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독히도 안 풀리던 흐름에도 8회말 여지 없이 '최강한화'가 한화생명볼파크에 울려퍼졌다. 그리고는 기적 같이 동점 스리런 홈런이 터져 나왔다. 지난해 팬들에게 큰 실망을 안겼던 심우준(31)이 반등의 신호탄을 쐈다.
심우준은 28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2026 신한 SOL KBO리그 홈경기에서 8회말 동점 스리런 홈런 포함 4타수 2안타 1볼넷 1삼진 3타점 3득점 맹타로 연장 11회 팀의 10-9 승리를 견인했다.
수비 좋고 발 빠른 유격수로 낙점 받고 지난 시즌을 앞두고 한화에 4년 최대 50억원에 이적한 뒤 지난해 최악의 시간을 보낸 심우준이기에 더욱 남다른 의미가 있는 개막전이었다.
통산 타율은 2할 중반대에 머물고 있음에도 큰 부상 없이 꾸준한 경기 출장이 가능했고 빼어난 수비와 빠른 발을 통해 팀에 안정감을 더해줄 선수로 기대를 모았던 심우준은 지난해 94경기 타율 0.231로 사실상 커리어 로우 시즌을 보냈다.
오히려 내부 자유계약선수(FA)로 1억 1000만원에 잔류한 하주석이 훨씬 좋은 활약을 펼쳐 마음속에 부채만 남은 1년이었다.
꼬이기만 했던 지난해의 악몽을 털어내면서 시작할 수 있었다. 개막전에서 9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한 심우준은 3회엔 삼진, 5회엔 투수 땅볼로 고개를 숙였지만 팀이 3-5로 끌려가던 7회말 볼넷으로 출루해 추격의 득점을 해냈다.
8회가 결정적이었다. 패색이 짙었던 상황에서 2사 1,2루에서 타석에 등장한 심우준은 배동현의 시속 145㎞ 직구를 통타했다. 맞는 순간 홈런을 직감할 수 있는 타구였으나 방향이 문제였다. 파울이냐, 홈런이냐, 숨 죽이고 타구를 지켜보던 팬들은 왼쪽 폴에 맞고 떨어지는 타구를 확인한 뒤 포효했다. 심우준 또한 마찬가지였다.

11회엔 앞서 2점을 내주고 불안하게 시작했지만 선두 타자로 등장해 중전 안타로 대역전극의 서막을 열었고 문현빈의 좌중간 2루타 때 홈까지 파고 들었다. 이후 한화는 앞서 10타수 무안타로 침묵하던 노시환의 동점타와 강백호의 끝내기 안타로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심우준은 "오늘 솔직히 많이 힘든 경기였다. 졌으면 당분간은 조금 팀 분위기가 떨어졌을 것 같다고 수비를 하면서 느꼈다"며 "다행히 이겨서 '올해도 (팀이) 잘 풀리겠구나,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갈 수 있겠구나' 생각했다"고 전했다.
홈런이 많은 타자가 아니지만 시범경기에 이어 개막전부터 홈런포를 터뜨렸다. 장타를 위해 특별히 무언가를 신경 쓴 건 아니었다. 심우준은 "딱히 크게 바뀐 건 없다. 작년하고 타격 폼이 크게 바뀐 건 없다"면서도 "작년엔 바깥쪽 공에 손을 많이 대고 자꾸 삼진을 안 먹으려고 하다 보니까 이상한 공에도 다 (방망이가) 나가고 했는데 이제는 2스트라이크 전에 존을 설정해 놓고 제 스윙을 강하게 돌린다는 생각으로 하다 보니까 타구질이 좋아졌고 장타도 많이 나오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홈런은 확신했다. 치자마자 넘어갈 줄 알았다"는 심우준은 "처음엔 파울이라고 생각했는데 중간쯤에 안으로 들어가겠다 싶어서 떠가는 걸 보다가 환호를 했다. 오랜만에 기분 좋았습니다.'개막했구나' 싶었다. 1호 홈런을 쳐서 너무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경기가 끝날 때까지 숨죽여야 했던 강백호와 노시환에게도 은인이 됐다. 심우준은 "시환이랑 백호한테 얘기했다. 홈런 치고 나서 '끝내기 치게 만들어 놨으니까 너네 둘이 쳐라'라고 했다"며 "9회말에 시환이 타석이 와서 그렇게 얘기했더니 진짜 끝내더라"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지난해 한화를 19년 만에 한국시리즈로 향할 수 있었던 건 메이저리그로 진출한 코디 폰세(토론토 블루제이스)와 라이언 와이스(휴스턴 애스트로스)를 빼놓고 설명할 수 없었다. 그렇기에 올 시즌엔 그만한 성적을 거두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많았다. 그러나 시범경기와 개막전을 거치며 지난해보다 더 좋아진 면모들이 하나 둘 발견되고 있다. 심우준의 반등도 한화의 올 시즌을 기대케 하는 하나의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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