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려 9년이라는 오랜 기다림 끝에 마주한 꿈의 무대, 그러나 그 기쁨을 온전히 느끼기도 전에 상상조차 하기 힘든 가혹한 비극이 찾아왔다. 베네수엘라 국적의 LA 다저스 포수 엘리에저 알폰소(27)가 메이저리그(ML) 데뷔전을 불과 몇 시간 앞두고 고국 베네수엘라를 강타한 지진으로 가족을 모두 잃는 비보를 접했다.
뉴욕 포스트 등 미국 복수의 매체들은 6일(한국시간) "알폰소가 이날 빅리그 데뷔전을 치르기 직전, 최근 베네수엘라에서 발생한 강진으로 인해 그의 가족들이 미처 대피하지 못하고 전원 사망했다는 청천벽력 같은 비보를 접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지난 2017년부터 마이너리그에서만 무려 9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눈물 젖은 빵을 먹으며 빅리그 콜업만을 바라봤던 알폰소였기에 데뷔 당일 찾아온 이 잔인한 비극은 야구계 안팎에 더 큰 충격과 안타까움을 안기고 있다.
현지 보도를 종합하면, 야구선수 출신 아버지 엘리에저 알폰소 시니어를 제외한 그의 가족들은 지난 6월 25일 베네수엘라를 강타한 규모 7.0 이상의 강진으로 인해 실종됐다. 이후 지진 수습 과정에서 알폰소의 어머니와 여동생이 발견된 것이다.
가족의 사망 소식을 접한 직후 알폰소는 거대한 슬픔과 충격에 빠졌으나, 끝내 슬픔을 누르고 경기장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최근 인터뷰에서 "솔직히 말하자면, 지난 주간은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든 기간이었다"며 참담한 심경을 전하기도 했다.
6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홈 경기에 9번 타자 겸 선발 포수로 나선 알폰소는 2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3회 첫 타석에서 유격수 땅볼로 아웃됐고, 6회말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1-5로 뒤진 7회말 1사 1, 2루 득점권 상황에서 대타 토미 에드먼과 교체되며 경기에서 빠졌다.
충격적인 비보에 다저스 구단과 코칭스태프도 침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경기 전 인터뷰에서 울컥하는 감정을 억누르며 간신히 입을 뗐다.
경기 종료 후 로버츠 감독은 "그와 그의 가족에게 내 마음을 전한다는 말 외에는 정말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더 깊게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 감정이 복받쳐 오르기 때문이다. 정말 힘들고, 너무나도 힘든 상황이라는 것만 안다"고 밝혔다.
인생에서 가장 행복해야 할 데뷔의 날, 가장 잔혹한 슬픔을 마주하게 된 알폰소의 소식에 다저스 동료들은 물론 메이저리그 전체가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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