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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울었다... 사력 다했기에 감동적이었던 두 팀의 눈물

모두가 울었다... 사력 다했기에 감동적이었던 두 팀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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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김명석 기자
프로농구 서울 SK의 통합 우승을 이끈 전희철 감독이 우승이 확정된 뒤 가족들 앞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KBL
프로농구 서울 SK의 통합 우승을 이끈 전희철 감독이 우승이 확정된 뒤 가족들 앞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KBL

2021~2022시즌 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이 양 팀 선수들과 감독들의 뜨거운 눈물 속에 막을 내렸다. 우승을 차지한 서울 SK도, 우승을 놓친 안양 KGC도 모든 이들이 울었다. 눈물의 의미는 조금씩 달랐지만, 두 팀 모두 그야말로 모든 것을 쏟아낸 끝에 흘린 눈물이라는 점에서 박수가 아깝지 않았다.


챔피언의 영예는 SK가 차지했다. 10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 KGC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7전 4승제) 5차전 홈경기에서 KGC를 86-62로 대파했다. 4승 1패를 기록한 SK는 정규리그 1위에 이어 창단 첫 통합 우승을 달성했다. 챔피언 결정전 우승은 통산 세 번째.


40승 14패의 성적으로 정규리그 1위에 오른 뒤 고양 오리온과의 4강 플레이오프(PO)를 3연승으로 통과한 SK는 챔피언 결정전마저 4승 1패의 압도적인 성적으로 정상에 올랐다. 전희철(49) 감독은 부임 첫해 통합 우승을 이끈 감독, 그리고 선수·코치·감독으로 모두 우승을 경험한 감독으로 각각 역대 2번째에 이름을 올렸다. 김선형(34)은 압도적인 득표(95표 중 66표)로 생애 첫 MVP의 영예를 안았다.


우승이 확정되자 김선형 등 선수들은 물론 전희철 감독도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김선형은 허일영 등 동료들에게 안긴 채 눈물을 쏟았고, 그런 선수들을 바라보던 전 감독도 결국 가족들 앞에서 눈물이 터졌다. 이번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부터 마지막 왕좌에 오르기까지의 여정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는 게 전 감독과 김선형의 공통된 반응이었다.


전 감독은 "안 울려고 했는데 이상하게 눈물이 났다. 선수 때도, 코치 때도 울긴 했는데 오늘도 그동안 해왔던 것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며 눈물을 훔쳤다. 이어 그는 "4차전이 끝나고 (허)일영이가 숟가락만 얹은 것 같다고 인터뷰했던데, 나도 선수들에게 숟가락만 얹었을 뿐이다. 부족한 게 많았는데 선수들이 채워줬다"고 우승의 공을 선수들에게 돌렸다.


특히 부임 첫 해였던 전 감독은 이번 시즌 내내 적잖은 스트레스에 시달렸던 터라 '통합 우승'이라는 성과는 더욱 값졌다. 그는 "감독이 되고 나서 살이 많이 빠졌다. 늘 SK의 이슈는 자밀 워니와 최준용, 그리고 저 자신에게 붙은 물음표였다. 선수들보다 내 이름이 많이 거론돼 스트레스였다"면서 "물음표를 조금이라도 지운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강조했다.


SK 김선형(오른쪽)이 허일영과 포옹을 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SK 김선형(오른쪽)이 허일영과 포옹을 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MVP 김선형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번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이 힘들었던 만큼 눈물이 쏟아졌다는 그다. 김선형은 "점수 차가 많이 나서 사실 안 울 줄 알았다. 그런데 거의 10초 정도 남았을 때 감독님이랑 안고, 선수들이랑 안으면서 눈물이 터졌다"며 "비시즌부터 컵대회, 정규리그, 플레이오프까지 주마등처럼,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갔다. 울음이 터지는 데 못 참겠더라. 계속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 2017년 당했던 발목 부상 이후 크게 떨어져 있던 자신감을 팀의 통합 우승과 MVP의 영예로 완벽하게 회복했다는 점도 그에겐 눈물의 또다른 이유였다. 그는 "부상을 당했을 때 나이가 들었다거나 경기력이 떨어졌다는 등 안 좋은 이야기가 많았다. 자존심이 많이 상했는데, 칼을 갈았던 게 지금 결실로 이어진 것 같다"고 돌아봤다.


SK가 감격과 기쁨의 눈물이었다면 KGC는 아쉬움의 눈물이자 다음 시즌을 기약하는 약속의 눈물이었다. 지난 시즌 6강 PO부터 챔피언 결정전까지 10연승으로 '퍼펙트 우승'을 달성했던 KGC지만, 이번 시즌엔 주축 선수들의 잇따른 부상과 체력 부담 등에 부딪히며 왕좌를 지키지 못했다. KGC가 챔피언 결정전에 오르고도 우승하지 못한 건 4번째 만에 처음이다.


가장 먼저 눈물을 쏟은 건 오마리 스펠맨이었다. 이날 그는 4쿼터 중반 5반칙으로 퇴장당한 뒤 라커룸으로 향하면서 분을 이기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이내 벤치로 돌아온 그는 수건을 뒤집어쓰고 눈물을 훔쳤다. 이후 경기가 끝난 뒤 SK의 축포가 터지자, 우승에 실패한 KGC 선수들의 눈물이 쏟아졌다. 변준형이나 문성곤 등 아픈 상태에서도 출전을 자청하는 등 선수들이 투혼을 펼치고도 결실을 맺지 못한 터라 아쉬움의 크기는 더 컸다.


김승기 감독은 "선수들이 눈물을 흘리더라. 그래서 저도 눈물이 났다"며 "체력적으로도 문제가 있어서 선수들도 많이 힘들어했다"고 안타까워했다. 실제 KGC는 챔피언 결정전 내내 잇따른 악재 탓에 어려움을 겪었다. 변준형은 장염에 몸살까지 겹쳤고, 문성곤은 발가락 부상으로 잠시 전열에서 이탈했다. 스펠맨과 오세근 등의 컨디션도 정상이 아니었다. 김 감독도 PO를 거치면서 지치고 다친 선수들을 줄곧 안쓰러워했다. 선수들에게 잘못된 걸 지적하지 않았던 이유, 파이널 무대에서 선수들의 눈물에 눈시울이 붉어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였다.


김 감독은 그러나 이날 흘린 눈물이 다음 시즌을 새로운 자극제가 되기를 바랐다. 그는 "힘든 상황에서도 선수들이 끝까지 해준 덕분에 끝까지(챔피언 결정전) 남을 수 있었다. 선수들한테는 박수를 쳐주고 싶다"면서 "이 눈물이 다음 시즌에도 챔피언 결정전에 올 수 있는 힘이 되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승기(가운데) 안양 KGC 감독과 선수들. /사진=KBL
김승기(가운데) 안양 KGC 감독과 선수들. /사진=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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