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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증나네 짜증나..." 끝까지 젠틀했던 '성리학자'가 화났다, 왜?

"짜증나네 짜증나..." 끝까지 젠틀했던 '성리학자'가 화났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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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양정웅 기자
24일 고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 KGC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고양 오리온과 서울 SK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오리온 머피 할로웨이(가운데)가 강을준 감독(맨 왼쪽)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KBL
24일 고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 KGC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고양 오리온과 서울 SK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오리온 머피 할로웨이(가운데)가 강을준 감독(맨 왼쪽)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KBL

시리즈 패배에도 마지막까지 웃음을 잃지 않았던 '코트의 성리학자' 강을준(57) 고양 오리온 감독. 하지만 단 한 사람이 그에게서 평정심을 앗아갔다.


오리온은 24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 KGC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PO) 3차전 서울 SK와 경기에서 81-86으로 패배했다.


1, 2차전을 모두 내주며 5전 3선승제 시리즈에서 탈락 위기를 맞이했던 오리온은 승리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강 감독도 경기 전 "여러 변화를 주면서 가져가려고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후회 없이 열심히 해보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1쿼터에서 다소 밀리는 모양새였던 오리온은 2쿼터 들어 이대성이 맹활약하며 반격에 나섰다. 기대 이상의 폭격 속에 오리온은 경기를 뒤집었고, 45-38로 앞선 상황에서 전반을 마쳤다.


그러나 3쿼터 들어 실수가 잦아졌고, 끝내 경기를 뒤집혔다. 막판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지만 승부의 추는 이미 SK 쪽으로 기울어져 있었다.


그런데 이날 오리온의 선수 기록을 보면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바로 주포 머피 할로웨이가 단 18분 27초밖에 뛰지 않은 것이다. 믿었던 선수가 5득점에 그치면서 경기 운용에 어려움을 겪었고, 이는 곧 패배로 이어졌다.


오리온 강을준 감독. /사진=KBL
오리온 강을준 감독. /사진=KBL

경기 후 취재진을 만난 강 감독은 대뜸 "짜증 나네, 짜증 나"라는 말을 내뱉었다. 그러면서 "머피(할로웨이)가 갑자기 시합을 안 한다고 한다"며 내막을 털어놓았다. 그는 "참나, 어이가 없다"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강 감독의 분노는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인터뷰 말미에도 그는 "오늘은 국내선수들에게 할 이야기는 없다. 할로웨이가 잘못했다"며 "무슨 이유가 있어야 되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이어 "감독으로서 화가 난다"며 직설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면서 "(경기 전에는) '해피하다, 잘하겠다'고 했다"며 "해피하기는..."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강 감독은 인터뷰실을 나가면서 만난 SK 전희철(49) 감독에게도 "머피한테 고맙게 생각하라"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사실 이날 강 감독은 경기 패배 후에도 선수들을 칭찬했다. "우리는 6강에 오기도 힘든 팀이었다"고 말한 그는 "오늘 경기 빼곤 잘해줬다. 6강에도 올랐는데 우리는 대단하다"고 치켜세웠다. 또, "훌륭한 선수들과 함께 몸담아 감독도 영광이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어 팬들에게도 "끝까지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한 강 감독은 취재진을 향해서도 고개를 숙이며 고마움을 드러냈다. 패배의 아픔이 쓰릴만도 하지만 강 감독은 끝까지 신사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나 할로웨이는 그런 강 감독마저도 화나게 만들었다. 외국인선수의 태업성 플레이 속에 오리온은 6년을 기다린 챔피언결정전 진출 문턱에서 다시 주저앉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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