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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마니아 혼혈' 김소니아 "농구 위해 모델도 포기, 그 매력은..." [★인터뷰]

'루마니아 혼혈' 김소니아 "농구 위해 모델도 포기, 그 매력은..."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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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위동=이원희 기자
4일에 만난 김소니아. /사진=이원희 기자
4일에 만난 김소니아. /사진=이원희 기자

아산 우리은행의 혼혈선수 김소니아(26)를 보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다. 멋지게 득점을 하거나 패스를 주는 것이 아닌, 공을 잡기 위해 몸을 던지는 플레이, 또 상대 선수와 치열한 몸싸움을 벌이는 모습들이다. 김소니아는 리바운드와 박스아웃 등 힘들고 어려운 일만 골라 하는 것이 특징이다.


프로라면 어떤 상황에서든 최선을 다해야겠지만, 김소니아의 경우 그 투지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전투적으로 움직인다. 김소니아는 4일 서울 장위동의 우리은행 숙소에서 스타뉴스와 만나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고 신경 쓰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 "한국 생활, 많이 적응했어요"


한국인 아버지와 루마니아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김소니아는 한국과 루마니아를 오가며 성장했다. 루마니아에서 태어난 뒤 곧바로 한국의 거제도에서 5년 정도 지냈다. 이후 루마니아로 건너가 성장기를 보냈다. 한국으로 돌아와 2012~2013시즌 WKBL 무대에 데뷔한 김소니아는 2014년 가족 문제로 다시 루마니아로 건너갔고, 지난 시즌에는 4년 만에 우리은행에 복귀했다. 현재는 팀의 핵심 선수로 활약 중이다.


김소니아는 "5살 때까지 거제도에서 살다가 루마니아로 건너갔다. 어머니의 상황 때문에 가족이 루마니아에서 살기를 원했다. 하지만 루마니아에 10년 정도 있다 보니 아버지의 나라인 한국에서 생활하고 싶은 마음이 강해졌다"며 "한국 음식은 거의 다 먹을 수 있다. 해산물을 비롯해 된장찌개, 참치김치찌개, 김치전 등을 좋아한다. 어머니가 한국 음식을 잘해서 어렸을 때부터 좋아했다"고 호호 웃었다.


물론 어려운 점은 있었다. 무엇보다 경험해보지 못했던 숙소 생활 등이 김소니아를 답답하게 했다. 그는 "처음에는 그런 문화에 적응이 잘 안 됐다. 어린 나이여서 더 그랬던 것 같다. 농구 선수이기 전에 한국 사람이 됐어야 했다. 다른 외국인선수들과 마찬가지로 한 문화에 속하는 것이 어려웠다"고 털어놓았다.


최근에는 그의 남자친구 이승준(42)이 김소니아의 마음을 다잡았다. 이승준은 최근 한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김소니아와 1년 열애 사실을 공개했다. 이승준은 주한미군 출신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이다. 동생 이동준(40)과 함께 KBL 선수로 활동했고, 서울 삼성, 원주 DB, 서울 SK 등을 거쳤다.


김소니아는 "여자농구선수로서 어려운 부분은 분명 있다. 일반인의 경우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지만, (이)승준 오빠는 선수 생활을 한 적이 있어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며 "승준 오빠는 한국에서 오래 살았고, 숙소 생활도 길게 했다. 이런 생활들의 좋은 부분을 보여주고 설명해주면서 긍정적인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덕분에 많이 익숙해졌다. 지난 해와 비교해 봐도 훨씬 좋아졌다"고 고마워했다.


김소니아. /사진=김소니아 인스타그램 캡처
김소니아. /사진=김소니아 인스타그램 캡처

◇ 모델도 포기한 농구선수의 꿈


어린 시절 김소니아는 꽤 많은 경험을 쌓았다. 농구를 배우기 전에는 수영을 했고, 운동과 거리가 먼 피아노를 치기도 했다. 본격적인 농구선수의 길을 걷기 전에는 모델을 하기도 했다. 김소니아는 "대학교를 가기 직전 농구와 모델을 놓고 고민했는데, 결국 농구를 해야겠다고 결심했다"며 "모델을 하는 것보다 농구가 더 재미있었다. 또 다 같이 할 수 있는 단체종목이라는 점에서 매력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농구를 택한 김소니아는 루마니아 청소년, 성인대표팀을 지냈다. 김소니아는 "성인 대표팀에는 워낙 뛰어난 선수들이 많아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다른 선수들을 보며 많이 배울 수 있는 자리였다"고 되돌아봤다.


