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시즌 K리그2 사령탑들의 거취가 예상을 한참 벗어난 기묘한 흐름으로 요동치고 있다. 성적과 무관하게 지휘봉을 내려놓는 사례가 속출하는가 하면, 경질된 감독이 구단에 남아 불편한 동행을 이어가는 등 비상식적인 상황이 반복되며 리그 전체가 어수선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가장 먼저 충격의 신호탄을 쏜 곳은 충남아산FC였다. 지난 15일 임관식 감독이 부임 4개월 만이자 리그 단 6경기 만에 팀을 떠났다. 당시 충남아산FC는 3승 1무 2패로 리그 7위에 올라 있었고, 최근 3경기 무패 행진을 달리며 승격권을 정조준하던 시점이었다.
당초 구단은 결별 배경을 일신상의 이유라고 밝혔지만, 30일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선수단 관리와 경기 운영 등이 구단 방향과 맞지 않아 경질한 것"이라며 입장을 번복해 논란을 빚었다.
여기에 이 석연찮은 경질의 주인공이었던 임관식 감독은 보름도 채 지나지 않아 전남 드래곤즈의 신임 사령탑으로 부임했다. 한 시즌에 두 팀의 지휘봉을 잡는 이례적인 행보도 눈에 띄지만, 더 큰 문제는 전남이 기존 박동혁 감독을 내보낸 방식이다.
전남은 지난 27일, 개막 9경기 만에 박동혁 감독의 보직 변경을 발표했다. 승격 후보로 꼽히던 팀이 16위까지 추락한 성적 부진이 표면적인 이유다. 하지만 구단은 박동혁 감독을 경질하는 대신 어드바이저라는 직함으로 구단에 잔류시키는 기이한 선택을 했다.
일반적으로 성적 부진에 책임을 지고 물러난 감독은 팀을 떠나는 것이 순리다. 하지만 박동혁 감독은 지휘봉만 내려놓았을 뿐, 보직상으로는 어드바이저로서 불편한 동행을 이어가게 됐다.

현장 사령탑의 권위가 절대적인 축구계에서 전임 감독이 사실상 자리에 남는 구조는 신임 임관식 감독에게 큰 부담일 뿐만 아니라 선수단 내 혼란을 가중할 수 있는 이상한 상황이다. 특히 일각에서는 구단이 경질에 따른 행정적, 재정적 부담을 피하기 위해 현장을 떠난 전임 감독에게 보직만 유지해 주는 이른바 연봉 보전식 잔류를 택한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마저 제기되고 있다.
공교롭게도 두 팀의 사연은 묘하게 얽혀 있다. 충남아산의 초대 사령탑으로서 네 시즌간 팀을 이끌었던 박동혁 감독은 전남에서 보직 변경이라는 굴욕을 맛봤고, 박동혁 감독의 후임으로 충남아산에 부임해 6경기 만에 경질된 임관식 감독은 이제 전남에서 박동혁 감독의 후임이자 어드바이저의 조언을 받는 입장이 됐다.
사령탑을 내친 충남아산의 후속 대처도 눈길을 끈다. 충남아산은 30일 구단 역사상 첫 외국인 사령탑으로 안드레 감독을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과거 대구FC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안드레 감독은 30일부터 곧장 훈련에 합류해 체질 개선에 나선다. 구단은 임관식 전 감독의 경질 사유를 조목조목 나열하며 정당성을 주장하고 있지만, 부임 4개월 만에 감독을 갈아치운 행정을 두고 팬들의 시선은 여전히 곱지 않다.
결국 충남아산은 오는 4일 오후 6시 이순신종합운동장 1층 대회의실에서 팬 간담회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 자리에서 구단은 감독 경질 사유 등 그간 불거진 논란에 대해 직접 설명할 전망이다.
승강 플레이오프 진출권이 확대되며 어느 때보다 승격 기회가 넓어진 시즌이지만, 정작 현장은 비상식적인 행정과 석연찮은 사령탑 교체로 얼룩지고 있다. 팬들이 납득할 수 없는 경질과 보직 변경이 반복되는 작금의 K리그2는 기이한 운영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롭기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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