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범경기부터 심상치 않았다. '탱탱볼 논란'까지 일 정도였다. 야구 팬들이 손꼽아 기다렸던 새 시즌이 드디어 개막을 알렸고 이틀 간 열린 10경기에서도 그 흐름은 그대로 이어졌다.
지난 28일과 29일 전국 5개 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개막 시리즈 10경기에선 무려 24개의 홈런이 터져 나왔다.
지난해엔 투고타저 양상이었지만 올 시즌엔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했다. 60차례 시범경기에서 119개의 홈런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경기당 평균 1.98개로 역대 최다 홈런 시즌이었던 2018년 시범경기(2.03개)에 버금가는 수준이었다.
예상대로 첫날부터 많은 홈런이 터져나왔다. 28일 개막전 5경기에선 8개의 홈런으로 15점을 만들어냈다. 치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할 수 있는 타구도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종종 보였다. 특히 한화 채은성의 홈런 타구는 발사각이 21.6도에 불과한 라인 드라이브성 타구였다. 채은성도 확신하지 못하고 타구를 날리고도 전력질주를 했고 담장을 넘어가는 걸 확인한 키움 투수 라울 알칸타라도 황당하다는 듯한 반응을 보였다.

시범경기부터 비슷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었다.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만난 선수들도 이에 대해 인식하고 있었다. 선수들 사이에서는 타구가 확실히 더 뻗어나가는 것 같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는 것이었다.
SSG 랜더스 마무리 조병현은 "미래를 봤을 때 투수들의 능력이 더 올라갈 것이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공이 많이 나가더라도 타자와 어떻게 승부하면 더 좋을지를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그런 걸 많이 연구할 생각"이라고 긍정론을 펼쳤다. 다만 타구가 생각보다 더 뻗어나간다는 의견엔 분명히 공감을 하고 있었다. 절친한 동갑내기 고명준을 예시로 들며 "(고)명준이가 밀어서 친 타구도 그렇고 안 넘어갈 타구가 넘어가는 것 같다는 느낌도 들었다"고 설명했다.
29일 5경기에선 전날의 2배인 16개의 홈런비가 쏟아졌다. 홈런으로만 29점이 만들어졌다. 최근 10년 사이 가장 많은 홈런이 나왔던 2016년(1483홈런, 경기 평균 2.06홈런), 2018년(1756홈런, 평균 2.44개)과 비교해봐도 압도적이었다.
다만 한국야구위원회(KBO)는 공인구의 문제는 없다고 밝혔다. 30일 단일 경기사용구인 스카이라인스포츠의 AAK-100의 샘플 5타를 각 구장에서 무작위로 수거해 국민체육진흥공단(KSPO) 한국스포츠개발원 스포츠용품 시험소에 의뢰해 지난 26일부터 28일까지 1차 수시검사를 실시한 결과 모든 샘플이 합격기준을 확인됐다는 것이다. 공인구 반발계수의 합격 기준은 0.4034~0.4234인데 평균 0.4093으로 정상 범위에 해당했다. 둘레와 무게, 솔기폭에도 모두 이상이 없었다.

물론 단 10경기만 치르고 올 시즌을 '타고투저'라고 단정을 지을 수는 어렵다. 다만 앞선 타고투저 시즌들과 상당히 유사한 흐름을 그리고 있다는 것만큼은 부정할 수 없다. 2016년엔 개막 시리즈에선 12경기에서 17개의 홈런이, 2018년엔 10경기에서 21개의 축포가 터졌다. 지난 시즌 4홈런, 9홈런에 그쳤던 손호영(롯데)과 박건우(NC)가 2개의 홈런을 날리며 이 부문 공동 선두로 올라선 것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었다.
2016년과 2018년에도 시범경기부터 많은 홈런이 나왔다. 2016년엔 81경기 140홈런(평균 1.73개), 2018년엔 30경기 61홈런(평균 2.03개)이 나왔는데 이 흐름은 정규시즌까지 연속성을 그렸다. 올 시즌 또한 '역대급'으로 기록될 타고투저 양상이 될 것이라는 예상을 해볼 수 있다. 2018시즌을 마친 뒤 KBO는 결국 공인구의 반발계수를 하향 조정했고 이듬해 홈런수는 1014개로 급감했다. 사실상 반발계수가 과도했다는 걸 인정한 꼴이었다.
반면 투고타저였던 지난 시즌엔 시범경기에서 42경기 53홈런(평균 1.26개), 시즌 때도 1191홈런(평균 1.65개)으로 타고투저 때와는 큰 차이가 나타났다.
타율도 2016년엔 시범경기 0.270, 시즌 0.290, 2018년엔 시범경기 0.269, 시즌 0.286을 기록했는데 지난해엔 시범경기 0.245, 시즌 0.262를 기록해 상반되는 흐름을 보였다. 올해 시범경기 타율은 0.267로 지난해에 비해 확연히 높아졌고 표본은 적지만 개막 시리즈에선 0.280으로 확실히 타고투저 시즌과 유사한 흐름을 나타냈다.
타고투저 혹은 투고타저 중 어떤 것이 야구의 발전, 혹은 흥행 등에 도움이 된다고 평가하긴 어렵다. 모든 면엔 장점과 단점이 공존하기 마련이다. 다만 지난 몇 시즌에 비해 한층 공격적인 야구를 지켜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만큼은 확실히 부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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