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O리그 2차 드래프트가 폐지될 전망이다. 신생구단 지원 및 전력 평준화를 목적으로 2011년 도입된 이 제도가 5회로 끝난다. 제 9구단 NC 다이노스와 제 10구단 KT 위즈의 돌풍이 결정적인 이유로 꼽힌다.
KBO리그 10개 구단 단장은 8일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실행위원회를 열고 2차 드래프트 폐지에 뜻을 모았다. 해당 안건은 다음 주로 예정된 이사회에서 존폐를 최종 결정한다.
2차 드래프트 시행 취지가 현 시점에서는 많이 퇴색됐다는 의견이 힘을 얻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011년 "각 구단의 전력 평준화를 위해 격년제로 2차 드래프트를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당시 신생팀 NC가 퓨처스리그 진입을 앞둔 시점이었다. 기존 구단은 3라운드까지 지명했고 신생 구단은 추가로 5명을 더 뽑을 수 있었다. 2013년 2차 드래프트에서 KT도 같은 혜택을 누렸다.
2020년 현재, 신생팀 선수 수급을 도와준다는 목적은 이제 의미를 잃었다는 평가다. NC와 KT는 신입생 딱지를 뗀 지 오래다. 더구나 올 시즌엔 NC가 통합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KT는 페넌트레이스 2위에 올랐다. 막내로 불리던 두 팀이 1, 2위를 차지했다.
이숭용 KT 단장도 2차 드래프트 실효성이 많이 떨어졌다는 데에 공감했다. KT는 2차 드래프트서 2015년 이진영, 2017년 조현우, 2019년 이보근을 뽑아 재미를 톡톡히 봤다. 그럼에도 이 단장은 "솔직히 이제 우리도 신생팀 이미지가 없다. 다른 팀에서도 그런 이야기가 나왔다"고 말했다.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전력 수급이 원활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사실상 40인 보호선수 외에서는 즉시 전력감을 찾아내기가 어렵다. 구단간 전력 불균형을 해소한다는 본래 목적 달성도 사실상 실패다. 이숭용 단장은 "3라운드까지 다 뽑지 않는 팀도 있다. 논의가 예전부터 있었고 대부분 공감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2차 드래프트에서 키움과 두산은 3라운드까지 모두 패스했다. 롯데와 KIA도 1라운드 지명권만 행사했다.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 KBO 관계자는 "실행위원회에서 폐지 의견이 힘을 얻은 것은 맞지만 이사회를 통과해야 최종 결정이 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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