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 망명을 신청했던 이란 여자 축구 대표팀 선수 중 한 명이 가족의 안전을 우려해 의사를 번복하고 이란으로 돌아가는 길에 올랐다. 안타깝게도 "돌아오면 죽는다"는 어머니의 절박한 만류가 선수에게 제때 닿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더선'은 11일(현지시간) "호주 당국으로부터 피난처를 제공 받았던 이란 대표팀 선수 중 한 명이 마음을 바꿔 귀국을 결정했다. 이 과정에서 남은 동료들의 위치를 이란 대사관에 누설하는 위기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이 선수는 지난 9일 호주 비자를 발급받은 5명의 동료와 합류하기로 했으나, 10일 비행기에 탑승하지 않고 이란행을 택했다. 토니 버크 호주 내무부 장관은 "해당 선수가 동료와 코치의 조언을 받아 이란 대사관에 연락했으며, 이로 인해 남은 6명의 선수들을 새로운 안전 가옥으로 긴급 이동시켜야 했다"고 밝혔다.
이 선수가 망명을 포기한 결정적인 이유는 고국에 남겨진 가족들의 안전에 대한 두려움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그의 어머니가 보낸 "이란으로 돌아오지 마라. 그들이 널 죽일 것이다"라는 소름 끼치는 음성 메시지는 이미 너무 늦게 도착했다.
매체에 따르면, 지지자들이 공항을 이동 중인 선수에게 이 메시지를 필사적으로 전달하려 했으나 닿지 않았으며, 그는 현재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체류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번 사태는 이란 여자 대표팀이 지난 2일 호주에서 열린 한국과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안컵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국가 제창을 거부하면서 시작됐다. 이란 정권은 이들을 '배신자'로 낙인찍었고, 선수들의 안위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지던 상황이었다.
매체는 "선수들이 이란 당국의 강압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는 정황도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이란 검찰청은 호주에 남은 선수들을 향해 망명 요청을 '적의 음모'라고 비난하며 '가족들의 걱정을 덜어주기 위해 귀국하라'고 직접적인 협박을 가했다"고 전했다.
호주 골드코스트의 호텔에서 이란 대표팀을 목격한 한 여성은 "분위기가 매우 긴장되고 철저히 통제되어 있었다. 선수들은 이란 경호원들의 지속적인 감시를 받았다"고 증언했다. 반면, 한 선수의 가족은 이란에서 "반드시 그곳에 남아있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몰래 전하기도 했다.
실제 귀국길에 오른 나머지 선수들이 지난 10일 시드니를 떠날 당시, 한 선수가 팔을 강하게 붙들린 채 억지로 버스에 오르고 다른 선수는 오열하는 모습이 목격돼 큰 공분을 샀다.
국제사회도 발 빠르게 움직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 대표팀이 귀국할 경우 "십중팔구 살해당할 것"이라며 앤서니 알바니즈 호주 총리와 이 문제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개입 소식이 전해진 직후, 주장인 자라 간바리를 비롯한 파테메 파산디데, 자라 사르발리, 아테페 라마잔자데, 모나 하무디 등 5명의 선수가 감시를 뚫고 호텔 로비를 탈출해 호주에 망명을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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