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야구팬들에게 익숙한 한화 이글스 출신 좌완 리카르도 산체스(29·멕시코 알고도네로스 데 우니온 라구나)가 세계 최고의 국가대항전인 2026 WBC(월드 베이스볼 클래식) 4강전에서 베네수엘라를 위기에서 구하며 '특급 소방수'로 우뚝 섰다.
산체스는 17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 파크에서 열린 이탈리아와의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강전에 베네수엘라의 두 번째 투수로 등판, 1⅔이닝 무피안타 1볼넷 무실점의 완벽투를 선보였다.
이날 베네수엘라는 선발 케이더 몬테로가 초반 제구 난조를 보이며 2회말 1사 만루라는 최악의 시나리오에 직면했다. 자칫 경기 흐름이 이탈리아로 완전히 넘어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여기서 오마르 로페즈 베네수엘라 감독의 선택은 산체스였다.
산체스는 기대에 완벽히 부응했다. 첫 타자 단테 노리를 2루 땅볼로 유도하며 아웃카운트와 점수를 맞바꿨고, 후속 타자까지 범타 처리하며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매듭지었다. 특유의 공격적인 투구가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결국 0-2 상황에서 교체된 산체스는 4-2 역전승에 기여한 셈이 됐다.
경기 후 로페즈 감독은 산체스의 교체 타이밍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며 강한 신뢰를 드러냈다. 로페즈 감독은 "산체스는 오늘 완벽(Perfect)했다. 그가 마운드에서 보여준 투구는 팀에 큰 힘이 됐다"는 극찬을 남겼다.
이어 1⅔이닝 만에 교체한 이유에 대해서도 밝혔다. 로페즈 감독은 "산체스의 투구 수가 23개에 도달했을 때 교체를 결정했다. 만약 30구를 넘기게 되면 대회 규정상 내일 열릴 결승전에 등판할 수 없기 때문"이라며 "우리는 결승전에서도 산체스가 필요하다. 그를 아끼기 위해 '오늘 임무는 끝났다'고 말해줬다"고 덧붙였다.
비록 산체스는 더 던지고 싶다는 의지를 보였으나, 벤치에서는 '데이터'와 '결승전 기용 가능 자원' 등을 모두 고려해 그를 마운드에서 내리는 선택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산체스는 2023시즌과 2024시즌 한화에서 활약하며 국내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2024시즌 부상 여파로 라이언 와이스(30·휴스턴 애스트로스)에게 자리를 내주며 한국을 떠났지만, 국가대표팀에서 뛰어난 피칭을 선보이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지난 8일 조별 예선 이스라엘전(구원 등판 2이닝 1실점)에 이어 4강전 두 번째 투수라는 중책까지 완벽히 수행한 산체스는 이제 베네수엘라의 사상 첫 WBC 우승을 향한 '결승전 대기 카드'로 낙점받았다. KBO 리그 출신 투수가 세계 최고 권위의 대회 결승전 마운드에 오르는 장면을 볼 수 있을지 팬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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