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주류 구원 투수였는데..."
미국을 떠나 있던 4년, 정확히는 한국에서 활약한 1년 만에 코디 폰세(31·토론토 블루제이스)는 완전히 다른 투수로 변모했다. 다시 미국으로 향한 폰세를 바라보는 빅리그의 시선도 과거와는 완전히 달라졌다.
메이저리그(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30일(한국시간) '2026년 MLB에서 각 팀별로 주목할 만한 신예 선수 1명'을 꼽으며 토론토에선 폰세를 선정했다.
신인에 국한되지 않고 반등할 가능성이 높은 선수를 꼽으며 "이 선수들은 때때로 뛰어난 활약을 보여줬음에도 불구하고 어떤 이유에서든 아직 기대에 완전히 부응하지 못한 선수들"이라고 설명했다.
MLB닷컴은 "폰세가 3년 3000만 달러(약 434억원) 규모의 계약에 최근에야 서명했다는 점을 생각하면 다소 의외의 선택처럼 느껴질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일본과 한국에서 4년간 투구한 뒤 MLB로 돌아온 그의 이야기는 매우 매력적"이라고 전했다.

이어 "지난 시즌 폰세는 KBO MVP를 수상했으며 180⅔이닝 동안 252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상대 타자들을 완전히 압도했다"며 "우리가 마지막으로 빅리그에서 본 그는 피츠버그 파이리츠에서 자리를 잡지 못했던 비주류 구원 투수였지만 구속은 상승했고 뭔가를 깨우친 것처럼 보인다. 따라서 31세 폰세의 '늦깎이 전성기'를 목격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2015년 MLB 드래프트에서 밀워키 브루어스의 지명을 받은 폰세는 2020년 피츠버그 소속으로 빅리그에 데뷔했고 2021시즌까지 2시즌 동안 20경기(선발 5경기)에 등판, 55⅓이닝 동안 1승 7패 평균자책점(ERA) 5.86을 기록한 채 일본 무대로 떠났다.
MLB닷컴에서 '비주류 투수'라고 언급했던 2022년부터 세 시즌 동안 일본프로야구(NPB)를 경험한 폰세는 2025시즌을 앞두고 100만 달러 전액 보장을 받고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구속이 상승했고 스플리터까지 추가한 폰세는 KBO리그 역대 최고 투수의 임팩트를 남겼다. 29경기에서 180⅔이닝을 소화하며 17승 1패 ERA 1.89, 41볼넷을 허용한 반면 삼진은 무려 252개나 잡아냈는데 이는 KBO리그 단일 시즌 최다 탈삼진 신기록이었다. 이닝당 출루허용(WHIP)은 0.94, 피안타율 0.199를 남기며 투수 4관왕과 함께 시즌 MVP까지 차지했다.

월드시리즈에서 7차전 혈투 끝에 다저스에 무릎을 꿇은 토론토는 선발 보강에 나섰고 폰세의 성장세를 주목했다. 메릴 켈리(애리조나)와 에릭 페디(밀워키) 등처럼 또 다른 역수출 신화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지 현지에서도 기대가 큰 상황이다.
우승팀 다저스에선 사사키(24)가 가장 주목을 받았다. 조기 미국 진출 욕심을 나타낸 사사키는 아마추어 계약을 통해 헐값에 미국으로 건너갔지만 정작 10경기 출전에 그쳤고 1승 1패 평균자책점(ERA) 4.46으로 실망스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시즌 초반엔 조기 강판 후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그러나 시즌 막판 구원 투수로 변신한 사사키는 가을야구에서 9경기에 나서 10⅔이닝을 소화하며 3세이브 ERA 0.84로 완벽 변신에 성공했다. 자연스레 내년 시즌 기대가 쏠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MLB닷컴은 "미국 데뷔 시즌에 큰 기대를 모았지만 포스트시즌이 돼서야 일본에서 받았던 기대에 부응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다"며 "어깨 부상으로 몇 달을 결장한 사사키는 새로운 불펜 역할로 복귀해 압도적인 활약을 펼쳤다"고 전했다.
이어 "이 활약을 통해 사사키의 강력한 구위는 여전히 건재하며, 단지 그 구위를 끌어올리는 것이 관건이라는 것을 증명했다"며 "앞으로 사사키와 다저스에겐 선발 투수로 복귀했을 때 처음부터 최고의 구위를 유지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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