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구하면서 이런 경우는 처음이네요."
대부분의 상황에서 타자가 당하는 삼진은 팀에 아쉬움을 남기는 기록이다. 하지만 12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경기에서는 달랐다. 헛스윙 삼진 직후 나온 전력질주 한 번이 팀을 승리로 이끄는 반전을 만들었다.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포수' 키움 히어로즈 김건희(22)의 절실함이 공교롭게 승리로 이어졌다.
키움은 1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6 신한 SOLKBO리그' LG 트윈스와의 홈경기에서 8회말에만 대거 3점을 뽑아내는 집중력을 발휘해 4-3 짜릿한 1점 차 역전승을 거뒀다.
8회초까지만 해도 경기의 향방은 LG 쪽으로 기우는 듯했다. 1-1로 팽팽히 맞선 8회초 무사 1루, LG 문정빈이 리드를 가져오는 투런 홈런을 터뜨렸다.
하지만 키움은 포기하지 않았다. 1-3에서 8회말 김웅빈과 데이비슨의 적시타로 3-3 균형을 맞췄다. 추재현의 만루 병살타로 인해 2사 2,3루 기회로 이어졌다. 여기서 김건희가 들어섰다. LG 투수 우강훈을 상대한 김건희는 초구 몸쪽 높은 직구에 파울, 2구 바깥쪽 커브에 헛스윙을 하며 2스트라이크의 불리한 카운트에 몰렸다. 이어 3구째 떨어지는 변화구에 방망이가 돌았고, 공은 포수 박동원의 글러브를 맞고 뒤로 흘렀다. 공식 기록은 스트라이크 낫아웃.
하지만 여기서 해당 상황을 파악한 김건희는 망설임 없이 1루를 향해 질주했다. 그사이 3루 주자 맷 데이비슨이 홈을 밟았고, 김건희 역시 박동원의 송구보다 빠르게 1루를 통과했다. 포수 폭투로 홈으로 향하던 주자 데이비슨과 타자 주자 김건희가 모두 살면서 스코어는 4-3으로 뒤집혔다. LG 벤치가 비디오 판독까지 신청했지만 원심은 번복되지 않았다.
이후 키움은 9회 등판한 마무리 원종현이 실점하지 않으며 경기를 잡아냈다.
경기 후 만난 김건희는 8회 낫아웃 상황을 떠올리며 미소를 지었다. 그는 "진짜 치고 싶었다. 사실 초구 파울을 치고 '큰일 났다' 싶었고, 2구도 헛스윙을 해서 마음을 비웠다. '진짜 하나만, 하나만' 하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3구째 또 헛스윙을 했다. '아' 하고 아쉬워하던 차에 공이 뒤로 빠진 것을 보고 무조건 전력으로 뛰었다"고 설명했다.
공수 교대 후 더그아웃으로 돌아왔을 때 동료들의 반응도 유쾌했다. 김건희는 "그냥 다 웃으시더라. '일부러 스윙한 거냐'고 농담도 하셨다"며 "삼진을 당했는데도, 점수가 났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참 묘하다. 야구하면서 이런 경우는 처음이다. 앞으로 또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니 항상 매 순간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웃었다.
이날 김건희는 5회 두 번째 타석에서도 좌익수 방면 큼직한 2루타를 때려내는 등 공수에서 제 몫을 다했다. 그는 "매일 경기마다 하루에 안타 하나씩은 치자는 생각으로 타석에 들어서는데, 오늘 최소한의 역할은 한 것 같아 다행"이라며 "일단 팀이 이기는 것이 우선이다. 선배님들도 모두 같은 마음으로 경기에 임하고 있기에 이런 운도 따라주는 것 같다. 내일 경기도 기본에 집중하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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