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령탑은 그야말로 냉정했다. 메이저리그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 중인 김혜성(27·LA 다저스)이 단 한 번의 판단 착오로 현지 언론과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의 포화를 맞았다. ABS(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를 판독했다는 이유로 다소 박한 평가를 받고 있다.
김혜성은 13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 위치한 유니클로 필드 앳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홈 경기에 9번 유격수로 선발 출전했지만 2타수 무안타 1삼진, 그리고 찬스 상황에서의 대타 교체라는 뼈아픈 성적표를 받았다. 경기도 2-5로 패하며 3연전 스윕에 실패했다.
무엇보다 경기 후 김혜성을 향한 '화살'은 그의 방망이가 아닌 '손가락'을 향했다. 1-2로 뒤진 3회말 무사 1루 상황, 상대 에이스 제이콥 디그롬의 낮은 슬라이더에 루킹 삼진을 당한 김혜성은 즉각 ABS 챌린지를 신청했다. 본인은 확신에 찬 몸짓이었으나, 판독 결과 공은 존 하단에 절묘하게 걸치며 최초 판정이 번복되지 않고 스트라이크로 확정됐다.
이 단 한 번의 실패를 두고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이례적으로 비판을 했다. 다저스 네이션에 따르면 로버츠 감독은 경기 종료 후 진행된 공식 인터뷰에서 김혜성에 대한 ABS 판독 질문에 "거기서는 챌린지를 써서는 안 됐다"며 공개적으로 불만을 나타냈다. 앞서 3회초 사사키 로키의 볼 판정에서 다저스 달튼 러싱이 한 차례 ABS 판독 기회를 썼기에 정규이닝 기준 2회에 달하는 챌린지 기회를 김혜성의 요청으로 모두 날린 셈이다.
현지 기자의 반응도 가혹했다. 캘리포니아 포스트 소속 다저스 담당 기자 잭 해리스는 자신의 SNS에 "김혜성의 챌린지는 무모하고 부적절했다"며 "사사키의 볼 판정에 필요할 수 있었던 기회를 모두 소진하고 말았다"고 꼬집었다.
김혜성 입장에서는 다소 억울할 법한 대목이다. 전날(12일) 경기에서 3타수 1안타 1볼넷 1도루로 맹활약하며 팀 공격의 활력소 역할을 했던 그였다. 표본은 다소 적지만 13일 경기 결과를 포함해 6경기 타율 0.308(13타수 4안타), 출루율 0.412라는 준수한 선구안과 성적을 기록 중인 선수에게 단 한 번의 챌린지 실패를 두고 '역적' 몰이를 하는 것은 지나치게 박한 처사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날 다저스는 장단 6안타로 2점을 뽑는 데 그쳤기에 전반적으로 6이닝 4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한 상대 선발 디그롬을 포함한 텍사스 투수들에 꽁꽁 묶였다.
하지만 빅리그는 결과로 말하는 곳이었다. 로버츠 감독은 1-3으로 뒤진 7회말 1사 2루 득점권 찬스가 찾아오자 주저 없이 김혜성을 빼고 대타 미겔 로하스를 투입했다. 김혜성이 사령탑의 차가운 시선을 딛고 다시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