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에서 열린 동아시안컵 우승을 차지한 모리야스 하지메(57) 일본 국가대표 감독의 지도력이 화제다. 이례적인 카리스마까지 선보이며 선수들의 능력을 한껏 끌어냈다는 평가다.
일본 매체 '넘버웹'은 18일 "모리야스 감독은 평소와 다른 엄격함을 보였다"며 "조용했던 그라운드에는 모리야스 감독의 외침이 울려 퍼졌다. 30분 전과는 마치 다른 사람 같았다"고 보도했다.
모리야스호는 7월 한국에서 열린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최종전에서 홍명보(56) 감독이 이끄는 한국까지 꺾은 일본은 3전 전승으로 대회 2연속 우승을 달성했다.
이번 대회에 일본은 3군급 선수들을 소집했다. 홍콩과 1차전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선수만 10명에 달했다. 깜짝 스타로 떠오른 저메인 료(산프레체 히로시마)와 모치즈키 헨리 히로키(마치다 젤비아) 모두 A대표팀 경험이 없는 선수들이었다.


첫 A매치 경험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일본은 오히려 오랜 기간 발을 맞춘 듯 빠른 패스 전개와 탄탄한 수비로 동아시안컵을 3승으로 마무리했다. 특히 저메인은 3경기 5골을 퍼부으며 대회 득점왕에 오르기도 했다.
3군급 선수들로 최고의 성적을 낸 모리야스 감독의 지도력은 일본 내에서도 큰 화제다. '넘버웹'에 따르면 모리야스 감독은 동아시안컵 국가대표 훈련 전 취재진에 "열사병에 주의하라. 물이 부족하면 관계자에게 계속 얘기하면 된다. 그늘은 만들어 주지는 못한다"며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훈련 시작 후에는 완전 다른 사람이 됐다. 매체에 따르면 그는 이례적으로 선수들에게 호통을 치며 훈련 분위기를 이끌었다. '넘버웹'은 "모리야스 감독은 평소와는 다른 엄격함을 보였다"며 "특히 이번 대회에서 인상적인 건 경기 전날 훈련 시간이 길었다는 점"이라고 분석했다.
프로 12년 차인 베테랑 이나가키 쇼(나고야 그램퍼스)도 "훈련 시간이 상당했다. 경기 전날 이렇게 훈련을 오래 한 건 내 경력에서도 손에 꼽을 것"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실제로 일본 대표팀은 한국과 경기 전날에도 1시간 반 가까이 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모리야스 감독은 "훈련이 없는 불안한 상태에서 경기에 나설 수는 없었다. 이건 내가 해야 할 일"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더불어 모리야스 감독은 A대표팀 경험이 없는 선수들을 위해 이례적인 미팅까지 잡은 것으로 파악됐다. 홍콩과 1차전 경기 전날에는 점심 전, 훈련 전, 경기 당일 출발 전 총 세 번의 선수단 미팅을 진행하며 조직력을 다졌다.
이탈리아 세리에A의 인터밀란 등에서 활약한 백전노장 나가토모 유토(FC도쿄)도 "확실히 선수단의 변화가 느껴졌다. 모리야스 감독은 상당히 높은 레벨을 요구한다"며 "연습 도중 사소한 실수까지 파고들고 있다. 대표팀 수준이 올라와야 결과가 나오는 것이라는 걸 선수들도 확실히 인식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월드컵 명단에도 들었던 소마 유키(마치다 젤비아)는 "J리거로만 이번 대표팀이 구성됐는데, 시합을 거듭할수록 수준이 올라오는 게 느껴졌다"며 "이런 경험을 할 수 있어 다행이었다. J리그 분위기를 띄워 일본 축구의 상승세를 올릴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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