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이닝 동안 15볼넷. 9이닝당 16.88볼넷을 내준 셈이다. 지난해 33세이브를 올리며 한화 이글스의 19년 만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끌었지만 제구력을 잃은 불펜 투수에게 더 이상의 기회를 줄 수는 없었다.
한화는 1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키움 히어로즈와 2026 신한 SOL KBO리그 방문경기를 앞두고 김서현(22)을 말소하고 그 자리에 이날 선발로 예정된 윌켈 에르난데스를 등록시켰다.
김경문(68) 한화 감독은 취재진과 만나 "지금 폼을 조금 고치느냐 아니냐에 본인이 먼저 납득을 하면 코치들과 이야기가 되는데 만약 그게 안 되면 어려운 상황"이라며 "던지면서 제구력을 잃고 있으니까 2군에 가서 넉넉하게 시간을 가지라고 했다"고 말했다.
2023년 전체 1순위로 한화에 지명된 김서현은 비슷한 문제로 데뷔 시즌 20경기에만 나섰고 이듬해에도 6월 김경문(68) 감독 부임 전까지는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다.
김 감독과 양상문 투수코치는 김서현이 편하게 투구할 수 있도록 배려했고 김서현은 자신감을 찾고 한화의 필승조로 우뚝섰다. 지난해에는 마무리를 맡아 33세이브를 달성하며 리그 최고의 클로저 중 하나로 발돋움했다.
그러나 지난해 마무리가 좋지 않았다. 정규리그 우승 경쟁을 이어가던 상황에서 나선 SSG 랜더스전에서 하위 타선에 홈런 2방을 내주며 한화의 1위는 물거품이 됐는데, 이 경기가 트라우마가 된 듯 가을야구에서도 극심한 난조를 보였다.

올 시즌까지 그 여파가 이어지고 있다. 시즌을 마무리로 시작했지만 한 차례 블론세이브 포함 2패를 기록했고 12경기 중 3실점 이상도 3차례나 됐다. 마무리 자리에서 물러난 뒤 지난달 말 2군에도 다녀왔지만 이후 나선 경기에서도 아웃카운트를 잡아내지 못하고 2피안타 3사사구 4실점(3자책)하며 무너졌다.
12경기에서 8이닝을 책임지며 1승 2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ERA) 12.38로 부진했다. 8이닝 동안 15볼넷을 허용했다. 좀처럼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닝당 출루허용(WHIP)가 무려 3.00에 달한다.
김경문 감독은 김서현에게 3번의 기회를 더 주겠다고 공언했는데 전날 6점차로 앞선 상황에서도 김서현을 기용하진 않았다. 김 감독은 "요즘 우리가 승리조가 딱 잡혀 있지 않아서 5점도 그렇게 편하지는 않았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김서현은 시속 150㎞ 중후반대의 빠른 구속과 와일드한 폼, 변화무쌍한 패스트볼의 움직임 등으로 여전히 높은 잠재력을 인정 받는 투수다. 고정적인 폼이 없는데, 전문가들은 폼보다도 릴리스포인트가 일정하지 않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하기도 한다.
김경문 감독도 투구폼 변화를 시사했으나 본인의 의지가 중요하다고 선을 그었다. 한화 구단에 따르면 박승민 투수 코치가 먼저 투구폼 수정을 제안했는데, 김서현이 조심스럽다는 의사를 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투구폼이 중요한 건 결국 제구가 잡히지 않기 때문이다. 투구폼에 손을 대지 않고 제구를 안정시킬 수 있다면 가장 좋은 방법일 수 있다. 김 감독은 2군에서 투구폼을 변화토록 할 것이냐는 질문에 "아니다. 일단은 제구력"이라며 향후 콜업에 대해선 "(2군에서) 경기하는 걸 보면서 (투구) 내용에 따라서 생각을 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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