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축구 K리그2 안산 그리너스 서포터스가 구단 행사에 대한 모든 협업을 중단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서포터스로서 경기장 안팎에서 선수들을 위한 응원은 이어가겠지만, 최근 일련의 구단 행정에 비판적인 의미를 담아 협업 중단을 선언한 것이다.
안산 서포터스 베르도르는 24일 성명서를 통해 "구단이 주최하는 모든 경기 외 행사에 대한 협업을 중단하기로 결정했고 이를 (구단에) 전달했다"며 "베르도르 유스의 경우 많은 관심을 받았고 함께해 주시는 분들이 많았지만, 이렇게 결정된 사유를 공유하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며 총 세 가지 사유를 공개했다.
서포터스 측은 우선 "구단이 구성원 보호에 힘을 쓰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베르도르는 "지난 14일 부산 아이파크와의 경기 이후 작성된 기사들은 (이관우) 감독님과 이를 따르는 선수들, 그리고 이들을 응원하는 팬들에게 큰 상처로 다가왔다"며 "이후 추가적인 보도를 통해 해당 경기에 K리그 출입 자격이 없는 언론인이 기자회견장에 출입한 것이 공개됐고, 그 과정에서 부산의 조성환 감독님께도 큰 결례를 끼친 점이 공개됐다"고 설명했다.
프로축구연맹과 구단에 따르면 당시 경기장엔 K리그에 출입할 수 없는 매체가 출입했고, 경기 전·후 인터뷰까지도 참석했다. 조성환 부산 감독을 이관우 당시 안산 감독으로 착각해 거취에 대한 질문을 했다가 구단 담당자가 이를 설명하는 해프닝까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베르도르 측은 "홈팀의 구성원들과 심지어 원정팀에도 큰 상처를 남긴 해당 매체를 구단에서 출입 금지, 정정보도 요청, 언론 중재위 제소 등의 다양한 강력한 수단을 통해 책임을 물었는지 알 수 없다"며 "이후에도 같은 논조의 기사가 보도되는 걸로 보아 베르도르는 구단이 구성원 보호에 관심이 없다고 판단되고, 이는 팬에게도 마찬가지일 것으로 생각한다. 구성원을 보호하지 않는 구단과 어떻게 함께 미래를 도모하며 협업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관우 감독의 해임 사유와 행정 과정에 대해서도 비판 목소리를 냈다.
서포터스 측은 "문화일보 보도를 통해 이관우 감독에게 전달한 계약 해지 통지문의 존재에 대해 확인했고, 의무 조항 미이행이 지적돼 있다"면서 "계약서상 명시되지 않은 내용으로 인해 보고할 수 없었을 뿐 경기 평가보고서, 전지훈련 직후 및 전·후반기 전력 평가서 모두 작성한 것으로 확인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혹여나 미이행했다고 한들 12월의 전지훈련에 대해 아직도 필요 서류를 요구하지 않은 담당자가 있었다면 그 담당자 또한 막중한 책임을 물어야 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겠느냐"며 "이 사유가 계약서상 명시된 위약금 혹은 지급 의사를 표현했던 잔여기간 보수 지급을 철회할 만큼 막중한 사유라는 법리적인 판단은 거친 것인지 심희 의심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서포터스 측은 "규정상 서울 이랜드와의 마지막 경기는 P급 라이선스를 보유한 지도자를 선임해야 하는데, 구단은 마지막 경기에 P급 지도자 선임을 위해 필요한 재정 또한 준비가 되어있느냐"면서 "베르도르가 구단 지원을 매번 거부한 건, 없는 살림에 선수들에게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그러나 허술한 행정으로 큰 재정적 타격을 스스로 입는 구단과 어떻게 함께 나아갈 수 있겠는가"라고 꼬집었다.

성적 부진을 이유로 이관우 감독과 계약을 해지한 것에 대해서도 "감독이 혼자 책임져야 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앞서 안산 구단은 지난 18일 이관우 감독과 계약 해지를 발표했다. 부임 1년 만이다. 당시 안산은 승점 20(4승 8무 17패)으로 최하위였다.
베르도르는 "감독이 선수단도 입맛대로 꾸렸다는 이야기도 있다. 시즌 시작 전 있었던 선수 선발 논란에 대해서는 계약된 선수들 모두 혁신안에 나와 있는 전력강화위원회를 통해 선발됐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며 "선수단 구성과 관련한 부분은 이관우 감독이 아닌 전력강화위원 모두가 함께 책임져야 할 부분이다. 당시 전력강화위원진이 구단에 부재한 상황이 이관우 감독이 그 책임을 모두 져야 할 이유가 되진 않는다"고 했다.
이어 "현 구단 수뇌부에게 올해가 첫 시즌인 것처럼 이관우 감독에게도 올해가 첫 시즌이다. 시즌은 함께 시작했고 같은 시간을 보냈다. 구단은 목표했던 스폰서 광고 수입 7억 6600만원 중 6250만원만 체결(5일 기준)했다. 이는 8%에 해당하는 달성률인데, 이에 대한 책임은 누가 지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왜 이관우 감독에 대한 잣대와 프런트에 대한 잣대가 다른가. 혹시 저조한 성적을 이유로 들고 싶다면, 지원 부족을 이유로 든 이관우 감독의 입장은 왜 이해를 하지 못하느냐"며 "같은 구성원의 처지도 이해하지 못하는 구단과 어떻게 서로의 처지를 이해하면서 협업할 수 있겠느냐"고 덧붙였다.
베르도르 측은 "구단과 서포터스의 상호 발전을 위해 부족한 능력이지만 열심히 협업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앞으로는 위와 같은 이유로 구단과 협업을 진행하지 않을 것"이라며 "대신 경기장 안팎에서 쉼 없이 뛰고 있는 선수들을 위한 응원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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