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에서 한국을 꺾고 남아프리카공화국 축구의 새 역사를 쓴 휴고 브로스(74) 감독이 눈물 속에 은퇴를 선언했다.
남아공 매체 IOL은 1일(한국시간) "브로스 감독이 남아공축구협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대표팀 감독직 사임을 공식 발표했다"며 "이로써 브로스 감독과 남아공 대표팀의 동행도 막을 내렸다"고 전했다.
벨기에 출신인 브로스 감독은 1952년생 베테랑 지도자다. 클럽 브뤼헤와 안더레흐트 등 벨기에를 대표하는 구단들을 지휘했고, 그리스와 튀르키예, 알제리 리그에서도 감독 경력을 쌓았다.
국가대표팀 사령탑을 맡은 것은 2016년 카메룬 대표팀이 처음이었다. 아프리카의 강호 카메룬을 이끌었지만 장기간 지휘봉을 잡지는 못했다. 1년 뒤 작별했다.
그러나 브로스 감독은 2021년 남아공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한 뒤 지도자 인생의 새로운 전성기를 열었다. 특히 북중미 월드컵에서 남아공 축구 역사상 처음으로 조별리그 통과를 이끌며 명예회복에 성공했다.
남아공은 홍명보 감독이 이끌었던 한국을 비롯해 공동 개최국 멕시코, 체코와 A조에 편성됐다. 대회 전 최약체로 평가받았지만 1승1무1패, 승점 4를 기록하며 조 2위로 32강에 진출했다. 특히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한국을 1-0으로 꺾는 이변을 일으키며 사상 첫 토너먼트 진출을 확정했다.
남아공은 북중미 대회를 포함해 총 네 차례 월드컵 본선에 올랐다. 앞선 세 차례 대회였던 1998년 프랑스, 2002년 한일,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모두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특히 2010년 자국 대회에서는 월드컵 역사상 처음으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개최국이라는 불명예까지 떠안았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는 브로스 감독의 지휘 아래 오랜 한을 풀고 새로운 역사를 썼다.
남아공은 32강에서 또 다른 공동 개최국 캐나다에 0-1로 아쉽게 패해 탈락했지만, 대표팀을 대회 사상 최고 성적으로 이끈 브로스 감독의 지도력은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북중미 월드컵은 브로스 감독의 마지막 무대가 됐다. 그는 남아공의 사상 첫 32강 진출을 끝으로 축구계를 떠나기로 결심했다.
IOL에 따르면 브로스 감독은 기자회견 도중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매체는 "40년 넘게 이어진 브로스 감독의 지도자 경력도 막을 내리게 됐다"며 "그는 취재진 앞에서 눈물을 참으며 자신의 결정을 발표했다. 수개월간 이어졌던 거취 관련 추측에도 마침표를 찍었다"고 설명했다.

브로스 감독이 은퇴를 결심한 결정적인 이유는 가족이었다.
그는 "오랫동안 가족과 떨어져 지냈고, 남아공에서 외로운 순간들을 보냈다"며 "결국 이러한 점들이 이번 어려운 결정을 내리게 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1986년 벨기에 대표팀 선수로 월드컵에 출전한 지 40년 만에 감독으로 다시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았다"며 "모든 것이 완전한 원을 그리며 마무리됐다고 느꼈다. 그렇기 때문에 남아공 대표팀과 계약을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IOL은 브로스 감독이 남아공 축구에 남긴 업적도 높이 평가했다. 매체는 "2021년 지휘봉을 잡은 브로스 감독은 남아공 대표팀에 다시 자신감을 불어넣었다"며 "두 대회 연속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본선 진출을 이끌었고, 남아공의 16년 만의 월드컵 본선 복귀까지 달성했다"고 칭찬했다.
이어 "브로스 감독은 성적뿐 아니라 젊은 선수들을 중심으로 대표팀을 재건하고, 수년간 사라졌던 승리의 정신을 되살린 인물로 기억될 것"이라며 "신예들을 과감하게 기용해 다음 월드컵 주기까지 남아공 대표팀을 이끌 핵심 선수층도 구축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남아공을 다시 월드컵 무대로 이끌겠다는 목표를 이룬 브로스 감독은 5년 전 처음 부임했을 때보다 훨씬 건강하고 경쟁력 있는 대표팀을 남겨놓고 떠나게 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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