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왕이 경기장을 방문했고 '디펜딩 챔피언' 일본은 4전 전승으로 기분 좋게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8강으로 향했다. 모든 게 순조롭게 흘러가는 것처럼 보였으나 한 선수의 행동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일본 매체 프라이데이 디지털은 12일 "사무라이 재팬이 일왕이 방문한 경기에서 무라카미 무네타카(26·시카고 화이트삭스)의 팔짱 논란으로 긴급 미팅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지난 8일 도쿄돔에서 열린 호주전은 일본 선수들에도 특별한 의미가 있었다. 무려 60년 만에 일왕이 경기장을 방문해 응원을 보낸 경기였기 때문이다.
무라카미는 일본 순수 단일시즌 최다 홈런(56개)의 주인공이자 일본을 대표하는 거포로 올 시즌을 앞두고 포스팅을 통해 화이트삭스로 이적했다.
가뜩이나 부진에 빠져 있던 무라카미는 이 중요한 경기에서 태도 논란을 키웠다. 일왕 일가는 현장을 찾아 쿠리야마 히데키 전 감독 등의 해설과 함께 경기를 관전했고 승리를 거둔 대표팀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냈다.
이를 지켜본 이바타 히로카즈 감독을 비롯해 대표팀 에이스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 등 선수단은 이를 보고 그라운드에서 박수를 치거나 고개를 숙여 예를 갖췄다.
무라카미는 달랐다. 매체는 "무라카미만 팔짱을 낀 채 껌을 씹고 있었다"는 일본 대표팀 관계자의 발언을 전했다. 관련 영상이 온라인을 통해 퍼져나갔고 누리꾼들은 "무례함의 극치다", "누구 하나 주의 주는 사람이 없었느냐" 등 뜨거운 논쟁으로 번졌다.
무라카미도 박수를 치는 장면이 확인되기도 했지만 중계카메라가 10초 이상 팔짱을 끼고 있는 무라카미의 모습을 포착한 게 일을 키웠다. 매체는 "결과적으로 변명할 수 없는 증거가 됐다"며 "고의는 아니었겠지만 일장기를 가슴에 단 국가대표로서는 해서는 안 될 행동이었다"고 관계자는 주장했다.
대표팀 측에선 당황했다. 매체에 따르면 비공식적으로 스폰서 등으로부터 "저건 좀 심하다"는 항의도 들어왔다. 사태를 무겁게 받아들인 스태프는 즉시 선수와 관계자들을 모아 긴급 통지를 전달했다고.
관계자는 "여러분들의 모든 행동은 매스컴이나 팬들의 SNS를 통해 전 세계로 전달되고 있다. 국가대표로서의 자각을 가지고, 그라운드 안은 물론 버스 이동 시 팬 서비스 등 공공장소에서의 태도에 각별히 유의해 주시기 바란다"고 선수들에게 전했다.
이 주의가 무라카미를 특정한 것은 아니었으나 사실상 그런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매체에 따르면 "선수들 사이에선 '누가 봐도 무네(무라카미)를 겨냥한 소리다'라며 쓴웃음을 지었다는 후문이다. 대표팀 선수들이 훈계를 듣는 이례적인 상황이 벌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도 최근 몇 년 동안 국제대회에서 태도 논란에 휘말리기도 했다. 실망스러운 성적까지 겹쳐 필요 이상의 과도한 비난을 맞닥뜨리기도 했다.
무라카미에게도 한층 성숙해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실수가 더 잘해야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이어졌을까. 무라카미는 이후 체코전에서 호쾌한 홈런을 터뜨리며 수훈 선수가 됐다. 여전히 곱지 않은 시선이 뒤따르고 있지만 토너먼트 라운드에서의 폭발적인 활약을 펼친다면 이러한 비판 여론도 서서히 잠잠해 질 것으로 예상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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