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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15년차 김희진도 떨게 한 '이적 첫 경기'... "우려·걱정 뒤집으려 많이 노력했다"

프로 15년차 김희진도 떨게 한 '이적 첫 경기'... "우려·걱정 뒤집으려 많이 노력했다"

발행 :
여수=김명석 기자
현대건설 김희진이 21일 전남 여수 진남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과의 2025 여수·NH농협컵 프로배구대회 여자부 1차전 흥국생명전에서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현대건설 김희진이 21일 전남 여수 진남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과의 2025 여수·NH농협컵 프로배구대회 여자부 1차전 흥국생명전에서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현대건설 김희진이 21일 전남 여수 진남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과의 2025 여수·NH농협컵 프로배구대회 여자부 1차전 흥국생명전 직후 방송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현대건설 김희진이 21일 전남 여수 진남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과의 2025 여수·NH농협컵 프로배구대회 여자부 1차전 흥국생명전 직후 방송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긴장을 많이 한 거 같아요."


김희진(34·현대건설)에게 지난 21일 전남 여수 진남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과의 2025 여수·NH농협컵 프로배구대회는 '떨리는' 무대였다. 지난 2011~2012시즌 데뷔한 뒤 무려 14시즌 동안 뛰었던 IBK기업은행을 떠나 현대건설 유니폼을 입고 치르는 첫 공식 경기였기 때문이다. 프로 15년차이자 V-리그 통산 375경기에 출전한 베테랑에게도 '이적 후 첫 경기'는 긴장할 수밖에 없는 무대였다.


이날 현대건설 유니폼을 입고 첫 공식 경기를 치른 뒤 취재진과 만난 김희진은 "걱정이 많은 상태로 시합에 들어갔다. 그래서 생각이 많았다"면서 "IBK(기업은행)였으면 긴장을 안 했을 텐데, 이적 후 첫 공식 시합이다 보니 긴장을 많이 한 거 같다"고 웃어 보였다. 실제 김희진은 이날 2세트까지 단 1점에 묶였다. 스스로도 "연습 때 맞았던 것들도 안 맞았다"고 했다.


그런 김희진의 부담을 덜어준 건 세터 김다인(27)의 한 마디였다. 김희진은 "다인이가 '언니, 생각이 많은 거 같다. 생각 덜어내고 볼 하나에 집중하자'고 말해줬다"면서 "덕분에 '지금 내가 중요한 건 코트에 들어와 있다는 것, 이 순간을 얼마나 즐기고 집중하느냐에 따라 우리 팀이 하나가 될 수 있고 없고에 차이가 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다행히 세트를 거듭할수록 서서히 존재감을 보였다. 승부처였던 3세트에선 결정적일 때마다 득점을 성공시켰다. 흥국생명이 거세게 추격하던 세트 중반 이동 공격을 잇따라 성공시키며 분위기를 잡았다. 현대건설이 4세트 초반부터 흥국생명을 몰아치며 결국 9점 차 여유 있는 승리를 거둔 것도 김희진의 이동 공격과 블로킹 등 2연속 득점이 발판이 됐다. 김희진도 "볼 하나하나에 집중한 경기였고, 그러다 보니 재미있는 경기가 됐다"고 말했다.


현대건설 김희진이 21일 전남 여수 진남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과의 2025 여수·NH농협컵 프로배구대회 여자부 1차전 흥국생명전에서 서브를 하고 있다. /사진=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현대건설 김희진이 21일 전남 여수 진남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과의 2025 여수·NH농협컵 프로배구대회 여자부 1차전 흥국생명전에서 서브를 하고 있다. /사진=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그런 김희진이 이날 유독 긴장한 건 비단 이적 첫 경기라는 이유뿐만이 아니었다. 자신을 향한 세간의 우려와 걱정을 잘 알고 있기에 긴장도는 더욱 클 수밖에 없었다. 한때 국가대표 인기 스타였던 김희진은 고질적인 무릎과 어깨 부상에 시달렸고, 결국 최근 극심한 슬럼프에 빠지면서 적잖은 비판을 받았다. 2026~2027시즌 신인 2라운드 지명권에 현금을 더한 트레이드로 현대건설에 입단했다는 소식에 현대건설 팬들조차 비판과 우려를 했을 정도다.


김희진이 이적 후 그야말로 이를 악물고 새 시즌을 준비한 이유이기도 했다. 김희진은 "현대건설에 간 것을 두고 많은 분들이 걱정을 많이 하셨다. 2년 동안 보여드린 게 없고, 몸 상태가 어느 정도인지도 모르셨기 때문"이라면서 "그러한 우려와 걱정들을 뒤집으려고 많이 노력했다. 팀원들도 많이 도와줬고, 감독님과 코치님들도 조언을 많이 해주셨다"고 했다.


아직 목표치엔 도달하지 못했지만, 비시즌 5kg을 감량한 것도 반등을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김희진은 "가벼워지니까 예전과는 달라진 것들도 있고, 원래 가지고 있던 움직임들도 조금씩 나온다"면서 "움직임을 만들어놓고 더 노력해서 체중을 감량하면 가볍고 날카로운 공격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현대건설 김희진(오른쪽)이 21일 전남 여수 진남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과의 2025 여수·NH농협컵 프로배구대회 여자부 1차전 흥국생명전에서 득점에 성공한 뒤 세터 김다인과 기뻐하고 있다. /사진=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현대건설 김희진(오른쪽)이 21일 전남 여수 진남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과의 2025 여수·NH농협컵 프로배구대회 여자부 1차전 흥국생명전에서 득점에 성공한 뒤 세터 김다인과 기뻐하고 있다. /사진=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반등을 노리는 김희진에게 세터 김다인과의 호흡은 그래서 더 반가운 요소다. 이날 단 한 마디로 자신의 긴장을 풀어준 것처럼 김희진은 평소에도 김다인과 대화를 많이 하고 있다. 그동안 정상급 세터들과 호흡을 맞췄던 것과는 또 다른 방식으로 호흡을 맞춰간다는 점도 김희진에게는 변화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


김희진은 "예전엔 (세터) 언니들이 시키는 대로 맞췄다면, 지금은 다인이와 서로 맞춰야 한다. 정말 적극적이다. 저보다 어린데도 볼 하나에 적극적이고, 제가 실수를 하더라도 자신의 미스였다고 말한다"며 "정말 좋은 세터다. 맞추기 어려운 스타일이 아니다. 서로 이야기를 진짜 많이 한다"고 웃어 보였다.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도 기대를 품고 있다. 강 감독은 "연습 경기 때도 몸이 올라오는 거 같다고 했다. 오늘도 자기 역할을 충분히 잘해줬다. 다른 선수들도 희진이 기를 살려주기 위해 다 같이 파이팅을 해줬다"면서 "체중을 5kg 정도 감량했다. 약속한 건 2kg 정도 더 감량이 필요한데, 대회가 끝나면 1~2kg 정도는 감량할 거 같다. 본인 목표도 그럴 거다. 앞으로도 호흡을 더 빠르게 가져가면 좋을 거 같다"고 했다.


현대건설 김희진(오른쪽)이 21일 전남 여수 진남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과의 2025 여수·NH농협컵 프로배구대회 여자부 1차전 흥국생명전에서 팀 득점 이후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사진=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현대건설 김희진(오른쪽)이 21일 전남 여수 진남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과의 2025 여수·NH농협컵 프로배구대회 여자부 1차전 흥국생명전에서 팀 득점 이후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사진=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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