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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S 1.006 리베라토 두고 한화는 왜 '0.783' 플로리얼 선택 고민하나 '단순한 표본 문제 아니다'

OPS 1.006 리베라토 두고 한화는 왜 '0.783' 플로리얼 선택 고민하나 '단순한 표본 문제 아니다'

발행 :
대전=김동윤 기자
한화 이글스 에스테반 플로리얼(위쪽)과 루이스 리베라토.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 이글스 에스테반 플로리얼(위쪽)과 루이스 리베라토.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2025 KBO 리그 전반기를 1위로 마친 한화 이글스가 후반기 시작을 앞두고 어려운 고민에 빠졌다. 기존 외국인 타자 에스테반 플로리얼(28)의 복귀가 임박한 가운데, 짧은 기간 강한 임팩트를 남긴 루이스 리베라토(30)와 플로리얼 중 누구와 함께 남은 시즌을 보내느냐의 문제다.


올해 한화와 함께 시즌을 시작한 외국인 타자는 에스테반 플로리얼(28)이었다. 미국 메이저리그 명문 뉴욕 양키스에서 팀 내 유망주 1위를 차지했던 화려한 경력의 플로리얼은 딱 기대대로의 성적을 냈다. 타격보단 수비와 주루에서 장점이 많다는 평가를 받았고 실제로 전반기를 65경기 타율 0.271(258타수 70안타) 8홈런 29타점 36득점 13도루, 출루율 0.333 장타율 0.450 OPS(출루율+장타율) 0.783으로 마쳤다.


전반기를 지켜본 플로리얼은 활약이 다소 애매했다. 3월 시범경기에서 8경기 타율 0.400(20타수 8안타)으로 펄펄 날던 플로리얼은 개막 후 3월 정규시즌 8경기에서는 타율 0.143(28타수 4안타)으로 부진했다. 수비와 주루에서도 주루코치와 사인 미스와 이따금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모습을 보이면서 아쉬움을 샀다. 4월부터는 차츰 리그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월간 MVP에 오를 정도의 폭발력은 없었으나, 가장 저조한 때의 활약이 6월 타율 0.269(26타수 7안타) 1홈런 4타점 3도루, OPS 0.798일 정도로 리그 평균(OPS 0.717) 이상의 꾸준함을 보였다.


무난하게 흘러가던 그의 시즌이 변곡점을 맞은 건 6월 10일 광주 KIA전이었다. 정해영의 직구에 맞은 오른손에 뼛조각이 발견됐고 6월 14일 부상 선수 재활 명단에 등재됐다. 그 사이 리베라토가 그의 일시 대체 외국인 선수로 영입됐다.


한화의 에스테반 플로리얼.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의 에스테반 플로리얼.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의 루이스 리베라토.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의 루이스 리베라토.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리베라토는 아시아 무대가 처음임에도 빠른 적응력을 보이며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15경기에서 타율 0.387(62타수 24안타) 2홈런 13타점 12득점, 출루율 0.0441 장타율 0.565 OPS 1.006으로 맹활약하면서 한화의 33년 만의 전반기 1위에도 크게 공헌했다.


더욱이 차분한 성격의 플로리얼과 달리, 리베라토는 쾌활한 성격으로 적극적인 세리머니를 통해 더그아웃 분위기도 끌어올린 점이 대비됐다. 주루 능력은 크게 눈에 띄지 않지만, 나쁘지 않은 수비 범위를 가진 중견수인 점도 플로리얼 대체자로서 조건이 완벽해 보였다.


팬들 사이에서도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가운데, 리베라토를 선뜻 선택하기 어려운 주요 이유로는 이제 겨우 KBO 10개 팀 중 다섯 팀 15경기(68타석)를 뛰어봤다는 점이다. 자신의 공만 잘 던져도 적은 경기에서 어느 정도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투수와 달리, 다양한 투수와 구종을 상대하는 모습을 지켜봐야 하는 타자는 통상적으로 400타석 이상 소화해야 견적이 나온다. 그에 비하면 2주 남짓의 표본에 불과한 15경기 68타석은 리베라토가 어떤 수준의 타자인지 확실하게 판단할 수 없게 한다.


