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FC 데뷔전에서 화려한 카리스마와 자신감 넘치는 퍼포먼스로 주목받았던 '좀비 주니어' 유주상(31)이 끝내 무릎을 꿇었다. 현지에서는 다니엘 산토스(30·브라질)와 맞대결에서 유주상의 움직임이 다소 경솔했음을 지적했다.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은 6일(한국시간) "산토스가 화려한 타격을 퍼붓는 동안 유주상은 매력적인 카리스마로 관중들을 사로잡았다. 두 사람 사이에는 강한 에너지가 흘렀지만, 산토스는 카리스마만으로는 싸움을 이길 수 없다는 걸 증명했다"고 보도했다.
더불어 매체는 유주상이 산토스와 경기에서 다소 방심했음을 지적하기도 했다. 'ESPN'은 "유주상은 1라운드에서 산토스의 빗나간 펀치를 조롱하며 관중을 즐겁게 했지만, 2라운드에서는 산토스가 왼손 펀치로 그를 강타하며 '좀비 주니어'를 놀릴 틈조차 주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어 'ESPN'은 "유주상이 화려한 퍼포먼스로 관중을 사로잡았지만, 결국 산토스의 폭발적인 타격 앞에 무너졌다"며 "전형적인 '교만의 대가'이자, 동시에 매력적인 경기였다"고 총평했다.
유주상은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티모바일 아레나에서 열린 'UFC 320: 안칼라예프 vs 페레이라 2' 언더카드 경기에서 산토스와 맞붙어 2라운드 21초 만에 TKO로 패했다. UFC 페더급(65.8kg) 파이터인 그는 이번에 계약체중(69.4kg)으로 경기에 나섰다.
유주상은 28초 KO로 UFC 데뷔전을 마치며 화려하게 등장했지만, 이번에는 산토스의 철저한 분석과 강력한 왼손 훅 앞에 속수무책이었다. 초반에는 여유 있는 몸놀림으로 잽과 카프킥을 섞어내며 주도권을 잡았고, 상대의 공격이 빗나갈 때마다 익살스러운 제스처로 관중의 환호를 이끌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거리 싸움에서 밀리기 시작했고, 산토스가 점차 압박을 강화했다.
2라운드 초반 산토스는 유주상의 카프킥 타이밍을 간파한 듯 왼손 훅 3연타를 던졌다. 두 번의 펀치를 막은 유주상은 데뷔전에서 통했던 왼손 체크훅으로 맞불을 놨지만, 산토스의 마지막 왼손이 더 빠르고 강하게 꽂혔다. 유주상은 그대로 앞으로 쓰러졌고, 이어진 그라운드 앤 파운드에 반응하지 못한 채 심판이 경기를 중단시켰다.
산토스는 경기 후 "네 상대가 슈트복스 파이터라면 존중을 보여라"라며 "우린 몇 대 맞을 수 있지만 언제나 공격을 되돌려준다. 그게 브라질이고, 그게 슈트복스다"라고 외쳤다. 이어 "유주상은 한 가지 패턴에 의존하는 파이터다. 그래서 왼손 훅을 반복적으로 연습했다. 카운터 타이밍이 올 줄 알았다"고 말했다.
이번 경기는 두 선수의 원래 체급이 아닌 69.4kg 계약 체중으로 진행됐다. 산토스 측이 감량 중 실신하는 바람에 UFC에 체중 조정을 요청했고, 의료진의 권고로 경기 방식이 변경됐다. 계체 당일 산토스는 68.5kg, 유주상은 69.2kg으로 통과했다.
커리어 첫 패배를 당한 유주상은 경기 직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죄송합니다, 시원하게 졌네요"라는 짧은 글을 남겼다. '좀비' 스승 정찬성은 자신의 SNS에 과거 자신이 패했던 사진을 올리며 후배를 격려했다.
유주상은 이번 패배로 9승 1패가 됐지만, 여전히 UFC에서 주목받는 신예 중 한 명이다. 향후 복귀전 일정은 추후 확정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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