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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에 위기는 없었어요" 동점타 작렬 집념의 주장, '원팀 정신'에서 해답을 찾다 [고척 현장]

"롯데에 위기는 없었어요" 동점타 작렬 집념의 주장, '원팀 정신'에서 해답을 찾다 [고척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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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안호근 기자
롯데 전준우가 2일 키움전에서 9회초 동점 적시타를 날리고 있다.
롯데 전준우가 2일 키움전에서 9회초 동점 적시타를 날리고 있다.

"롯데에 위기는 없었어요."


어느 팀이든 부상 선수들이 나오고 부진한 선수가 2군으로 향할 때마다 위기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시즌 초반 9위까지 떨어지기도 했고 연패도 있었지만 그때마다 똘똘 뭉쳐 이겨냈다. 전준우(39·롯데 자이언츠)는 자랑스럽게 롯데에 위기는 없었다고 말한다.


전준우는 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원정경기에서 9회초 대타로 출전해 동점타를 날리며 팀의 3-2 역전승을 이끌었다.


전날 상대 선발 라울 알칸타라에 꽁꽁 틀어막혀 0-2로 패했고 이날은 16연패에 빠져 있는 김윤하를 상대로 했지만 5회까지 무득점, 6회에도 투수 교체 과정의 혼란함을 틈타 1점을 추격하는 데 그쳤다.


1-2로 끌려가던 9회초 경기 종료까지 아웃카운트 단 하나를 남긴 2사 1,2루 상황. 김태형 감독은 햄스트링으로 이틀 연속 선발 라인업에서 빠져 있던 전준우를 대타 카드로 꺼내들었다.


강력한 구위가 강점인 클로저 주승우는 연신 빠른 공을 뿌렸다. 8회까지 벤치에서만 지켜보던 전준우로선 대처가 쉽지 않을 수 있었다. 그러나 이 때를 기다려 열심히 몸을 풀어둔 것인지 오히려 쫓기는 건 주승우 같았다. 존 근처로 오는 공은 그냥 흘러보내는 법이 없었다. 3개의 볼을 지켜봤고 6차례 커트를 해낸 뒤 10구 시속 149㎞ 하이 패스트볼이 바깥쪽 높은 쪽으로 날아들었으나 전준우가 집념으로 날린 타구는 내야를 통과해 중견수 앞으로 향했다. 그 사이 동점 주자가 홈을 밟았다. 1회부터 키움의 분위기로 흘러가던 흐름이 한순간에 바뀌는 순간이었다. 이후 김민성의 빗맞은 안타가 결승타가 돼 짜릿한 역전승으로 막을 내렸다.


동점타를 날린 전준우(오른쪽)가 유재신 코치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동점타를 날린 전준우(오른쪽)가 유재신 코치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경기 후 김태형 감독은 "야수들이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좋은 수비와 공격을 보여줬다"며 "승부처에 전준우, 김민성 두 베테랑이 제 역할을 해주며 승리를 가져올 수 있었다"고 칭찬했다.


팬들과 벤치에서 지켜보던 동료들은 터져나오는 아드레날린을 주체하지 못했지만 정작 전준우는 덤덤했다. "(타석에 나설 때) 솔직히 별 생각이 없었다. '그냥 쳐야 되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며 "주승우 선수가 구위가 너무 좋으니까 이것저것 생각을 안 했다. 빠른 공만 생각했는데 많이 던지더라. 운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시즌 타율 0.288도 준수하지만 득점권 타율은 무려 0.350(117타수 41안타)에 달한다. 그만큼 집중력이 뛰어난 전준우의 집념이 다시 한 번 빛난 장면이었다. 전준우는 "(파울) 타구를 계속 치면서 밸런스가 좋아졌다. 그러다 보니까 조금만 몰리면 좋은 타구가 나올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갖고 들어갔던 게 긍정적인 효과로 이어졌다"며 맞는 순간 안타를 직감했다고 했다. "키움의 시프트가 제가 나오면 항상 3-유간으로 많이 가 있다. 3-유간 안타가 거의 안 나오는데 잘 모르겠다. 정상 수비를 했으면 잡혔을 수 있는데 너무 극단적으로 수비를 하다 보니까 또 좋은 코스 안타가 나왔다"고 말했다.


이미 1패로 시리즈를 시작했고 4위 SSG 랜더스에 4경기 차로 쫓기는 상황. 연패에 빠진다면 위기감이 커질 수 있었다. 전준우도 "큰 경기를 잡았다. 만약 연패가 됐으면 조금은 다운됐을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후에 또 강팀들을 만나야 하기 때문"이라며 이날 승리의 의미가 남다르다고 전했다.


팀 승리 후 전준우(오른쪽)가 손을 들어 반기는 김태형 감독에게 다가서고 있다.
팀 승리 후 전준우(오른쪽)가 손을 들어 반기는 김태형 감독에게 다가서고 있다.

젊은 선수들이 많지만 주장 전준우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 기대이상의 순항을 하고 있다. 위기의 상황에서도 잘 극복해 나가는 비결을 묻자 전준우는 "우리는 위기라고 이야기한 적이 없다. 위기는 없었다"고 말했다. 롯데의 올 시즌 최다 연패는 3경기 이상 지속되지 않았다. 주축 선수들의 부상, 외국인 투수의 교체 등으로 상황이 좋지 않았을 때도 연패가 길어지지 않을 수 있도록 똘똘 뭉쳤고 단 한 번도 4연패도 용납하지 않았다.


이어 "매년 마음은 똑같겠지만 올해는 하고자 하는 마음이 순위도 상위권에 있고 팀도 너무 잘하다 보니까 마음이 더 모이는 것 같다. 그래서 동료들이 더 잘했으면 좋겠고 그런 게 마음으로 전달돼서 더 잘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전날 경기와 이날 8회까지 전준우 없이 팀은 17이닝 동안 1득점에 그쳤다. 그럼에도 전준우는 후배들을 감쌌다. "너무나도 후배들이 잘하고 있다. 어제는 알칸타라가 워낙 좋았다. 좋은 투수를 만나면 어쩔 수 없이 못 치는 것이다. 제가 빠졌다고 그런 게 아니다"라며 "(타격) 사이클이 있으니 아마 오늘을 계기로 내일은 좋은 타격을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전날 전준우의 선발 제외 소식을 알리며 "그렇게 뛴지 며칠 됐다"고 전준우의 희생정신을 알린 김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내일까지도 그럴 가능성이 크다"고 전준우의 선발 제외가 이번주까진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전준우는 고개를 저었다. "트레이닝 파트와 이야기해봐야겠지만 내일은 괜찮을 것 같다"고 출전 의지를 불태웠다.


팀 승리 세리머니를 하는 롯데 선수들.
팀 승리 세리머니를 하는 롯데 선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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