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로 인해 보기 어려웠던 KBO 리그의 벤치 클리어링이 구자욱(29·삼성)과 글렌 스파크맨(30·롯데)에게서 나왔다. 그런데 정작 퇴장 판정을 받은 건 다른 선수였다. 대구의 5회 말에는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삼성 라이온즈와 롯데 자이언츠는 23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주말 3연전 두 번째 경기에서 맞붙었다. 이날 구자욱은 삼성의 2번 타자 겸 우익수, 스파크먼은 롯데 선발투수로 출전했다.
불씨는 1회 말부터 시작됐다. 스파크먼이 구자욱에게 초구로 던진 시속 149km의 패스트볼이 구자욱의 허벅지 뒷쪽으로 향했다. 자칫하면 위험한 상황이 연출될 뻔한 공이었다. 깜짝 놀라 배트를 놓치며 넘어진 구자욱은 자리에서 일어나 스파크맨을 노려봤다.
어색한 분위기는 결국 5회 말 폭발했다. 구자욱은 다시 스파크맨을 만났고, 이번에도 초구 시속 150km 속구가 구자욱의 허벅지 뒷쪽을 스쳤다.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나 이런 공을 만나자 결국 그는 분노를 폭발했다.
구자욱은 배트를 던지려다 내려놓고 마운드 쪽으로 가며 헬멧을 벗고 스파크맨에게 항의했다. 그러자 삼성과 롯데의 모든 선수들이 그라운드로 나와 대치 상황을 펼쳤다. 구자욱을 삼성 선수과 코치진이 뜯어말리며 상황은 더 크게 벌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1루에 나가고도 구자욱은 화가 난 표정이었다.

위협구 시비로 중단된 경기는 3분 만에 재개됐지만 이번에는 다른 쪽에서 사건이 터졌다. 삼성의 다음 타자 호세 피렐라(33)가 볼카운트 2-2에서 5구째 들어오는 낮은 직구를 지켜봤으나 김성철 주심이 이를 스트라이크로 판정한 것이다. 흥분한 피렐라가 곧바로 격렬하게 항의하자 김성철 심판은 퇴장 조치를 내렸다.
과열 상태를 보인 경기는 겨우 진정이 됐고, 2사 1, 2루에서 5번 강민호(37)가 유격수 땅볼로 물러나면서 길었던 5회 말이 끝났다.
이날 잠실구장에서 열린 LG-두산전에서는 LG 김현수(34)가 3회 볼 판정에 항의하다가 퇴장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여기에 대구에서는 항의 퇴장과 벤치 클리어링까지 일어나면서 혼란스러운 장면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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