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농구 경기 시작 시간을 앞두고 심판이 도착하지 않아 경기가 지연되는 황당한 촌극이 빚어졌다. 부정 방지를 명분으로 내세운 심판 배정 시스템은 물리적인 이동 시간조차 계산하지 못하는 아마추어 행정의 민낯을 그대로 드러냈다.
16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하나은행 2025~2026 여자프로농구 청주 KB스타즈와 인천 신한은행의 경기는 예정된 오후 7시가 아닌 7시 30분에 시작됐다. WKBL(한국여자농구연맹)의 심판 배정 통보가 지나치게 늦어지면서 심판진이 제시간에 경기장에 도착하지 못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연맹은 경기 종료 후 공식 사과문을 발표하며 수습에 나섰다. WKBL은 "청주체육관에서 개최된 KB스타즈와 신한은행의 정규리그 경기 개시가 약 30분 지연된 사안과 관련하여 경기 운영에 차질을 빚은 점에 대해 팬 여러분과 관계자 여러분께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이번 사안을 중대한 문제로 보고 16일 경기 종료 후 해당 사안의 원인과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기 위해 관련 책임자로부터 경위서를 제출받을 예정"이라며 "빠른 시일 내에 재정위원회를 개최하여 경기 지연 발생 경위 및 후속 조치 방안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금일 경기를 치른 양 구단을 포함한 전 구단에 본 사안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드리고, 향후 재발 방지를 위하여 경기 운영 및 현장 관리 시스템 전반에 대한 점검과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홈 구단 KB스타즈가 팬들을 위해 선제적으로 실시한 환불 조치에 대해 "금일 경기 지연으로 인해 발생한 관중 환불 조치와 관련된 비용은 WKBL이 전액 부담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공정성 확보라는 명분에 정작 리그 운영의 기본인 경기시간 준수조차 지키지 못한 촌극이었다.
앞서 연맹 관계자는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심판 매수 등 불미스러운 일을 방지하기 위해 경기 당일 임박해서 배정 사실을 통보하는데, 오늘은 전달 타이밍이 평소보다 더 늦어지면서 지각하게 된 것"이라며 "배정 시스템의 허점으로 인해 발생한 안 좋은 사례"라고 말한 바 있다.
팬들도 이번 사태에 단단히 뿔이 났다. 경기 지연 관련 소식을 전한 SNS에는 "이런 일은 처음 본다", "도대체 구단은 무슨 죄", "경기도 다 못 보고 가야하네", "아마추어도 이러진 않는다"라는 등 비판이 쏟아졌다.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도 KB스타즈는 흔들리지 않았다. KB스타즈는 이날 신한은행을 88-77로 완파하고 2연승을 질주했다. 에이스 강이슬이 3점 슛 7개를 포함해 32점을 폭발시켰고, 박지수(18점 9리바운드)와 사카이 사라(11점 8어시스트)가 뒤를 받쳤다. 반면 신한은행은 9연패 수렁에 빠지며 최하위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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