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프로야구(KBO)에서도 활약했던 일본 투수 출신 지도자 카도쿠라 켄(52)이 일본의 한 TV 프로그램에 나와 근황과 함께 가출했던 당시의 상황을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일본 매체 데일리스포츠에 따르면 카도쿠라는 16일 방송된 한 프로그램에 출연해 "약 3년 전부터 고등학교 시절 야구부 감독으로부터 운송회사를 소개받아 사회에 복귀했다. 현재 트럭 운전사로 일하고 있다"고 밝혔다.
카도쿠라는 KBO 리그에서도 뛰었던 우완 투수였다. 2009시즌을 앞두고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에 입단해 2011시즌 삼성 라이온즈를 거쳐 한국 무대 3시즌 동안 74경기에서 27승 17패 평균자책점 4.03을 기록했다. 2010시즌 SK 시절에는 30경기에서 14승 7패 평균자책점 3.22로 준수한 성적을 찍었다. 2013년부터는 삼성 라이온즈에서 지도자 생활을 했고,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일본프로야구(NPB) 주니치 드래곤즈 2군 투수코치를 지냈다.
하지만 카토쿠라는 2021년 5월 갑자기 일신상의 사유로 주니치에서 퇴단했다. 알고보니 가출 이후 무단결근했다는 이야기가 밝혀져 화제가 됐다. 무사히 귀가했지만 무려 3차례나 집을 나가는 돌발 행동을 했다. 결국 이혼 소송을 당했고, 일본 야구계에서도 사실상 쫓겨났다. 데일리스포츠 역시 카도쿠라에 대해 "2021년 돌연 실종하며 일본을 발칵 뒤집어놨다"고 소개했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카도쿠라는 가출 당시에 대한 질문에 "맡고 있던 선수들의 성적 때문은 아니었다. 지금 생각해봐도 원인을 알 수가 없다. 사실 초등학교 3학년부터 야구를 한 이후 야구가 즐겁지 않았다. 어느 날 야구가 싫어졌다. 머릿속이 복잡한 상태가 그냥 집을 뛰쳐나갔던 것 같다. 알고 보니 집과 50km 정도 떨어진 숲속에서 앉게 됐다"고 답했다.
이어 "사실 극단적인 생각도 했었다. 집에서 나온 이후 다리 밑에서 골판지를 깔고 자기도 했다. 샤워를 하려고 들어간 만화방에서 인터넷을 살피는데 저의 실종이 큰 화제가 된 소식을 확인했다. 결국 집으로 돌아오게 됐고, 그 이후 은둔형 외톨이가 됐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다시 정상적인 삶으로 돌아온 계기에 대해서는 "모친과 함께 어린 시절 절친했던 이웃집을 찾아갔는데 '아무도 너를 보고 있지 않다. 괜찮다'는 말을 건네줬는데 그 한마디가 큰 힘이 됐다. 결국 다시 편한 정신 상태로 돌아왔다"고 카도쿠라는 직접 설명했다.
데일리스포츠는 카도쿠라에 대해 "현역 시절 연봉 총액 10억엔(약 95억원)을 벌었다고 하지만 반은 세금으로 지불했고 집을 사는데 모두 써버렸다. 결국 이혼 소송 끝에 집도 전처에서 뺏긴 상태"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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