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희찬(30·울버햄튼 원더러스)이 소속팀의 강등 아픔을 뒤로하고 세 번째 월드컵 무대에서 명예회복을 선언했다. 최근 두 시즌의 아쉬움을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을 향한 온전한 헌신과 독기로 정면 돌파하겠다는 각오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7일(현지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의 베이스캠프 훈련장 치바스 바예 베르데에서 4일 차 일정을 진행했다. 홍명보호는 과달라하라 입성 첫째 날 휴식을 취한 뒤, 둘째 날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아래 멕시코 현지 팬들을 초청한 커뮤니티 트레이닝을 진행했다. 이어 3일차와 이날 4일차 훈련은 기존 A매치 기간과 동일하게 최초 15분만 미디어에 공개한 뒤 비공개로 전환해 본격적인 전술 다듬기에 나섰다.
훈련에 앞서 취재진을 만난 황희찬의 각오는 그 어느 때보다 남달랐다. 황희찬은 "세 번째 월드컵이라는 영광스러운 무대에 서게 됐다"라며 "매 훈련과 경기마다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온전히 집중하겠다. 월드컵에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황희찬은 월드컵 직전 2025~2026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시즌에서 소속팀 울버햄튼이 최하위로 강등당하는 시련을 맛봤다. 소속팀에서의 아쉬움과 설움을 이번 월드컵 무대에서 완전히 털어내겠다는 각오다.

실제 황희찬은 최근 프리미어리그 무대에서 힘든 시기를 보냈다. 올 시즌 EPL 26경기에 출전해 2골 2도움에 그치며 팀의 강등을 막지 못했고, 앞선 2024~2025에도 21경기 2골로 아쉬움을 남겼다. 지난 2023~2024 29경기 12골 3도움을 올리며 커리어 하이를 찍고 잉글랜드 무대를 호령했던 강렬함에 비하면 최근 지표는 분명 부진했다.
하지만 황희찬은 언제나 큰 경기에 강했고, 결정적인 순간 한 방이 있는 선수다. 생애 첫 월드컵이었던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세 경기를 뛰며 경험을 쌓은 황희찬은, 지난 2022 카타르월드컵 당시 햄스트링 부상으로 몸 상태가 온전치 않았음에도 조별리그 최종전 포르투갈을 상대로 극적인 결승골을 터트리며 2-1 승리를 견인했다. 한국의 사상 두 번째 원정 16강 진출을 이끈 영웅이 된 황희찬은 이어진 브라질전에서도 날카로운 공격력을 선보이며 큰 경기에 강한 면모를 입증한 바 있다.
과거 포르투갈전의 기억에 대해 황희찬은 "그런 극적인 장면이 또 나온다면 팀과 나라 전체에 아주 좋은 상황일 것"이라며 "매 경기 결정적인 장면들이 나왔으면 좋겠다. 이를 위해 선수들과 많은 소통을 나누고 있다. 전술적으로 잘 다듬어서 매 경기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대회에서는 소속팀 동료들과의 맞대결도 예정되어 있다. 황희찬은 "소속팀서 마지막 경기 때도 라울 히메네스와 만나서 이미 이야기도 나눴다. 굉장히 친한 사이다. 과거 손흥민과 해리 케인의 조합처럼, 나 역시 울버햄튼에서 히메네스와 많은 것을 준비했고, 어시스트를 받아 골을 넣기도 했다. 경기장에서 만나면 정말 반가울 것 같다. 세계적인 선수와 함께 뛰었던 것은 좋은 추억이었고, 월드컵이라는 큰 무대에서 맞대결을 펼치게 되어 영광스럽다"고 전했다.

체코의 핵심 수비수이자 소속팀 동료 라디슬라프 크레이치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황희찬은 "가장 친한 선수 중 한 명이다. 항상 밥도 같이 먹고 이야기도 많이 나누는 사이다. 이곳에 오기 전부터 서로 '우리가 이긴다'라며 장난을 많이 쳤다. 서로 각자 최종 예선을 어떻게 치렀는지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며 "크레이치는 굉장히 똑똑한 선수고, 소속팀 코칭스태프도 전술적으로 크게 의지하는 핵심 자원이라 확실히 경계해야 한다. 매우 좋은 선수임이 틀림없지만, 한국 대표팀에도 좋은 자원이 많다. 내가 아는 크레이치의 특징들을 동료들에게 잘 전달해서 꼭 이길 수 있는 경기를 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체코의 뒷공간 약점을 공략할 자신의 몸 상태는 완벽하다. 황희찬은 "지금은 아픈 곳이 전혀 없다. 몸 상태는 100%다"라며 "개인적으로 컨디션이 아주 좋다. 나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더불어 "매일 미팅을 진행하며 체코의 전력을 면밀히 분석하고 있다. 월드컵은 결과로 증명해야 하는 무대고, 특히 첫 경기가 가장 중요하다. 지난 카타르 때도 그랬듯이, 첫 경기에서 좋은 경기력과 결과를 동시에 만들어 내겠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 제기될 수 있는 이적설이나 개인적 욕심에 선을 그으며 오직 대표팀을 위한 헌신만을 약속했다. 황희찬은 "이적하기 위해 대표팀에서 잘해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대표팀에 올 때는 항상 개인적인 욕심이나 저 자신을 내려놓고 뛰었다. 팀을 위해 헌신할 때마다 늘 결과가 좋았고, 지금껏 그렇게 잘해왔다. 이번에도 팀에 많은 도움이 되고 싶다는 생각뿐이다. 나뿐만 아니라 대표팀의 모든 선수들고 똑같은 마음으로 간절하게 준비하고 있다. 조별리그 세 경기를 잘 치르는 것에만 모든 초점을 맞추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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