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일 분데스리가의 전통 강호 볼프스부르크가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무너졌다. 무려 29시즌 만에 2부 리그 강등 굴욕이다.
볼프스부르크는 26일(한국시간) 독일 파더보른에서 열린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 원정 경기에서 연장 혈투 끝에 파더보른에 1-2로 패했다. 안방에서 치른 1차전에서 0-0 무승부에 그쳤던 볼프스부르크는 합산 스코어 1-2로 밀리며 강등이 확정됐다.
이로써 볼프스부르크는 지난 1997년 1부 리그 승격 이후 29년 동안 이어온 분데스리가 연속 잔류 대기록에 마침표를 찍었다. 반면 극적인 승리를 거둔 파더보른은 디터 헤킹 감독이 이끄는 볼프스부르크와 자리를 바꾸며 1부 리그 승격의 기쁨을 누렸다.
볼프스부르크는 올해 내내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며 하위권을 전전했다. 30라운드부터 32라운드까지 3경기에서 승점 5를 따내며 간신히 자동 강등권인 17~18위에서 탈출했다. 이어 리그 최종전에서 장크트파울리를 꺾고 그들을 강등시키며 실낱같은 생존 기회를 잡았지만, 마지막 관문이었던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패배하며 무너졌다.
볼프스부르크는 과거 2016~2017과 2017~2018에도 각각 아인트라흐트 브라운슈바이크, 홀슈타인 킬을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꺾고 간신히 잔류하는 등 위기가 있었다. 하지만 불과 몇 년 전인 2020~2021에는 오스트리아 출신의 올리버 글라스너 감독 지휘 아래 리그 4위를 차지하며 2021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무대를 밟았던 팀이기에 이번 강등의 충격은 더욱 크다.

게다가 볼프스부르크는 2014년과 2021년 사이 다섯 차례나 상위 7팀에 진입했고, 2015~2016에는 챔피언스리그 8강에 올라 레알 마드리드를 패배 직전까지 몰고 가는 등 유럽 무대의 강호로 명성을 떨쳤다.
특히 2014~2015에는 헤킹 감독의 지휘 아래 케빈 더 브라위너와 바스 도스트의 폭발적인 공격력을 앞세워 바이에른 뮌헨에 이어 리그 준우승을 차지했다. 같은 해 DFB 포칼 결승에서는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를 꺾고 우승컵을 들어 올렸고, 두 달 뒤 열린 DFL 슈퍼컵에서는 뮌헨마저 제압하며 구단 전성기를 구가했다.
구단 29년 역사상 최고의 황금기는 지난 2009년이었다. 당시 펠릭스 마가트 감독이 이끌던 볼프스부르크는 구단 역사상 최초로 분데스리가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당시 그라피테와 에딘 제코로 구성된투톱은 한 시즌 동안 무려 54골을 합작했고, 이 기록은 지금까지도 분데스리가 역대 단일 시즌 최다 합작 골 기록으로 남아있다. 미드필더 즈브예즈단 미시모비치 역시 20개의 도움을 올리며 분데스리가 역대 최다 도움 기록을 보유하기도 했다.
국내 팬들에게는 구자철을 비롯해 일본 축구의 레전드 하세베 마코토 등이 활약했던 팀으로 매우 친숙하다.
1997년 처음으로 1부 리그에 발을 들이기 전까지 2부 리그와 하부 리그를 전전하던 볼프스부르크는, 파더보른전 패배로 오랜 시간 지켜온 명가의 자존심을 구긴 채 다시 2부 리그에서 승격 경쟁을 준비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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