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에이스들이 줄부상으로 대표팀에서 낙마한 가운데, 태극마크를 달고 처음 출격한 데인 더닝(32·시애틀 매리너스)이 마운드 위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
더닝은 3일 일본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펼쳐진 일본프로야구(NPB) 오릭스 버팔로스와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공식 평가전에 선발 등판, 3이닝 동안 3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총 투구 수는 37개였다.
최근 한국 대표팀 투수진은 부상자들이 속출하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대표팀 원투펀치로 기대를 모았던 원태인(삼성)과 문동주(한화)가 부상으로 낙마했다. 전날(2일) 곽빈(두산)이 한신 타이거즈를 상대로 한 평가전에서 2이닝 3실점으로 흔들렸다.
이런 상황에서 우완 선발 더닝이 태극마크 데뷔전을 치렀다. 다소 부담감을 느낄 법했지만, 더닝은 묵묵하게 자신의 공을 던졌다.
더닝은 미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의 어머니는 '미수'라는 한국 이름을 갖고 있다. 지난 2023시즌에는 텍사스 레인저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에 큰 힘을 보탰다. 이날 더닝은 오릭스 타자들의 방망이를 무려 4차례 부러트릴 정도로 위력적이었다.
더닝은 1회말 첫 타자 무네 유마에게 중전 안타를 허용했다. 그러나 후속 타자들을 모두 범타 처리하며 실점 위기를 넘겼다. 니시카와 료마를 우익수 플라이 아웃, 구레바야시 고타로를 헛스윙 삼진, 오타 료를 2루수 앞 땅볼 아웃으로 각각 솎아내며 1회를 삭제했다.
2회말 마운드를 밟은 더닝은 선두타자 밥 시모어를 중견수 뜬공으로 아웃시켰다. 이어 히로오카 다이시에게 2루타를 내준 더닝. 그러나 나카가와 게이타, 스기사와 류를 각각 유격수 앞 땅볼과 중견수 뜬공으로 각각 잡아내며 무실점 행진을 이어 나갔다.
3회말에는 야수들이 도와주지 않았다. 실책이 나온 것. 그래도 더닝은 흔들리지 않은 채 자신의 공을 던졌다. 선두 타자 후쿠나가 쇼의 타구가 김주원에게 향했다. 포구 후 1루 쪽으로 던졌으나, 1루수 문보경의 키를 훌쩍 넘어가면서 무사 2루가 됐다. 이어 유마의 땅볼 타구를 김혜성이 포구에 실패, 무사 1, 3루 위기가 계속 이어졌다.
그러나 위기는 여기까지였다. 더닝은 니시카와와 고타로를 나란히 내야 뜬공 처리한 뒤 료를 유격수 앞 땅볼로 잡아냈다. 이렇게 실점 없이 자신의 투구를 마무리했다. 총 투구수는 37개. 더닝은 4회말에 앞서 송승기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한편 더닝은 빅리그에서 검증된 투수다. 최전성기였던 2023시즌에는 당시 텍사스 레인저스 소속으로 35경기(선발 26차례) 12승 7패 평균자책점 3.70을 마크했다. 특히 그해 월드시리즈에서 3차례 불펜으로 구원 등판, 평균자책점 '0'의 압도적인 투구를 펼치며 팀 우승에 기여했다. 다만 2025시즌 이렇다 할 성적을 올리지 못한 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서 방출됐고, 지난 1월 시애틀 매리너스와 스프링캠프 초청권이 포함된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다.
앞서 더닝은 미국 MLB 네트워크 라디오와 인터뷰를 통해 "어머니가 자라온 한국 문화를 대표하고, 외가 가족들을 대표할 수 있다는 것은 분명히 엄청난 영광"이라면서 "수년 전부터 한국 대표팀에서 뛰고 싶다는 의사를 여러 차례 전달한 바 있다"고 말했다. 다만 2023 WBC 대회 당시, 더닝은 고관절 수술을 받은 직후였기 때문에 태극마크를 달 수 없었다. 이어 "한국 WBC 대표팀의 일원으로 경기에 나설 수 있어 정말 설렌다. 영광스러운 마음"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앞서 류지현 대표팀 감독은 "이 대회는 규정상 투구수 제한이 있다. 따라서 한 경기에 선발 투수가 2명 혹은 3명이 필요한 경기가 있을 수도 있다"면서 "그 안에서 더닝은 선발 혹은 불펜으로 65구 안에서 분명히 그 역할을 충분히 해줄 수 있는 선수라 생각했다"고 발탁 이유를 전했다.
WBC 1라운드에서는 최대 65구 투구 수 제한 규정이 있다. 이어 8강전부터는 최대 80구, 4강전 이후 경기에서는 최대 95구의 투구 수 제한이 걸려 있다. 더닝은 현 대표팀에서 분명히 한 경기를 가장 안정적으로 책임질 수 있는 에이스 자원이라 할 수 있다. 과연 더닝은 1라운드에서 어느 팀을 상대로 전격 등판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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