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록 컵대회 정상 도전에는 실패했지만, 주축 가드의 존재감만큼은 확실했다. 허예은(24·KB스타즈)은 대회 내내 중심에서 맹활약을 펼쳤다.
KB스타즈는 지난 7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5 BNK금융 박신자컵 4강에서 카사데몬트 사라고사(스페인)에 78-83으로 졌다.
이로써 4년 만의 정상 도전은 무산됐다. 다만 KB스타즈는 이번 대회에서 WKBL 6개 팀 중 유일하게 4강에 진출하며 한국 팀 가운데 가장 좋은 성적을 거뒀다.
특히 어려운 상황 속에서 거둔 결과여서 더 의미가 깊다. 에이스 박지수(27)가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에서 다친 어깨의 여파로 출전하지 못했고, 염윤아(38)와 김민정(31) 등도 아직 코트에 나설 상태는 아니었다. 여기에 핵심 식스맨 이윤미(팔꿈치)와 이채은(코뼈)도 대회 도충 다치고 말았다.

KB스타즈의 호성적 중심에는 허예은이 있었다. 대회 전체 선수 중 최장 시간 출전(201분 52초)을 비롯해 평균 어시스트 2위(7.83개), 평균 3점슛 2위(3.5개) 등을 올리며 핵심 가드로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지난 시즌 일본 리그 통합 우승팀 후지쯔 레드웨이브, 준우승팀 덴소 아이리스(이상 일본), 스페인 플레이오프 준우승팀 사라고사, 장신 군단 DVTK 훈테름(헝가리)을 상대로도 경쟁력을 입증했다.
마지막 4강전에서는 나윤정과 함께 16점을 올려 팀 내 최다 득점 공동 2위에 올랐다. 스페인 강호를 상대로 허예은은 3점슛 3개를 포함해 5리바운드, 10어시스트, 2스틸을 기록하며 더블더블을 달성했다.
대회가 끝난 뒤 스타뉴스와 인터뷰에서 허예은은 "팀적으로는 얻은 게 많았던 대회였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몸 상태가 부족했고 준비가 덜 돼 아쉬움이 남는다. 숙제를 안고 돌아가는 점은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대표팀 차출로 빠진 사이 후배들이 공백을 잘 메운 점도 언급했다. 허예은은 "동생들이 팀을 단단하게 만들어 놓았다. 오히려 동생들을 따라가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 컸다. 팀이 더 높은 레벨로 가기 위해 계속 노력해야될 것 같다"고 했다.

이어 "팀으로서는 좋았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많이 부족했던 것 같다"며 "중요할 때 한두 개 슛이 들어갔으면 경기 양상이 달라졌을 것이다. 4쿼터 마무리를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KB스타즈는 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서 3승 1패를 기록한 뒤 덴소를 83-82로 꺾으며 조 1위로 4강에 올랐다. 비록 4강과 3·4위전에서 연패했지만, 한국 팀 중 가장 높은 성적을 남겼다.
최근 WKBL 관계자들은 KB스타즈가 2025~2026시즌 우승 후보라 입을 모았다. 팀이 '슈퍼팀'으로 불린다는 평가에 대해서 허예은은 "잘 모르겠다"며 "외부 평가에 흔들리지 않고 제 역할을 잘하는 게 중요하다. 개인적으로 준비를 잘 해야 결과가 따라오는 것 같다. 그런 의미로 말이 나오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시즌 전 KB스타즈는 일본 전지훈련을 통해 담금질에 돌입한다. 허예은은 "전지 훈련에서 시행착오도 있겠지만 경험을 통해 맞춰 가고 싶다"며 "일본 선수들과 경기하면서 몸 상태를 끌어올리고 부족한 부분도 배우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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