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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 우즈처럼" 빨간 옷, 5년 만의 LPGA 트로피... 김세영 "잃어버린 길 찾은 느낌" [해남 현장]

"타이거 우즈처럼" 빨간 옷, 5년 만의 LPGA 트로피... 김세영 "잃어버린 길 찾은 느낌" [해남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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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남=박건도 기자
해남 파인비치 골프링크스에서 열린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2025 파이널 라운드에서 최종 우승한 김세영이 우승트로피를 들고 있다. /사진=뉴시스

5년 만의 정상 복귀다. 김세영(32)이 고향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대회 시작부터 끝까지 리더보드 최상단을 지키며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완성했다.


김세영은 19일 전남 해남군 파인비치 골프링크스(파72)에서 열린 LPGA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총상금 230만 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1개를 묶어 5언더파 67타를 기록했다.


최종 합계 24언더파 264타를 기록한 김세영은 2위 일본의 하타오카 나사(20언더파 268타)를 4타 차이로 따돌리고 대회 정상에 섰다.


고향 팬들과 가족 앞에서 거둔 통산 13번째 LPGA 트로피였다. 숙원을 푼 김세영은 우승 기자회견에서 "가족과 팬들 앞에서 우승하는 게 오랜 꿈이었다"며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릴 줄 몰랐다. 한국 팬분들께 좋은 기운과 기쁨을 드릴 수 있어 정말 행복하다"고 밝혔다.


더불어 김세영은 "올해 기회가 많았는데 결과가 따르지 않아 스스로 많이 흔들렸다"며 "이번 대회를 통해 잃어버린 길을 다시 찾은 기분이다. 다시 내 골프를 되찾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세영이 19일 전남 해남군 파인비치 골프링크스(파72)에서 열린 LPGA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우승 후 트로피를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마지막 라운드에서 김세영은 3번홀 보기를 범하며 잠시 흔들렸지만, 5번부터 7번홀까지 연달아 버디 3개를 기록하며 분위기를 바꿨다. 김세영은 "아침부터 매 홀 긴장이 컸다"고 말했다. 이어 "3번홀 보기로 추격을 허용했을 때 순간적으로 흔들렸지만, 아버지의 '두려워도 쫄지 말라'는 말을 떠올렸다"며 "그 순간 공격적으로 플레이하자는 마음으로 끝까지 밀어붙였다"고 설명했다.


김세영은 이번 우승을 전환점으로 여기며 "그동안 상황마다 정형화된 해법을 찾으려 했지만, 압박이 오면 매듭이 풀리지 않는 느낌이었다"며 "지난주 상하이 대회 이후 특별한 방법 없이 원래 제 스타일대로 치자고 마음먹었고, 그게 이번 대회에서 잘 맞아떨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인 때처럼 날것 그대로 쳤더니 제 흐름이 살아났다"고 덧붙였다.


김세영은 첫 홀에서 자주 보기를 기록한 점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말했다. 이번 대회를 되돌아 본 김세영은 "처음엔 조금 흥분했던 것 같다. 너무 긴장돼 감정을 가라앉히려 노력했다"며 "그런데도 흐름을 잃지 않고 밀고 나가는 균형을 잡은 게 잘 맞아떨어졌다"고 전했다.


김세영(오른쪽)이 19일 전남 해남군 파인비치 골프링크스(파72)에서 열린 LPGA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우승 후 동료들에게 삼폐인 세례를 맞고 있다. /사진=뉴시스

오랜 시간 함께한 캐디 폴 푸스코에 대한 신뢰도 언급했다. 그는 "폴은 LPGA 최고의 캐디라고 생각한다. 오늘 4번홀쯤 한국어로 '할 수 있다'는 말을 해줬는데, 그 말이 정말 큰 힘이 됐다"며 "30년 넘는 경험으로 언제나 안정적으로 플레이를 도와준다"고 공을 돌렸다.


우승 후 세리머니에 대해 김세영은 "동료들이 샴페인을 터트려줘서 정말 기분이 좋았다. (전)인지가 한 모금 마시라고 해서 마셨다. 지금 살짝 알딸딸하다"며 웃더니 "목소리가 가장 컸던 가족과 친구, 동네 분들이 와서 응원해줘서 정말 감사했다. 그분들 덕분에 마지막까지 힘을 낼 수 있었다"고 미소 지었다.


김세영은 우승 공백기를 버틸 수 있었던 이유로 주변의 도움을 꼽았다. 그는 "5년 동안 우승이 없어 걱정도 컸지만, 혼자서는 절대 극복할 수 없는 일이었다"며 "잘못된 방향으로 갈 때마다 올바른 길로 이끌어준 분들이 있었기에 다시 설 수 있었다.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선수들도 자신이 잘했던 순간을 떠올리면 언젠가 다시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빨간 바지는 상징적인 의미로 남았다. 김세영은 "프로가 되고 나서 사람들이 타이거 우즈의 빨간 셔츠처럼 저를 기억할 수 있는 포인트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빨간 바지를 입었을 때 첫 우승을 하게 돼서, 그 이후로는 자연스럽게 계속 입게 됐다"며 "오늘도 안 되면 다시는 안 입자고 했는데, 이제는 계속 입어야 할 것 같다"고 다짐했다.


김세영이 19일 전남 해남군 파인비치 골프링크스(파72)에서 열린 LPGA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우승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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