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3년 만에 전반기 1위를 확정한 한화 이글스가 올스타 브레이크 휴식 후 선두 수성에 도전한다.
김경문(67) 감독이 이끄는 한화는 52승 2무 33패로 2위 LG 트윈스(48승 2무 38패)보다 4.5경기 앞선 1위로 전반기를 마쳤다. 한화가 전반기를 1위로 마친 건 구단 역사상 3번째로, 빙그레 이글스 시절인 1990년(30승 23패·승률 0.566), 1992년(38승 1무 21패·승률 0.644) 이후 33년 만이다.
1위를 한 데에는 많은 이유가 있지만, 강력한 외국인 원투펀치의 존재를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올 시즌 처음 합류한 코디 폰세(31)는 18경기 11승 무패 평균자책점 1.95, 115⅔이닝 161탈삼진으로 전반기를 마쳤다. 지난해 일시 대체 외국인 선수로 합류해 새 역사를 쓴 '대전 예수' 라이언 와이스 역시 18경기 10승 3패 평균자책점 3.07, 108⅓이닝 126탈삼진으로 든든히 뒤를 받쳤다.
그중에서도 폰세의 활약은 단연 압권이다. 폰세는 리그에서 두 번째로 많은 이닝을 소화하면서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았는데, 등판만으로도 상대를 압도할 수 있는 구위가 경기 분위기를 이끌었다. 9이닝당 탈삼진 수가 12.53개(리그 2위)로 지난 5월 17일 대전 SSG전에서는 8이닝 동안 18개의 삼진을 솎아내며 KBO 단일 경기 최다 탈삼진 타이기록을 세웠다.
이는 1991년 선동열 전 감독(해태)의 광주 빙그레전 13이닝 18탈삼진과 동률로, 정규 이닝으로 범위를 좁히면 최다 탈삼진 신기록이다. 종전 기록이 팀 동료 류현진이 2010년 5월 11일 청주 LG 트윈스전에서 작성한 9이닝 17탈삼진이어서 더욱 의미를 더했다.
폰세의 전반기 퍼포먼스는 메이저리그(ML) 스카우트도 인정했다. 현재 폰세는 복수의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데, 전반기 마지막 경기였던 고척 키움전도 내셔널리그 3개 구단 스카우트들이 방문해 지켜봤다.

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 A는 최근 스타뉴스에 "보통 KBO리그에서 정점을 찍은 투수들을 메이저리그에서는 4~5선발은 충분히 해줄 것으로 보고 있다. 메릴 켈리(애리조나)가 예외적인 경우다"라며 "전반기 폰세는 약점이 없는 투수였다. 지금 이대로만 시즌을 마친다면 2년 전 에릭 페디와 비슷한 평가를 받지 않을까 한다"라고 극찬했다.
스위퍼가 톱클래스였던 페디와 달리, 폰세는 빠른 구속과 다양한 변화구를 평균 이상으로 던지는 점이 메이저리그에서도 선발 투수로 뛸 수 있는 이유로 봤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 A는 "폰세는 메이저리그 선발투수 평균 직구 구속보다 빠른 공을 던질 수 있고 체인지업, 커브, 슬라이더 등 다양한 구종을 제구해서 던진다"고 설명했다.
이런 폰세에게도 조심해야 할 부분은 있다. 영입 당시부터 우려됐던 건강 문제다. 과거 폰세는 팔꿈치, 허벅지 등 다양한 곳에 부상 이력이 있었고 미국과 일본에서도 한 해 140이닝 이상 던진 적이 없었다. 폰세는 한화가 정규시즌 1위로 올 시즌을 마칠 수 있을지 결정하는 핵심 선수로 꼽힌다.
한화의 전반기 1위가 모두 정규시즌 1위로 마무리된 건 아니었다. 1990년 이글스는 최종 3위, 1992년은 1위로 정규시즌을 마무리했었다. 그런 만큼 한화 역시 이 부분을 염려해 올스타브레이크를 앞두고 전반기 마지막 경기를 거르게 하는 등 각별하게 신경 쓰고 있다. 한국 KBO리그보다 더 일정과 이동 거리 난도가 높은 메이저리그도 이 점을 관심 있게 보고 있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 A는 "2025년 폰세가 2023년 페디에 꿇릴 건 없다. 메이저리그에도 좋은 대우를 받고 갈 수 있다. 단, 지금의 강력한 모습을 시즌 끝까지 보여줘야 한다. 페이스가 떨어진다면 어중간할 수 있어서 후반기에도 지금의 퍼포먼스를 꾸준히 보여주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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