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겼지만, 생각이 많아지는 경기다. 선수들도 책임감을 가졌으면 좋겠다."
유도훈(58) 안양 정관장 감독이 한 말이다. 승리에도 불구하고 선수단의 안일한 경기력에 대해 이례적인 작심발언을 쏟아냈다.
정관장은 9일 안양 정관장 아레나에서 열린 2025~2026 LG전자 프로농구 정규리그 홈 경기에서 울산 현대모비스를 78-76으로 이겼다.
이날 승리로 정관장은 20승 10패를 기록하며 원주DB를 제치고 단독 2위를 탈환했다. 올 시즌 현대모비스전 4전 전승의 절대 우위도 이어갔다.
하지만 경기 내용은 유도훈 감독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3쿼터 한때 16점 차까지 앞섰지만, 이후 급한 공격과 다소 어이없는 턴오버를 남발하며 3-23 스코어 런을 허용해 역전까지 당했기 때문이다. 상대가 주포 레이션 해먼즈가 결장한 상황에서 비교적 손쉬운 승리를 따낼 수도 있었지만, 다소 안일한 경기 끝에 패배 위기까지 내몰렸다.
특히 정관장은 3쿼터 3분 38초를 남기고 61점까지 쌓았지만, 4쿼터 6분 48초가 남은 상황까지 무득점에 그치는 심각한 경기력 난조에 시달리기도 했다.
패배한 팀도, 승리한 팀마저도 웃을 수 없었던 경기였다.

경기 후 유도훈 감독은 승리의 기쁨보다 따끔한 질책을 먼저 꺼냈다. 유도훈 감독은 "감독이 매번 결과에 책임을 지고 잘못했다고 하지만, 선수들도 이제는 책임감을 갖고 가야 할 방향을 생각해야 할 것 같다"고 운을 뗐다.
유도훈 감독이 지적한 가장 큰 문제는 팀 정체성 상실이다. 유도훈 감독은 "우리 팀은 공격팀이 아니라 수비팀이다. 공격이 안 되면 수비로 견디는 팀"이라고 강조하며 "공격이 잘 될 때도, 안 될 때도 있지만 수비는 항상 기본을 지켜야 한다. 그런데 오늘 1, 3쿼터는 전혀 정관장답지 않은 수비를 했다. 트랜지션 수비와 전체적인 수비 조직력이 무너지는 모습이 나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유도훈 감독은 "감독이 책임져야 할 부분도 있지만, 선수들도 우리 스스로가 어떤 팀인지 인지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강하게 덧붙였다.
승부처 관리 능력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표했다. 유도훈 감독은 "공격이 안 되고 바로 실점을 하는 부분이 나오는데, 그럴 때 정확한 공격을 통해 오히려 파울을 얻어내거나 흐름을 끊어야 한다. 우리가 가져가야 할 영리한 부분이 부족했다"고 진단했다.
전술적인 고민도 털어놨다. 유도훈 감독은 "외곽에서 투 가드와 수비형 가드를 붙여서 쓰고 있는데 이에 대해 앞으로 고민이 필요하다. 슛이 안 될 때 인사이드에서 상대를 흔들 수 있는 순간도 있어야 한다"며 "다행히 이겼지만 여러 부분을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는 경기였다"고 총평했다.
패장 양동근 현대모비스 감독 역시 아쉬움을 토로했다. 맹추격을 펼치며 기어이 경기를 뒤집기도 했지만, 오히려 점수가 크게 벌어진 과정에 대해 질책했다. 양동근 감독은 "3쿼터에 턴오버를 7개씩 하면 이길 수가 없다. 16점 차까지 벌어지지 않아야 할 경기였다"며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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