료를 통해 타격에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고 고마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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