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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 또 부상' 추락했던 정지석의 부활, "아예 안 아플 순 없다, 전성기 근처까지 갈 것" [인천 현장인터뷰]

'부상 또 부상' 추락했던 정지석의 부활, "아예 안 아플 순 없다, 전성기 근처까지 갈 것" [인천 현장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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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안호근 기자
대한항공 정지석이 23일 한국전력전 승리를 거두고 코트에서 딸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전성기 근처까지는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부상으로 내리막길을 걸었던 정지석(30·인천 대한항공)이 완전히 부활했다. 허리와 정강이 부상 등으로 인해 리베로를 맡기도 했고 부진하다는 평가에도 직면해야 했다. 그러나 올 시즌 완전히 달라졌다.


정지석은 23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수원 한국전력과 2025~2026 진에어 V리그 1라운드 홈 개막전에 선발 출전해 블로킹 2개와 서브 득점 하나를 포함해 양 팀 최다인 23득점하며 팀의 세트스코어 3-1(25-18, 18-25, 25-13, 25-23) 승리를 이끌었다.


송림고를 거친 정지석은 2013~2014시즌을 드래프트 2라운드 6순위로 대한항공 유니폼을 입고 세 차례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고도 모두 대한항공에 남았다. 그만큼 기량이 뛰어난 선수였다.


2018~2019시즌과 2020~2021시즌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했고 우승 반지를 5개나 낀 에이스였다. 2020~2021시즌, 2023~2024시즌엔 챔피언결정전 MVP까지 수상하며 팀의 우승에 일등공신이었다.


긴 토스에 재치 있게 왼손으로 밀어넣기를 시도하는 정지석(가운데).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그러나 지난 두 시즌은 달랐다. 특히나 지난 시즌엔 정강이 피로골절로 인해 부침을 겪었다. 점프가 힘들어 리베로로 출전하기까지 했다. 시즌 종료 후엔 부상이 재발해 대표팀에서도 도중 하차하기도 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는 달라져야 했다. 정지석은 새로 팀을 맡은 헤난 달 조토 감독으로부터 한선수에 이어 주장으로 낙점됐고 부지런히 몸 상태를 끌어올렸다. 감독의 특별 관리 속에 컵 대회에도 나서지 않았던 정지석은 개막전을 맞아 최고의 기량을 뽐냈다.


이날 정지석의 공격 성공률은 무려 68.97%에 달했다. 양 팀 사이드 공격 중 최고의 효율(58.62%)도 자랑했다.


경기 후 헤난 감독은 "(정)지석이는 올라운더다. 서브, 공격, 리시브 등 다 좋다"며 "수비 쪽에서 조금만 더 했으면 좋았겠지만 그럼에도 수비가 잘 안 풀리면 다른 기술들로 보완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오늘도 좋은 경기를 했지만 더 좋아질 선수"라며 "지석이는 범실에 대해 영향을 받는 선수가 아니다. 본인 것만 잘하면 충분히 전성기보다 더 올라올 선수라고 본다"고 기대를 나타냈다.


두 명의 블로커 사이로 강력한 스파이크를 때리는 정지석(왼쪽).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정지석은 "온전한 몸 상태로 개막전을 뛰는 것 자체가 행복하고 뛸 수 있게 도움 주신 감독님과 코칭스태프에 감사하다"며 "경기력은 모든 팀원이 최선을 다해 나온 결과이고 너무 좋지만 시즌이 길다. 앞으로 더 하려고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커다란 부상을 겪었고 재발도 있었던 만큼 아직도 100%라고 말할 수는 없다. 정지석은 "아예 안 아픈 건 없다. 선수들은 조금씩 잔부상을 달고 산다. 우리 팀과 나도 그렇다"며 "외국인 트레이너와 체력 트레이너, 그 밑에 한국인 트레이너 분들도 계신데 더 좋은 트레이닝을 해주시고 잘 따라가다보니까 (한)선수 형도 그렇고 몸이 다 좋아졌다"고 말했다.


부진하다는 평가에 이를 갈았다. 정지석은 "2년 동안 부진하다는 소리를 들었을 때 이걸 뒤집으면 재밌겠다고 생각해 정말 열심히 준비를 많이 했다"며 "감독님도 너무 많이 도와주셨다. 그 전 감독님 때는 못 보여줘서 미안하다. 이제라도 보여줄 수 있어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전성기를 뛰어넘을 것이라는 감독의 평가에 대해선 "너무 감사하다. 훈련 때 전성기 이상의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생각하고 훈련하니까 개막전이기도 하고 긴장도 많이 했는데 경기 끝나고 기록 얘기를 들었을 때 첫 단추를 잘 끼웠다고 생각했다. 전성기 근처에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정지석(오른쪽)이 득점 후 동료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강도 높은 비시즌 훈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굉장히 힘들었다. 그제 계양 와서 훈련하기 전날에 신갈에서 훈련할 때도 관리해주시지 않을까 했는데 역시나 긴장을 늦추면 안 되겠더라"면서도 "그만큼 힘든데 훈련 때 잠깐 힘들고 훈련 시간 외엔 자율적으로 하게끔 만들어준다"고 말했다.


한선수가 오랫동안 맡았던 주장 완장까지 넘겨 받으며 어깨가 더 무거워졌지만 그러한 책임감이 정지석에겐 동기부여가 되기도 한다. "선수 입장에서도 모든 게 바뀌었는데 앞장서서 팬 서비스를 하는 것도 그렇고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주장은 못하는 선수도 많지 않나. 감사하다"며 "남들 다 힘들어 할 때 나는 그런 생각하면 안 되고 그런 게 조금 힘들면서도 좋은 자극이 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선수 형은 주장과 관계 없이 최고의 세터다. 주장을 내려놓으니 더 홀가분해진 것 같다"면서도 "선수 형이 주장이어서 잘했었나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좋은 기운을 이어받은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2018년 첫 우승 이후 5차례나 정상에 올랐고 그 중심에 정지석이 있었다. 올 시즌엔 전력평준화가 이뤄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지만 정지석의 생각은 확고했다. "우리는 당연히 우승할 수 있는 팀이다. 주장인 제가 플레이오프가 목표라고 생각하는 건 말도 안 된다"며 "항상 우승이 목표다. 다른 팀들도 뛰어난 기량을 갖춘 팀이 많지만 문제없다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최다 득점을 기록한 정지석이 경기 후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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