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하위 한화 이글스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았다. 6연패에 빠졌고 어떻게 반전의 기회를 삼을 수 있을지 방법조차 쉽사리 떠오르지 않았다. 그러나 지독히도 침묵하던 타선에서 해법을 찾았다. 한화가 다이너마이트와 같은 타선의 힘을 되찾았다.
한화는 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방문경기에서 채은성 만루 홈런과 노시환의 멀티홈런, 김인환의 투런포에 힘입어 10-3 대승을 거뒀다.
전날 7회초 대거 8득점하며 역전승을 거뒀던 흐름을 그대로 이어갔다. 연패에 늪에서 허덕이던 두산을 상대로 2연승을 거두며 8승 18패 1무, 승률 3할(0.307)에 복귀했다.

전날 깨어난 타선이 부상으로 인해 뒤늦은 KBO리그 데뷔전을 치르는 두산 외국인 투수 딜런 파일을 얼마나 잘 공략해낼 수 있을지가 관전포인트였다. 한화는 노수광(좌익수)-정은원(2루수)-노시환(3루수)-채은성(1루수)-김인환(지명타자)-최재훈(포수)-문현빈(중견수)-오선진(유격수)-장진혁(우익수)로 타순을 구성했다. 선발 투수는 펠릭스 페냐.
경기 전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은 "딜런도 한화 타자들을 상대로 경험이 없고 우리도 마찬가지"라며 "더블A에서 코치를 할 때 본적이 있는 투수다. 스트라이크를 많이 던지던 투수였다. 첫 등판은 아주 잘 던지거나 많이 아쉽거나 둘 중 하나인 경우가 많다. 우리 타자들이 보다 공격적으로 잘 공략했으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딜런은 3회까지 뛰어난 투구를 펼쳤다. 공격적으로 스트라이크 존을 공략했고 변화구도 수준급이었다. 템포도 빨라 한화 타자들은 타이밍 싸움에서 밀렸다.

그러나 4회 이후 투구수가 50구를 넘어가자 급격히 흔들렸다. 한화는 이 틈을 놓치지 않았다. 노시환이 4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커브를 통타, 좌측 담장을 훌쩍 넘겼다. 비거리 126m 대형포였다. 시즌 3호 홈런.
이어 최근 내림세에 있던 4번 타자 채은성이 안타로 출루했고 김인환이 높게 제구된 체인지업을 놓치지 않고 받아쳤다. 강력한 타구음과 함께 딜런이 고개를 숙였고 타구는 우측 담장을 훌쩍 넘겼다. 시즌 2호포.
5회 딜런이 다시 한 번 마운드에 섰지만 이미 한화의 기세는 오를대로 올라 있었다. 노수광이 우전안타, 정은원이 볼넷으로 출루했고 김유성이 딜런을 대신해 구원 등판했다. 한화는 두산 신인 투수에게 악몽을 안겼다. 노시환이 제구가 흔들리는 김유성을 상대로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걸어나갔고 채은성은 억지로 카운트를 잡으러 들어오는 시속 145㎞ 속구를 공략해 좌측 담월 만루 홈런을 터뜨렸다. 개인 시즌 5번째 홈런이자 7번째 만루 홈런이었다. 한동안 잠잠하던 채은성의 타점본능이 살아났고 24번째 타점을 올리며 이 부문 2위로 뛰어올랐다.

6회에도 김인환이 다시 한 번 홈런포를 날리며 한화는 10득점을 채웠다. 전날 7회 전까지 16이닝 동안 침묵하던 타선이 2경기에서 18점을 뽑아내며 완벽히 깨어났다.
5경기에서 1승 3패 평균자책점(ERA) 5.48로 부진했던 페냐도 힘을 냈다. 든든한 타선 지원 속에 6이닝 동안 105구를 뿌리며 5피안타 4사사구 10탈삼진 2실점하며 시즌 첫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작성하는 동시에 2번째 승리를 챙겼다.
한화는 5일부터 7일까지 어린이날 시리즈에 안방인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로 KT 위즈를 불러들인다. 9위 KT는 이날 SSG 랜더스에 2-10으로 패했고 한화와 승차는 1경기로 좁혀졌다. 상승세를 탄 한화로서는 홈에서 KT와 순위 뒤집기로 어린이 팬들에게 선물을 안겨주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반면 두산은 딜런의 아쉬운 뒷심과 김유성의 붕괴로 인해 뼈아픈 2연패를 당했다. 13승 13패 1무로 5할 승률 수성이 위태해졌다. 이날 우천취소로 쉬어간 KIA 타이거즈에 밀려 5위로 내려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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