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움 히어로즈의 '팬 사찰' 논란에 대한 징계 확정이 계속 밀렸다. 한국야구위원회(KBO)의 고심이 크다. 이제 연휴가 끝났다. 여전히 KBO는 진퇴양난의 답답한 상황이다. 보는 이들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KBO는 지난 22일 상벌위원회를 열었다. 그러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 키움이 추가 소명 기회를 달라고 요청했고, 하루 미뤘다. 그러나 23일에도 결과는 나오지 않았고, 24일 역시 마찬가지였다.
지난 23일 KBO는 "정운찬 총재가 구단의 소명 및 상벌위 결과를 보고받고 검토했으나 해당 사안에 대해 조금 더 숙고한 뒤 최종 결정을 내리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정운찬 총재가 언급된 것은 이례적이었다. 상벌위의 보고에 대해 최종 결재를 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결국 상벌위가 낸 결과와 정운찬 총재의 생각이 다른 모양새다.
KBO 관계자는 지난 24일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사안이 심각하기에 시간이 걸린다. 그래도 더 끌 일은 아니다. 총재께서 임기 안에는 마무리하려는 의지가 있다. 28일 다시 논의가 있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크리스마스 연휴가 끝났고, 다시 월요일이 됐다. 또 한 번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에도 명쾌한 결론을 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KBO는 이달 초 이택근으로부터 키움 징계 요청서를 받았다. 구단이 CCTV를 통해 팬을 사찰했다고 주장했다. 키움은 보안 점검 차원이었다고 했고, 김치현 단장이 개인적인 궁금증 차원에서 물어본 정도라고도 해명했다. 그러자 이택근은 김치현 단장과 통화 녹취록을 추가로 공개했다. 키움의 설명과 배치되는 내용이었다.
공은 KBO로 넘어왔고, 상벌위원회가 열렸다. 사흘간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여론은 강력한 처벌을 원한다. '엄중경고' 같은 실효성 없는 제재보다 실질적인 무언가를 바라고 있다.
이쪽이 또 쉽지 않다. 키움에 징계를 줄 근거가 '품위손상' 정도인데 강한 징계를 내리기에 한계가 있다. 이미 키움은 올해 이장석 전 대표이사의 '옥중 경영' 의혹으로 징계를 받았는데 제재금 2000만원과 엄중경고가 전부였다. 자칫 소송으로 갈 경우 패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KBO로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태다. 구단보다 상위에 있는 기구인데 구단을 감당하지 못해 쩔쩔매는 모양새다. 독립 조직인 상벌위가 낸 결론을 정운찬 총재가 독단으로 뒤집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자칫 상벌위 존재 이유가 사라질 수도 있다.
정운찬 총재의 임기가 며칠 남지 않았다. 임기 내에 끝내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 28일 최종적으로 결론을 낼 수 있을까. 결론을 낸다면 어떤 징계가 확정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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