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한국에서 열린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풋볼 챔피언십(동아시안컵)의 이슈 중 하나는 대회 내내 적었던 관중 수였다. 대부분 텅 빈 관중석에서 펼쳐지는 A매치를 두고 특히 일본 매체들을 중심으로 비판 목소리가 계속 나왔다. "대회 존속 의미 자체에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비판이 나왔을 정도였다.
실제 대회 남자부 6경기 가운데 1만명 이상의 관중이 경기장을 찾은 건 우승이 걸린 마지막 한일전이 유일했다. 당시 관중수는 1만 8418명이었다. 다만 그 외엔 한국-홍콩전 관중이 5521명, 한국-중국전 관중이 4426명 등 개최국인 한국 경기조차 5000명 안팎의 관중만 찾았다. 일본-중국전은 1661명, 중국-홍콩전 1423명, 일본-홍콩전은 겨우 687명이 관중석을 채웠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인정한 공식 A매치이긴 하나, A매치 기간에 열리는 대회는 아니다 보니 유럽파 차출 자체가 불가능한 여파가 컸다. 실제 이번 대표팀엔 손흥민(토트넘)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등 유럽파가 모두 빠진 채 K리그나 J리그에서 뛰는 선수들로만 대표팀이 꾸려졌다. 남자부 모든 경기가 하필이면 접근성이 크게 떨어지는 용인에서 열린 것, 무더웠던 날씨 등도 저조한 흥행 원인으로 꼽혔다.
일본 매체들은 대회 기간 내내 저조한 관중수를 두고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는데, 문제는 3년 전 일본에서 열린 대회 역시 사실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는 점이다. 오히려 3년 전 일본에서 열린 대회 당시 한일전 관중수는 1만 4117명으로 이번 대회 한일전보다 적었다. 대회 평균 관중수는 그나마 이번 한국 대회가 5356명으로 3년 전 일본 대회(평균 6397명)보다 적긴 했지만, 흥행에 실패한 건 3년 전이나 이번 대회나 큰 차이가 없었다.

이런 가운데 3년 전 자국 대회 흥행 실패는 '불가피했다'는 내용의 현지 보도는 그래서 더 눈에 띈다. 축구 매체 풋볼채널은 22일 21세기 이후 관중수가 적었던 일본 대표팀 A매치 10경기를 선정해 공개했는데, 5위에 지난 2022년 일본에서 개최된 한국과 일본의 동아시안컵 경기가 올랐다.
매체는 "우승이 걸린 중요한 경기였지만, A매치 기간 외에 열리다 보니 해외 선수들을 소집할 수 없어 원래 주목도가 높은 대회가 아니었다. 결과적으로 역대 한일전 최저 관중을 기록했다"며 "당시 동아시안컵 멤버 가운데 카타르 월드컵에 선발된 선수는 3명뿐이었다. 대회 자체는 원래 테스트 매치 성격이 강했다. 더구나 여름 더위 속 현장 관전을 망설이는 팬들이 많았다는 건 이상하지 않았다"고 돌아봤다.
결국 3년 전 자국에서 열린 대회는 해외파 차출 불가 및 대회 성격, 날씨 등 영향으로 저조한 흥행이 불가피했다는 게 매체 설명이다. 한국에서 열린 이번 대회 역시 그 배경은 똑같았다. 대회 내내 저조한 관중 수를 두고 거듭 비판 목소리를 내고도, 정작 자국에서 열렸던 대회 흥행엔 관대한 일본 매체 분위기는 그래서 더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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