하지만 한화가 고민하는 이유는 단순히 표본의 적고 많음은 아니다. 타석 수만 따지면 플로리얼 역시 65경기 285타석으로 적은 편이다. 그나마 플로리얼이 리베라토보다 3월 적응기를 마치고 난 뒤 3개월간 성적을 통해 저점에서의 활약이 어느 정도인지 보여줬다. 4~6월 플로리얼의 OPS는 0.8 근방에서 놀았는데, 긍정적으로 보자면 아직 플로리얼 역시 고점을 보여주지 않았다고도 볼 수 있다. 실제로 플로리얼과 비슷하게 툴에서 강점을 보였던 2022년 야시엘 푸이그(당시 키움)는 전반기 70경기 타율 0.245(261타수 64안타) 9홈런 OPS 0.741로 저조했다가 후반기 56경기 타율 0.316(212타수 67안타) 12홈런 OPS 0.962로 리그 수위급 활약을 펼쳤다.


한화의 에스테반 플로리얼(가운데).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의 에스테반 플로리얼(가운데).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전반기 팀 홈런 리그 6위(61홈런)에 두 자릿수 홈런을 친 선수가 노시환, 채은성 두 명에 불과할 정도로, 홈런 타자가 적은 점도 한화가 선뜻 리베라토를 고르지 못하게 한다.


과거 기록은 그 선수의 가능성과 한계를 가늠하기에는 좋은 지표다. 플로리얼은 과거 명성이 말해주듯, 미국 마이너리그 시절 트리플A 28홈런을 비롯해 네 차례 두 자릿수 홈런 시즌이 있다. 리베라토 역시 트리플A 20홈런을 포함해 두 차례 두 자릿수 홈런을 친 바 있다. 하지만 인터내셔널 리그 소속으로 2023년 홈런 파크 팩터가 베이스볼 아메리카(BA) 기준 리그 평균(100)보다 낮은(97) 곳에서 28홈런을 친 플로리얼이 상대적으로 타격 친화적인 퍼시픽 코스트 리그(PCL)에서 20홈런을 기록한 리베라토보다는 우위에 있다는 것이 야구계 전반적인 평가다.


또한 리베라토는 콘택트가 뛰어난 유형 중에서도 다양한 구종과 궤적의 공에 기민하게 대응하는 타자가 아닌 타격면이 넓은 타자다. 그 탓에 상성에 맞지 않은 투수들에게는 어려움을 겪곤 한다. 대표적인 예가 지난 10일 대전 KIA전이었다. 당시 리베라토는 스위퍼와 투심 패스트볼-커터 등 변형 패스트볼에 강점이 있는 제임스 네일의 공에 5번의 헛스윙만 남긴 채 3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네일은 리그 정상급 구종을 가진 에이스이기도 하지만, 그처럼 자신과 맞지 않는 투수를 만났을 때 리베라토가 잘 대응할 수 있을지도 지켜봐야 한다.


한화의 루이스 리베라토.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의 루이스 리베라토.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그러나 리베라토의 빠른 적응력은 앞서 언급된 물음표에도 한화가 선택을 고민하게 하는 이유다. 실제로 리베라토는 다른 선수들과 달리 적응할 시간 자체가 없었음에도 15경기 중 9경기에서 멀티히트를 때려냈다. 7월 4일~7월 6일 고척 키움전은 리베라토의 장점이 발휘된 시리즈였다.


국내 유일의 고척돔은 야외 경기가 익숙한 외국인 타자들에 있어 가장 적응하기에 어려운 곳으로 꼽힌다. 리베라토 역시 시리즈 첫 경기는 4타수 무안타, 두 번째 경기 역시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가 5일 경기 마지막 타석에서 중견수 키를 넘기는 대형 2루타를 뽑아냈다. 6일 경기에서는 멀티히트를 치면서 한화의 전반기 1위 확정에 결정적인 공헌을 했다.


한화와 리베라토의 6주 계약 종료 시점은 7월 25일. KBO 일시 대체 외국인 선수 규약에 따르면 계약 종료 일주일 전인 7월 18일에는 선수에게 계약 여부를 알려야 한다. 한화 구단은 올스타 브레이크 기간 깊이 있는 논의 후 마지막까지 고민할 것으로 알려졌다. 과연 한화는 어떠한 선택을 내릴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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