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망이가 맞지 않자 온몸을 던졌다. 7월 들어 극심한 타격 슬럼프에 빠진 '바람의 손자' 이정후(28·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경기 종료 직전 터진 '슈퍼 캐치'로 팀을 구해냈다. 타석에서의 침묵을 완벽히 지워낸 호수비이자, 메이저리그(MLB) 전반기 '3할 타자' 타이틀을 스스로 빛낸 극적인 피날레였다.
이정후는 13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 위치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2026 메이저리그(MLB) 정규 시즌 전반기 마지막 홈 경기에 5번 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 출전했지만, 4타수 무안타 1삼진을 기록했다.
최근의 타격 침묵은 이어졌다. 7월 들어 안타 생산이 눈에 띄게 줄어버린 이정후는 전반기 마지막 2경기에서 안타를 추가하지 못하고 말았다. 현지 시간 기준 7월 타율을 0.200(40타수 8안타)에 그쳤다.
이날도 1회말 2사 1, 2루의 선제 찬스에서 투수 땅볼로 돌아선 이정후는 4회 유격수 땅볼, 6회 삼진으로 무기력하게 물러났다. 8회말 무사 1루에서도 우익수 플라이에 그쳤다. 시즌 타율은 종전 0.306에서 0.302로 하락했다. 7월초를 타율 0.319에서 시작했지만 1푼 이상이 떨어진 것이다. 비록 슬럼프 여파로 타율은 깎였지만, 전 세계 뛰어난 야구선수들이 모인 메이저리그에서 단 10명뿐인 '전반기 3할 타자' 반열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며 전반기를 마쳤다. 메이저리그 규정 타석을 채운 타자 가운데 타율 7위를 마크했다.
이날 이정후의 진짜 드라마는 팀이 3-1로 앞선 2사 2루 9회초 종료 직전에 나왔다. 이정후는 콜로라도의 마지막 반격을 안타성 타구를 잠재우는 환상적인 슬라이딩 캐치로 경기의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직접 만들어냈다. 안타를 직감했던 콜로라도 선수들과 오라클 파크의 관중석이 동시에 들끓었다. 마운드에 있던 샌프란시스코 투수 에릭 밀러 역시 안도했다.
방망이의 아쉬움을 수비로 완벽하게 속죄한 순간이었다. 이정후의 끝내기 호수비에 힘입은 샌프란시스코는 짜릿한 2연승을 달성,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4위(41승 55패)로 전반기 일정을 모두 마감했다. 최하위 콜로라도와 승차도 3경기 차이로 벌어졌다. 타격 슬럼프의 중압감을 짜릿한 수비로 털어낸 이정후 역시 가벼운 발걸음으로 올스타전 휴식기에 돌입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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