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홈런왕과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한 쟁쟁한 후보들이지만 현재 상황에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을 장담할 수는 없다. 지난 시즌 가장 압도적인 활약을 펼친 뒤 메이저리그(MLB) 진출까지 이뤄낸 송성문(30·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있기 때문이다.
류지현(55) 야구 대표팀 감독은 최근 사이판 1차 캠프에서 송성문에 대한 질문에 "지금은 모르겠다"며 "송성문은 이제부터는 해외파로 분류가 되는 것이다. 국내 선수와는 다른 형태로 접근을 해야 하고 우리의 의지라기보다는 구단이나 본인이 의사를 전해오는 게 먼저"라고 전했다.
3루 자리는 가장 치열한 포지션 중 하나다. 2023년 홈런과 타점왕에 올랐던 노시환(26·한화 이글스)과 2024년 최우수선수(MVP) 김도영(23·KIA 타이거즈)가 사이판 캠프에서 몸을 끌어올리고 있고 거기에 송성문이 커다란 변수가 되고 있다.
타격 2관왕 이후 다소 주춤했던 노시환은 지난해 32홈런 101타점을 기록하며 다시 반등했다. 다시 대표팀에 이름을 올린 노시환은 훈련이 종료 된 뒤에도 러닝을 이어가며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노시환은 "일단 WBC를 생각할게 아니고 2차 엔트리부터 들어야 한다. 괜히 얘기했다가 떨어질 수도 있다"며 "외국 선수들도 합류할 수 있고 (김)하성이 형, (이)정후 형 다 들어올 수 있기 때문에 저는 전혀 뽑혔다고 생각 안하고 더 뛰어난 선수들도 많기 때문에 일단 2차 엔트리부터 드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이번 캠프에서 보여줄 수 있는 건 많지 않다. 큰 부상 없이 누가 얼마나 컨디션을 잘 끌어올리느냐 정도의 차이다.
최근 3연속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아쉬움을 남겼던 대표팀이지만 노시환의 태극마크 기억은 조금 다르다. "걱정은 안 된다. 저는 항상 대표팀에서 좋았던 기억 밖에 없다"고 말했다.
2018년 18세 이하 야구 선수권 때부터 타율 0.692로 타격왕과 베스트9에 올랐던 노시환은 2023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타율 0.438 OPS(출루율+장타율) 1.140으로 한국의 우승을 이끌었고 그해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서도 타율 0.389, OPS 0.921로 맹타를 휘둘렀다.

김도영도 대표팀이 간절하다. 지난해 아쉬움을 남겼던 만큼 아직 건재하다는 걸 보여줄 무대이고 장기적으로 해외 진출을 노리고 있기 때문에 이를 미리 검증해볼 수 있는 기회다.
김도영은 "한국을 대표해서 나가는 것이기 때문에 더욱 더 책임감이 생기고 큰 대회이기 때문에 더 나가고 싶은 욕심이 있다"며 소속팀 등 주변에서 많은 걱정을 하고 있지만 스스로는 자신감이 넘친다며 몸을 사릴 생각이 없다고 자신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지난해 세 차례나 햄스트링 부상을 겪었다. 경기에 나섰을 땐 타율 0.309, OPS 0.943으로 강렬한 존재감을 뽐냈지만 30경기 출전에 그쳤다.
변수는 역시나 몸 상태다. 김도영은 "햄스트링 다친 모든 사람들한테 물어보면 불안함은 있다고 말씀을 해주셨고 그런 게 없다면 거짓말"이라면서도 "이겨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다시 야구장에서 뛰면서 적응을 해나가고 불안감도 조금씩 사라지고 있다. 몸 상태는 진짜 잘 만들었다"고 자신감을 전했다.

이어 "비 온 뒤 땅이 굳는다', '내일은 새로운 태양이 뜬다' 이런 말이 있다. 안 좋은 날은 이미 지나갔기 때문에 앞에 놓여진 것만 생각하자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가장 시선을 사로잡는 건 송성문이다. 지난 시즌 KBO에서 가장 뜨거웠던 타자가 송성문이다. 데뷔 후 오랜 시간 무명으로 지냈지만 최근 두 시즌 활약으로 KBO 최고 타자가 됐고 빅리그 진출까지 이뤄낸 것만 봐도 그의 기세가 얼마나 무서웠는지 보여준다.
국제무대, 특히나 가장 빼어난 선수들이 출동하는 WBC는 수비의 중요성도 매우 크다. 송성문은 지난해 3루수 수비상을 차지했다. 현재로선 타격에서도 가장 완성도가 높은 선수다. 연이은 햄스트링 부상으로 아직은 불안감이 있는 김도영과 달리 주루 능력에도 아무런 걱정거리가 없다.
송성문은 지난달 23일 샌디에이고 계약을 마치고 귀국하며 WBC 출전에 대한 질문에 "구단과 상의를 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 아직 답을 드리긴 어렵다"며 "구단에서 허락을 해주신다면 저 역시도 고민을 해보겠지만 그때도 어렵겠다고 얘기를 했던 건 환경이나 구단 영향이 있을 것이기 때문에 확신을 못드렸고 지금도 마찬가지"라고 전했다.
샌디에이고 측에서 어떤 메시지를 전하느냐에 따라 송성문의 대표팀 참가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이고 이는 치열한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있는 노시환과 김도영에게도 크나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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