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최고 반전이다. 대회 최약체로 평가받던 카보베르데가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월드컵 여정을 마쳤다.
영국 매체 'BBC'는 4일(한국시간) "작별 인사를 고한 카보베르데는 월드컵이 결코 잊지 못할 언더독"이라며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 엘링 홀란(노르웨이), 해리 케인(잉글랜드)은 잊어라. 월드컵에 데뷔한 나라가 주목의 중심이 됐다"고 집중 조명했다.
그야말로 언더독의 반란이다. 카보베르데는 국제축구연맹(FIFA) 67위로 그다지 주목받지 못하는 팀이었다. 하지만 조별리그에서 스페인을 상대로 0-0 무승부를 거두며 사상 첫 승점을 획득하더니 우루과이를 상대로 첫 골을 터뜨리는 등 3무를 기록하며 극적으로 토너먼트에 진출했다.

디펜딩 챔피언 아르헨티나와 32강전에서는 잠재력이 폭발했다. 아르헨티나의 메시에게 선제골을 내준 뒤 1-1 동점을 만들며 경기를 연장전으로 끌고 갔다. 연장전에서 다시 추가골을 허용했지만, 시드니 로페스 카브랄의 환상적인 슈팅으로 다시 2-2 균형을 맞췄다. 다만 카보베르데는 크리스티안 로메로의 헤더가 디네이 보르헤스의 몸에 맞는 불운한 굴절 자책골로 연결되면서 결국 2-3으로 아쉬운 패배를 당했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카보베르데 선수들은 피치 위에 주저앉아 눈물을 흘렸다.
전 스코틀랜드 국가대표 제임스 맥파든은 'BBC'를 통해 "카보베르데는 패했지만 이겼다"며 "그들은 용기, 연대감, 결속력 그리고 자신들이 누구이고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보여줬다. 이번 대회의 이야기는 카보베르데다"고 극찬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레전드 개리 네빌도 "언더독이 보여준 역대 최고의 경기 중 하나"라며 "선수들이 집으로 돌아가야 해서 울고 있다. 가고 싶어 하지 않는다. 일부 선수들에게는 다시 오지 않을 마법 같으면서도 가슴 아픈 순간이다"고 말했다.
부비스타 카보베르데 감독은 경기 후 "우리는 작은 나라지만 세계 최고의 팀들을 상대로 경기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 자랑스럽다"며 "세계 챔피언을 상대로 두 번이나 동점을 만든 것은 믿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감격했다.

카보베르데의 4경기에 모두 출전한 로베르토 로페스(샴록)는 'BBC'를 통해 "이번 월드컵에서 얻은 가장 좋은 결과 중 하나는 이제 아무도 지도에서 카보베르데가 어디 있는지 묻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것 자체가 역사다. 우리는 작은 나라이지만 큰 심장을 가졌고, 믿으면 이룰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전했다.
특히 소속팀이 없는 베테랑 골키퍼 보지냐의 활약이 돋보였다. 스페인전에서 7개의 선방을 기록한 뒤 눈물을 흘리며 국기를 높이 들어 올려 전 세계적인 영웅으로 떠올랐던 그는 아르헨티나전에서도 8개의 선방을 더해 이번 대회에서 총 18개의 선방을 기록했다.
네빌은 보지냐에 대해 "모든 플레이가 차분하고 침착했다. 대체 어디에 있다가 이제 나타난 것인가. 조만간 좋은 구단을 찾을 것"이라고 확신했고, 아스널 레전드 이안 라이트 역시 "영웅의 에너지가 느껴지는 선수"라며 찬사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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