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자프로농구 플레이오프에 올라간 4강 진출 팀이 정해졌다. 부천 하나원큐는 올 시즌 또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즌 막판 최대 관심 팀 중 하나로 떠올랐다. 매서운 고춧가루 부대로 활약하며 다른 팀들의 최종 순위를 정해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하나원큐의 2월 성적은 3승4패다. 올 시즌 5승23패를 기록 중인데, 이중 절반이 넘는 승리를 2월에만 올렸다. 최근 2승1패로 흐름까지 좋다. 단 1승이라고 할지라도 상대팀에 가해지는 충격은 어마어마하다. 치열한 순위 경쟁에 정신이 없을 법한 상대 팀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지난 23일에도 하나원큐는 인천 신한은행을 상대로 95-75 대승을 거뒀다. 100점 가까이 집어넣는 폭발적인 화력을 선보였다. 정예림이 팀 내 최다 20점을 몰아쳤고, 에이스 신지현은 3점슛 3개를 포함해 19점을 터뜨렸다. 김애나도 16점을 기록. 12점 9어시스트를 올린 김지영도 만점 활약이었다. 골밑 자원 양인영은 9점을 넣는 동시에 리바운드만 16개를 잡아냈다.
신한은행 입장에선 타격이 컸다.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지었다고 해도 일정상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2위을 차지해야 한다. 자칫 4위로 떨어진다면 '최강' 정규리그 우승 팀 아산 우리은행을 만나게 된다. 하지만 그 길이 더 멀어졌다. 현재 신한은행은 15승13패로 리그 4위를 기록 중이다. 우려했던 일이 벌어졌다.
2위는 용인 삼성생명(16승11패), 3위는 부산 BNK 썸(15승12패)이다. 신한은행과 적게는 반경기차, 많게는 1.5경기차다. 그야말로 피 말리는 순위 경쟁이다.
하나원큐의 활약에 따라 리그 순위가 뒤바뀔 가능성도 있다. 하나원큐는 오는 27일 BNK를 상대한 뒤 내달 3일 삼성생명과 최종전을 치른다. 공교롭게도 1승이 너무나도 소중한 팀들이다. 하나원큐의 고춧가루를 맞는다면 벼랑 끝에 몰릴 수 있다. 꼴찌 하나원큐라고 해도 최근 상승세를 생각하면 불안할 수밖에 없다.

이미 하나원큐는 2월 동안 청주 KB스타즈를 상대로 2승을 따내 큰 좌절을 안긴 바 있다. 디펜딩 챔피언이기도 한 KB스타즈는 올 시즌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2010~2011시즌 이후 12년 만이다. '국보센터' 박지수가 많은 경기를 결장한 이유도 있지만, 하나원큐에 연거푸 패하면서 순위 싸움의 힘을 잃었다.
꼴찌가 확정됐다고 하지만, 하나원큐에도 가치가 있는 승리들이다. 올 시즌 실패는 접어두고 이제 다음 시즌을 바라봐야 한다. 무기력하게 시즌을 마치는 것보다는 승리를 통해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함께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당장 그 효과를 보고 있다. 계속된 2월 승리로 선수들이 이기는 법을 알게 됐다. 다음 시즌을 위한 중요한 거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선수들도 알고 있는 부분이다. 양인영은 전날 신한은행전이 끝난 뒤 방송 인터뷰에서 폭풍눈물을 흘렸다. 순위와 상관없이 이들에게는 소중하고 간절한 경기들이다. 양인영은 "남은 경기 모두 이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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