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흥민(33·LAFC)이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에서 터트린 환상적인 데뷔골은 영국에서도 화제다. 토트넘 홋스퍼 시절 거의 기회를 받지 못했던 프리킥으로 골망을 흔들자 더욱 놀란 분위기다.
손흥민은 24일 오전 9시 30분(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MLS 28라운드 FC댈러스 원정경기에 선발 출전했다.
이날 LAFC의 전담 키커를 맡았던 손흥민은 경기 시작 6분 만에 직접 프리킥을 성공시키며 MLS 무대 첫 골을 기록했다.
아크 왼쪽 부근에서 얻은 프리킥 상황에서 손흥민이 오른발로 감아 찬 슛은 골문 왼쪽 상단 구석으로 빨려 들어갔다. 시원한 궤적과 정확한 코스가 돋보인 장면이었다.


이 골로 손흥민은 이적 후 세 번째 경기 만에 데뷔골을 신고했다. 직전 경기에서 도움을 기록한 데 이어 2경기 연속 공격포인트(1골 1도움)를 올리며 존재감을 뽐냈다.
첫 골 이후 손흥민은 환하게 웃으며 동료들과 포옹했고, 특유의 '찰칵 세리머니'로 팬들의 환호에 화답했다. 경기장에는 태극기를 든 현지 교민 팬들이 몰렸다.
손흥민은 이날 경기에서 단순히 골만 넣은 것이 아니었다. 전방과 측면을 오가며 끊임없이 움직였고, 후방까지 내려와 빌드업에도 가담했다. 프리킥뿐 아니라 코너킥도 전담하며 사실상 세트피스의 중심으로 활약했다. 무려 8차례의 슈팅 중 절반 가까이가 유효슈팅으로 이어졌고, 패스로 동료에게 7번의 결정적인 기회를 창출하는 등 공격 전개 전반을 이끌었다. 하지만 팀은 1-1 무승부에 그쳤다.


다만 일부 토트넘 팬들은 손흥민의 프리킥 골에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손흥민이 토트넘에서 좀처럼 프리킥을 차지 못했기 때문이다. 영국 매체 '더부트룸'은 "토트넘 팬들은 손흥민의 프리킥 논란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며 "놀랍게도 손흥민은 유럽 무대에서 프리킥 골을 단 한 골 넣었다. 하지만 일부 팬들은 손흥민이 토트넘에서 최고의 프리키커였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조명했다.
매체에 따르면 한 팬은 "손흥민이 토트넘에서 프리킥을 제일 잘 찼다. 하지만 10년간 프리킥을 독차지한 건 해리 케인(현 바이에른 뮌헨)이었다"라며 "이후에는 토트넘에서 프리킥을 찬 건 페드로 포로와 제임스 매디슨이었다. 심지어 두 선수가 프리킥을 두고 다투는 걸 봤다"고 안타까워했다.
미국 현지의 찬사도 이어지고 있다. 현지 매체 NBC 로스앤젤레스는 "손흥민의 프리킥은 골대 왼쪽 상단 모서리를 그대로 뚫었다. 골키퍼가 막을 기회조차 없었다"며 "LAFC 팬들은 열광했고, 댈러스 팬들조차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팀 동료인 수비수 은코시 타파리도 MLS 공식 홈페이지 인터뷰에서 손흥민의 프리킥을 극찬했다. 그는 "전날 프리킥 훈련 때도 공이 마치 마법처럼 골대 구석으로 빨려 들어갔다"며 "정말 멋진 장면이자 기쁜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손흥민의 LAFC행 이후 경기력에 대해 "그가 치른 세 경기만 보더라도 루브르 박물관에 전시할 만하다. 첫 경기에서 페널티킥을 얻고, 두 번째 경기에서 도움을 기록하더니 이번엔 골까지 넣었다. 이제는 다음 경기에서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겠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MLS 사무국 역시 공식 홈페이지 메인에 손흥민 관련 기사를 연이어 게재했다. MLS는 "손흥민이 월드클래스다운 플레이로 MLS 데뷔골을 터뜨렸다"며 "그는 새로운 무대에서도 자신의 실력을 증명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그의 화려한 첫 골 덕분에 다음 홈 데뷔전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고 평가했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