이후 김소니아는 3X3 선수로 전향해 루마니아 대표 선수로 뛰기도 했다. 그는 "3X3은 더 활동적이고 역동적인 플레이를 할 수 있어 좋았다. 피지컬 부분이 중요하고 경기 스피드도 빠르다. 5대5 농구는 팀 동료들끼리 끈끈한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스포츠"라고 말했다.


용인 삼성생명의 포워드 김한별(34)도 WKBL의 대표적인 혼혈 선수다. 한국인 어머니와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김한별은 2009년부터 삼성생명에서 뛰고 있다.


김소니아는 "평소 김한별 선수에게 조언을 많이 구하고 있다. 다만 다른 팀에 있다 보니 농구와 관련된 질문은 자제하는 편이다. 하지만 김한별 선수가 벤치에 있을 때는 내 플레이를 보고 이런 저런 얘기를 많이 해준다. 덕분에 친해졌고, 서로 잘 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그런데 코트 안에서는 승리를 위해 서로 얘기조차 안 한다. 우리 둘 다 승부욕이 엄청난 것 같다. 코트 밖을 나오고 나서야 여러 얘기를 한다"고 미소를 지었다.


김소니아가 알고 있는 승부욕 강한 사람이 한 명 더 있다. 바로 우리은행의 위성우(49) 감독이다. 김소니아는 "지는 것을 정말 싫어하시는 것 같다. 평소에는 어떤 문제도 잘 받아주시지만, 코트에선 사소한 실수도 넘어가지 않고 불같은 성격을 보여주신다. 농구장에서는 잘 보여주시지 않지만 숙소 안에서는 선수들을 많이 독려한다. 감독님은 정말 마음이 따뜻하신 분 같다"고 말했다.


김소니아(오른쪽). /사진=WKBL
김소니아(오른쪽). /사진=WKBL

◇ 내가 코트에 몸을 던지는 이유는...


우리은행의 대표적인 블루워커, 김소니아. 그가 코트에 몸을 던지는 이유는 간단하다. 팀 승리를 위해서다. 김소니아는 "팀 동료가 다치거나 컨디션이 좋지 않은 선수가 있다면 제가 공격적인 역할을 맡을 수 있다. 그 이전에 선수마다 각자의 역할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 역할을 잘해낼 때 팀이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 같다. 모든 선수가 같은 일을 해내는 것보다, 나는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에 투자하고 집중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팀 승리를 위해서라면 부상의 두려움도 느끼지 않는다. 김소니아는 "육체적으로 상대 선수와 부딪히는 것에 큰 걱정은 없다. 최근 제가 리바운드를 잘 잡아낸다는 것을 알고, 상대 선수들에게 집중견제를 당하고 있어 조금 힘들다. 하지만 즐거운 도전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일들을 겪으며 한 단계 성장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니아는 WKBL 데뷔 시즌이었던 2012~2013시즌 통합 우승을 경험했다. 위 감독이 처음 지휘봉을 잡아 우리은행 천하의 시작을 알릴 때였다. 당시 신인선수였던 김소니아는 평균 출전시간 2분 55초를 소화하며 작게나마 팀 우승에 힘을 보탰다.


김소니아는 "그때 많이 뛰지는 못했지만, 모든 선수에게 각자의 역할이 있다. 어린 선수들은 언니들을 위해 파이팅을 외쳤고, 언니들도 동생들을 응원했다. 이는 유럽에서도 보기 힘든 장면들이다. 당시 어렸다고 해도 힘든 부분이 있었다. 이를 잘 이겨내고 언니들과 우승을 이뤄내 정말 영광이었다"고 떠올렸다.


지난 시즌 복귀한 김소니아는 새로운 우승 경력을 추가하지 못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시즌 청주 KB스타즈에 통합 우승을 내줘 통합 6연패 역사의 막을 내렸다. 올 시즌 우리은행은 왕좌 탈환에 도전한다. 김소니아도 평균 득점 8.8점, 리바운드 6.9개, 어시스트 2.6개를 기록하며 팀을 이끌고 있다.


김소니아는 "주축 선수로 뛰고 있지만, 팀으로서 함께 가는 여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올해 우승을 한다면, 신인이었던 7년 전과 마찬가지로 엄청난 느낌일 것"이라며 우승 의지를 불태웠다.


김소니아. /사진=WKBL
김소니아. /사진=W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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