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피파랭킹 166위)의 사상 첫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 우승 도전에 빨간불이 켜졌다.
인도네시아는 29일 오후 9시30분(한국시간) 싱가포르 칼랑 국립 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결승 1차전에서 태국(피파랭킹 118위)에 0-4로 완패했다.
이날 패배로 인도네시아는 내년 1월 1일 열리는 2차전에서 5골 차 이상 승리를 거둬야 하는 큰 부담을 안게 됐다.
태국은 앞서 4강전에서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을 1차전 2-0 승리, 2차전 0-0 무승부로 제치고 결승에 오른 데 이어 신 감독의 인도네시아마저 완파하며 통산 6번째 우승에 성큼 다가섰다.
인도네시아는 시작부터 흔들렸다. 킥오프 시작과 함께 맞이한 위기를 가까스로 넘겼지만, 2분 만에 차나팁 송크라신(콘사도레 삿포로)에게 선제골을 허용했다. 오른쪽 측면을 파고든 필립 롤러(포트)가 내준 패스를 송크라신이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인도네시아 골망을 흔들었다.
이후에도 인도네시아의 위기가 이어졌다. 전반 13분엔 상대의 강력한 슈팅을 수비수 아스나위(안산그리너스)가 가까스로 걷어냈고, 이어진 엘리아스 돌라(포트)의 헤더는 골문 위로 벗어나 가슴을 쓸어 내렸다.
인도네시아도 반격에 나섰다. 특히 전반 40분 결정적인 동점골 기회가 찾아왔다. 역습 상황에서 왼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가 골 에어리어 오른쪽으로 향했다. 그러나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선 상황에서 찬 알페안드라 데왕가(PSIS)의 왼발 슈팅은 골대 위로 허망하게 벗어났다.
균형을 맞추기 위한 인도네시아의 공격은 후반에도 이어졌다. 그러나 결정력이 아쉬웠다. 기회를 살리지 못한 인도네시아는 결국 역습에 잇따라 실점을 허용했다. 후반 7분엔 수파촉 사라찻(부리람)이 내준 패스를 송크라신의 오른발 슈팅이 또다시 점수 차를 벌렸다.
궁지에 몰린 인도네시아는 후반 22분 세 번째 골까지 실점했다. 오른쪽 측면에서 올라온 롤러의 땅볼 크로스를 포카오 아난(방콕 유나이티드)이 흘려줬고, 이를 사라찻이 마무리했다.
인도네시아는 2차전에 대비해 점수 차를 좁히려 애썼지만, 오히려 후반 38분 치명적인 쐐기골까지 허용했다. 수비지역에서 제대로 걷어내지 못하는 사이 태국의 역습으로 전개됐고, 결국 보딘 팔라(포트)의 슈팅이 인도네시아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크게 벌어진 점수차에 인도네시아는 체력까지 크게 떨어진 모습이었다. 반면 태국은 5번째 골을 위한 노력을 이어가는 등 경기를 지배했다. 결국 두 팀의 결승 1차전 90분은 태국의 4골 차 완승으로 막을 내렸다. 인도네시아가 사상 첫 우승을 위해선 2차전 5골 이상 승리의 기적이 필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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