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V리그 여자부 7구단 체제가 임박했다. 여자배구 7구단은 단순히 신생팀 참가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최근 금융권 A기업이 한국배구연맹(KOVO)에 창단 의향서를 정식 제출했다. KOVO 관계자는 "여자부는 2011년 IBK기업은행 이후 10년 만이다. V리그 전체로는 2013년 남자부 OK금융그룹(당시 러시앤캐시) 이후 8년 만"이라 밝혔다.
KOVO는 희소식에 고무된 분위기다. KOVO 관계자는 "배구계는 일단 환영하는 분위기다. 이렇게 적극적인 기업이 나왔을 때 꼭 창단이 됐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현재 여자부는 GS칼텍스, 흥국생명, IBK 기업은행, 한국도로공사, KGC 인삼공사, 현대건설 등 6구단 체제다.
닐슨 코리아에 따르면 2020~2021시즌 V리그 여자부 정규리그 평균 시청률은 1.23%다. 5년 연속 상승했다. 국내 최고 인기스포츠로 불리는 프로야구 평균 시청률은 0.7~0.8% 수준이다. 달라진 여자배구 위상이 실감난다.
신생팀 창단은 KOVO의 숙원 사업이다. KOVO는 지난 2014년, 출범 10주년 비전 선포식에서 "향후 10년 안에 V리그 남녀부 8개 구단 체제를 갖추겠다"고 선언했다. 이후 7년 만에 드디어 한 발짝 다가서고 있다.
절차적으로는 6개 구단 사무국 실무회의를 거쳐 이사회 최종 승인을 받아야 한다. 다만 실무자 회의가 일사천리로 진행될 것 같지는 않다.
선수 수급 문제가 쟁점이다. 규정에 따르면 신생팀 창단 시 6개 구단에서 보호선수 9인 외 1명씩 내줘야 한다. 이외에 신인 선수 특별지명도 필요한데 이 의견을 모아야 한다. '당해 이사회에서 정한다'고 돼 있기 때문이다.
IBK기업은행 창단 때에는 중앙여고를 비롯해 3개교에서 김희진, 박정아 등 10명을 뽑았다. OK금융그룹은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2번부터 8명을 한꺼번에 지명했다. KOVO 관계자는 "기존 구단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자신들의 살을 내어주는 셈이라 이런 세부적인 논의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예상되는 문제점은 경기력 논란이다. 한정된 자원을 6팀이 아닌 7팀이 나누니 질이 떨어질 수 있다. 경기수도 늘어나 체력 소모도 커진다. 기존 체제였다면 1군에서 뛰지 못했거나 아예 프로 지명을 받지 못했을 선수들도 V리그 코트를 밟을 수 있다.
하지만 KOVO는 7구단 확대를 커다란 도약 기회로 보고 있다. 먼저 선수 수급 문제는 아시아 쿼터제로 해결 가능하다. KOVO 관계자는 "여자부가 7구단이 되면 다양한 제도를 시도하려고 한다. 예를 들면 아시아 쿼터다. 아시아 대륙 선수들을 각 팀이 1명씩 보유하는 것이다. 리그 경쟁력 향상은 물론 해당 국가에 V리그를 알리고 중계권도 팔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수 증가는 리그 파이를 키운다. 중계권료, 타이틀 스폰서 유치, 입장 수입 등 마케팅 측면에서 V리그 구성원들이 운신의 폭을 넓힐 수 있다. KOVO 관계자는 "최대한 만장일치로 창단될 수 있도록 열심히 뛰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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