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급했던 것 같다."
3연승 후 뼈아픈 셧아웃 패배를 당한 우승 감독 필립 블랑(65) 천안 현대캐피탈 감독은 3세트 자신의 판단이 실수였다고 인정했다.
현대캐피탈은 16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인천 대한항공과 진에어 2025~2026 V리그 남자부 홈경기에서 세트스코어 0-3(27-29, 25-27, 23-25) 셧아웃 패배를 당했다.
3연승을 달리고 있던 현대캐피탈은 이날 주전 세터 황승빈이 어깨 부상을 털어내고 48일 만에 복귀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1라운드에서 풀세트 끝에 패배했던 대한항공이 상대였기에 더욱 기대감이 컸다.
그러나 너무도 뼈아픈 결과를 받아들여야 했다. 1,2세트 모두 듀스 혈투 끝에 마지막에 고개를 떨궜다. 팽팽한 경기를 펼치고도 23개의 범실을 한 게 결정적이었다.
경기 후 만난 블랑 감독은 "첫 세트 시작을 잘 끊었다고 생각했는데 범실이 6개나 나왔다. 그것 때문에 무너진 경기였다"며 "7명 완전체로 하는 경기여서 기대가 컸는데 아쉬웠다. 그럼에도 사이드아웃 상황에서 분배가 다양해진 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선수들의 실수가 쏟아졌고 패배가 눈앞에 다가온 상황. 앞서 가던 상황에서 역전을 허용하자 너무 빠르게 타임아웃을 모두 소진했다. 명장도 조급해졌다. 반면 대한항공은 21-19에서 한 번, 24-23에서 한 번 요긴하게 타임을 부르며 흐름을 끊었고 결국 3세트까지 가져올 수 있었다.
헤난 감독은 이에 대한 질문에 "급했던 것 같다. 원래는 더블체크를 하면서 타임아웃을 사용하는데 급해진 면이 있었다"며 "장아성이 신호진을 대체하면서 연습하는 과정에서 자리를 잡아주는데 있어 급한 면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결과는 돌이킬 수 없다. 다음 경기를 잘 준비하는 게 더욱 중요하다. 나흘 뒤 안방으로 이동해 안산 OK저축은행을 맞이한다. 5위에 머물고 있지만 최근 5경기 4승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고 대한항공마저 셧아웃으로 격파한 팀이기에 경계할 수밖에 없다.

아쉬운 게 많은 경기였다. 신호진에 대해선 "코트 밖에 있는 기분이었다. 뭐가 잘됐고 안됐는지 다시 대화해봐야 할 것 같다"며 "신호진에겐 공격보다 수비에서 기대를 하지만 전위에 올라왔을 땐 아포짓으로 역할을 더 해줬으면 한다. 훈련장에서 본 것과 너무 상반돼 아쉬움이 컸다. 훈련장에선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물론 기계가 아니기에 매번 같을 수 없지만 그런 모습에서 아쉬웠다"고 전했다.
황승빈에 대해서도 "경기 내에서 리듬이 조금 부족해보였고 흐름을 읽는데 부족함이 있었다. 정한용이 라인 쪽을 공략하는데 그 부분을 허용했다"고 밝혔다.
그렇기에 우선 팀워크를 끌어올리는 게 가장 중요하다.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즈(등록명 레오)가 건재했고 무엇보다 허수봉이 발군이었다. 블랑 감독은 "허수봉을 빼놓을 수 없다. 너무 잘해줬다"며 "그렇기에 7명 완전체 경기를 기대했는데 모두가 좋은 경기력으로 보여줬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전했다.
완전체 조합이 호흡을 맞춘다면 충분히 우승 팀의 저력을 보일 수 있다는 게 블랑 감독의 믿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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